우리지역 중소기업을 찾아서
우리지역 중소기업을 찾아서
  • 이혜선
  • 승인 2012.11.05 09:53
  • 호수 48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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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대표 브랜드 ‘광양 쌀 생막걸리’

<창립 1주년 맞이한 광양주조공사>

잘 익은 막걸리 처럼 희망이 익어가는 곳

서민들의 애환과 삶이 녹아 있는 막걸리는 그 역사가 천 년이 넘는다.

우리 광양에도 여러 막걸리 브랜드가 있지만 가장 후발 주자로 막걸리 세계에 뛰어든 광양주조공사(대표 김종현)의 행보가 범상치 않다.

광양의 전통 막걸리의 맛을 구현하고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광양주조공사는 지난 해 12월에 광양 쌀 생막걸리를 출시했으며 올해 6월에는 광양 쌀 동동주를 출시했다. 또 지난달에는 2012 광양 햅쌀 막걸리를 출시해  제품의 폭을 늘려가고 있다.

광양 생 쌀막걸리를 생산하고 있는 광양읍 칠성리 공장에 들어서면 술 익는 향기가 먼저 손님을 반긴다. 주조장입구에 들어서면 주재료가 되는 수북하게 쌓인 쌀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특히,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간 광양 햅쌀 막걸리의 주재료가 되는 선샤인 광양 좋은 쌀이 눈에 띄었다. 김종현 대표는 “현재 100% 국내산 쌀로 막걸리를 빚고 있지만 광양 햅쌀 막걸리로 브랜드 가치를 더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양주조공사에는 8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모두 광양의 전통 막걸리를 생산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대단했다.

맨땅에 헤딩하듯 광양의 전통 막걸리를 살리겠다는 포부를 안고 김 대표와 함께 뛰어든 박양식 상무는 “처음에 외지 막걸리가 선점한 시장을 타개하는데 어려움을 많이 느꼈지만 광양 브랜드에 대한 지역민들의 사랑으로 빠른 속도로 상황이 좋아졌다”며 지난 1년을 회상했다. 박 상무는 “술 빚는 통에서 나오는 은은한 사과향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며 “광양 막걸리를 생산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주일로 동광양 영업소장과 이종선 광양읍 영업과장은 광양 구석구석을 누비며 광양 막걸리를 홍보ㆍ판매하고 있다. 이종선 과장은 “우리 막걸리가 진열되어 있는 가게들이 늘어가는 것이 가장 큰 희열”이라며 “광양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광양 막걸리의 매력에 빠져들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윗줄 좌측부터)이종선 영업과장, 박양식 상무, 주일로 영업소장, 김종현 대표 (아랫줄 좌측부터) 왕엔주앤, 로쉘, 전따국, 김아현.

생산 직원 모두는 이주 여성

광양막걸리의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직원들은 김아현(멀시 씨 알폰), 로쉘, 왕엔주앤, 전띠국 씨 등 4명. 특이한 것은 모두 이주 여성이라는 것이다.

특히, 생산과장을 맡고 있는 김아현 씨는 김종현 대표가 벌교에서 막걸리를 만들 때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다. 필리핀 출신으로 한국에 온지 5년 된 김아현 과장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있다는 것은 정말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들의 가장 큰 장점은 성실함”이라며 “우리나라 사람들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큰 불편함이 없이 일하고 있다”며 “낯선 한국 땅에서 자리를 잡고 살아가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닌데 이렇게 일자리를 나눔으로써 그들이 자기 삶을 지켜갈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일이냐”고 되물었다.

왕엔주앤 씨는 8개월 된 아기가 있다. 아침 8시 반에 출근해 근무를 하고 10시가 되면 집으로가 아기 수유 시간을 가진다.

회사의 배려로 수유시간을 지킬 수 있게 된 것이다. 김 대표는 “여성들은 특히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것이 어려운데 그런 점을 배려해주고 싶다”고 마음을 내비췄다.

그는 “함께 일하고 있는 우리 사원들을 내국인과 차별 없이 능력만큼 대우해 다른 분야에서도 이주 여성들이 인정받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주 여성들이 능력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식당이나 서비스 업종에 한정돼 있는 것이 아쉽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 사원들에게 항상 이야기 하는 것이 당신들의 모습을 보고 또 다른 사업주들이 이주 여성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뀐다는 것”이라며 “모범이 되는 사원으로 일해달라고 항상 부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더 많은 이주 여성들이 일할 수 있도록 기회를 늘려갈 계획이다.

창립 1주년, 이제 첫걸음

오는 11일은 광양주조공사가 창립 1주년을 맞는 날이다.

창립 1주년을 맞은 소감을 묻자 김 대표는 “처음에 이곳에서 둥지를 틀 때 생산 설비들도 부족하고 그래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었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김 대표는 광양주조공사를 전남 동부유권에서 최고의 막걸리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그는 포천 이동막걸리처럼 광양 쌀 막걸리도 광양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지역마다 그들만의 전통 막걸리가 있는데 광양에도 그런 막걸리가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며 광양의 전통 술을 연구하고 전수할 수 있는 술 기술연구소도 설립할 계획도 내비췄다.

그는 “지금은 사람들이 무조건 그 지역에서 생산된다고 사먹지는 않는다”면서 “품질경쟁과 위생경쟁 밖에 답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려면 더 철저한 연구와 제대로된 시설을 갖춰 더 맛있는 제품을 생산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그는 기업에 대한 포부도 밝혔다.

지금은 직원 8명과 함께 일하고 있지만 차차 생산 규모를 늘리고 직원도 더 많이 채용하고 싶다는 것. 김 대표는 “복리후생이 제대로 갖춰진 회사다운 회사를 만들고 싶다”며 “광양에서 정말 일하고 싶어지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