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 수
향 수
  • 귀여운짱구
  • 승인 2007.09.13 09:42
  • 호수 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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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나라 내 고향
날이 새며 새가 울고
해가 지면 하늘에 별들 총총 어깨동무 수를 놓고 속삭이며
갈 곳 없는 뜬 구름
하늘가에 돗자리 펴고 쉬어가며
마주보고 이야기하고
산과  들에 오색 오감의 색동저고리 푸른 치마를 입고
대대손손 정겨움 순수함이 넘쳐 흘러
옆집 광주리, 앞집 광주리
정을 담아 나누고 살아가며
白雲山  물 샘이 흐르고 흘러
동천 西川 분수령 이루어
휘어감은 東뜰 西뜰 삶의 터전을 일구어
오곡이 풍성하고
백운의 정기가 구비 구비 넘쳐흘러
광양만을 안고 품어 파도치니
그 이름 빛나는 고장 光陽이라
어사 朴文秀 “조선지, 전라지, 광양지” 살기 좋은 곳으로 묵어갔던 곳
조용한 아침의 고장
西山寺(서산사) 종소리에 잠을 깬 새들은
새벽을 열고
잠을 깬 촌부들 연장을 다스려
문전옥답 가꾸는 손길
서산에 낙조가 물들면
창공을 날으던 기러기 떼 제집을 찾으니
촌부의 발걸음 빨라지고
새들도 제집을 찾아들어
밤의 종소리 은은 이 울러 퍼져
고요히 잠드는 고장
동장군이 물러가면 이른 봄
살얼음 깨고 개구리 하품을 하며
산과들에 새싹들이
시냇가 버들강아지 봄바람에 춤을 추고
빨래하는 아낙네들 수다 손놀림 바쁘며
동 서천에는 물고기 은어 떼 뛰고 날 으며
강과바다에 어부노래 드높고 끓이지 않고
봄이 짙어지며
만삭의 녹음방초 그늘을 드리우고
넘실거리는 보리밭 언덕에 서서
달음질치는 구름 잡고파 두손들고
어린 꿈 날리며 야호를 쳤지!
논에는 뜸북이 휘바람소리
밭에는 종달새 노래 부르며 여름 살갗은 익어가고
삼복더위에 오곡백과 여물어가니
촌부의 草家에도 망중한 잠들어 가고
들녘을 나는   고추잠자리 가을을 알리고
코스모스 피어가는 들길을 따라
황금들판에 서서 땀을 식히고 마음을 채웠지!
앞산에 뒷산에는 펼쳐진 그려진 수채화 산수화
물들어 영글어 물들면 탄성과 메아리 가을이 깊어지고
뒤뜰에 감나무 홍시가 익어가며
한잎 두잎 떨어지는 낙엽이 찬바람을 맞고 겨울을 알리고
사방은 적막에 둘러싸여
사랑방손님 이야기꽃을 피우고
저녁이며 호롱불 밝히고 정담으로 지새우던 기나긴 밤
그때 그시절
눈이 내리는 밤 사방은 죽은 듯이 침묵에 쌓이고
천사의 탈을쓴 눈 부리
아침 햇살에 눈부시게 황홀했던 곳
백운산 허리에도 눈옷으로 갈아입고
양귀비 교태 눈 흘기는 붉은 동백산 눈물 머금은 산록에는
선남선녀의 사랑의 요람지로
시인 묵객 발걸음을 멈추게 머물던 풍류 동산
이태백, 두보, 소동파도 그리워 동경하던 곳
잊으리요  또 잊으리요 잊을 수 없는 꿈에 본 어릴 때 내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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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 1935년생(광양읍 칠성리 482번지)
·앞선 문학 신인 등단(정년퇴직 동시)
·강남 문인협회 회원
·시집 “빈들레마음”
·강남문학, 순수문학, 건설교통저널, 강남포스트신문에 낙엽,
  봉선화 연정, 총시, 바다 등 다수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