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을 다시 되찾아야 한다
교권을 다시 되찾아야 한다
  • 태인
  • 승인 2007.10.18 08:50
  • 호수 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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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12월 25일자로 교육부에서 발행한 ‘교육소식 41’호에 다음과 같은 글이 실려 있다. 제목은 ‘교권을 되찾아야’이다.
찰스 2세가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 부속고등학교를 방문했다. 그곳은 명문 귀족의 자제들만이 다니는 명문 학교였다. 교장은 모자를 벗고 머리가 땅에 닿을 만큼 큰절을 하면서 국왕을 맞았다. 국왕은 공식의례에 따라 교장 앞에 서서 학교 안에 들어가려 했다. 그러나 교장은 국왕의 앞을 가로막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제가 모자를 쓴 채로 감히 폐하의 앞장에 서는 실례를 용서해 주십시오. 학교 안에서는   교장인 저보다 높은 사람이 없다는 생각을 학생들이 갖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말을 듣자 왕은 선선히 모자를 쓴 교장의 뒤를 따라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국왕은 국왕으로서의 권위를 가지고 있어야 나라를 제대로 다스릴 수 있다. 마찬가지로 교장은 학교 안에서, 그리고 교사는 교실 안에서 최고의 권위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 이렇게 확신하고 있는 교장의 권위에 국왕이 눌린 것이다.

여기까지가 표지글의 일부분이다. 그렇다. 교장은 학교 안에서 권위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교사는 교실 안에서 최고의 권위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고 교육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장, 교감, 교사가 권위를 누릴 수 있으려면 각자가 교육자로서의 전문성, 경영능력, 탁월한 자질,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 교육에 대한 열정, 원만한 품성 등을 고루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는 불문가지(不問可知)이다. 권위는 스스로에게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 교육자는 부단한 연찬과 인격도야에 힘써야 한다.

교권 확립에는 교원 스스로의 자성과 노력이 있어야 하지만 교육 환경과도 관련이 있다. 얼마 전에 우리학교 교장실에 갑자기 초등학교 학부모 두 분이 침입(?)한 적이 있다. 그 사람들은 음주 상태로 하교 중인 우리 학생들 앞에서 난동을 부리고는 다시 교장실에 와서 교장실 탁자를 탕탕 내려치고 고함과 함께 삿대질을 하면서 시원하게 분통을 터트리고 갔다. 아마도 자기 자식을 우리학교 학생이 나쁘게 만들었다고 생각하고서는 학교에 가서 따끔한 맛을 좀 보여 주어야겠다고 작심을 하고 온 것 같았다.
 매스컴에 의하면 우리학교와 같은 이런 사례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다른 학교에서도 학생이 교사에게 욕설을 하며 반항하거나 교사를 폭행하는 사건, 학부모가 폭언을 하고 폭행을 가하는 일들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사건들에 대해 정해진 벌칙이나 규정이 교육적 목적을 달성하는 데 미흡할 뿐만 아니라, 이런 문제를 보는 우리 사회의 인식이 너무 무관심하거나 관대하다는데 있다. 만일 학생이 교사에게 욕설을 하거나 반항한다 해도 학교의 처벌 규정은 기껏해야 학교 내 봉사, 사회 봉사, 권고 전학이 고작이다. 그러니까 행동수정이 되지를 않고 버릇없는 아이들이 말을 안 들어도 별다른 방법이 없다. 교육 당사자들도 사건을 확대하면 시끄러우니까 그냥 적당히 넘어가 버리고 만다. 이런 현실 속에서는 교권이고 뭐고 다 부질없는 이야기다. 이것이 교육 현장의 모습들이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일단 교원의 권위는 스스로 확립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러한 조건과 환경에서 교원의 권위를 기대하기는 무척 어려운 일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는  교원의 사기도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교육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당부하고자 한다. 앞으로 우리 교육을 다시 살리려면 교육 목적상 필요한 경우 어느 정도 체벌을 허용해야 한다. 교육의 책무성만 요구하지 말고 체벌할 수 있는 권한도 주어야 한다. 체벌 없는 교육은 이상이지 현실은 아니다. 우리 광양에서만이라도 학부모, 시민단체가 체벌 허용에 관한 동의가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학교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선생님들에게 맡기고 학부모가 간섭을 안 해야 한다. 제발 선생님들 사기 죽이는 일들이 학교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 또 있다. 위정자, 학부모, 시민 모두가 진심으로 교원을 우대해야만 한다. 특히 교원 모두가 권위를 다시 찾을 수 있도록 학부모가 교원을 믿고 존경하는 풍토를 조성해 주어야 한다.
요컨대 위정자나 교육과 관련이 있는 사람 모두가 교원에게 ‘권위의 옷’을 입혀 주어야 한다. 그래야 교육이 산다. 이것이 교육문제 해결의 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