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민과 농촌간의 교류, 새로운 농촌관광 전략 절실
도시민과 농촌간의 교류, 새로운 농촌관광 전략 절실
  • 지정운
  • 승인 2012.12.31 09:50
  • 호수 4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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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하는 농촌이 살아남는다”

글 싣는 순서
1. 전통문화 체험으로 도시민의 시선을 사로잡은 부여 기와마을
2. 소셜커머스로 체험객 유치, 마을기업으로 성장한 논산 포전마을
3. 가족 농장체험 프로그램으로 성공한 독일 라우터바흐 마을
4. 독일농촌 관광마케팅의 롤모델 ‘쯔바이텔러란트’
5. 농촌관광 마케팅 기법 ‘쯔바이텔러란트 카드’
6. 복합산업화를 통한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 벨기에 딸기마을 웨피옹
7. 프랑스 릴 지역농업생산자 협회의 그린투어리즘(Goutez notre nature)
8. 에필로그 도시민과 농촌간의 교류, 새로운 농촌관광전략이 절실하다(끝)

농촌체험 관광의 성공에는 구심점이 되는 단체와 특화된 브랜드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벨기에 웨피옹 마을은 딸기 하나로 세계적 브랜드를 만든 경우에 속한다. 사진은 웨피옹 딸기 박물관에 전시된 딸기 가공 제품들.


거울 삼아야 할 농촌체험마을의 실패 사례

광양신문은 도농교류 공동취재 1편과 2편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체험객을 불러 모으고 있는 부여 기와마을과 논산 포전마을을 국내 농촌체험마을의 성공사례로 소개한 바 있다.

기와마을은 귀농한 젊은 일꾼을 중심으로 참여농가들이 출자금 제도를 도입하고 배당을 실시해 주민참여를 확대시켰으며, 주변의 관광지와 연계해 농촌체험관광을 활성화 시키며 도농교류의 틀을 만들어간 사례다.

논산 포전마을은 코레일이나 소셜커머스와 연계해 체험 인프라를 구축하고 딸기잼 가공시설을 만들어 마을기업으로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논산시에는 포전마을과 비슷한 녹색농촌체험마을이 9개가 더 있고, 그 중에는 막대한 예산만 날린 실패사례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논산시는 2005년 양촌면 인천리에 농가식당과 마을조경 등 2억 원을 보조해 최초의 녹색체험마을인 ‘도정마을’을 만들었다. 광석면 사월리는 이듬해 ‘딸기마을’로 2억 원을 지원받아 홍보교육관과 체험장을 지었다.

논산시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해마다 2개 마을을 선정해 보조금을 쏟아부었지만 딸기, 배, 사과, 포도 등 과수농가가 대부분인 마을에서는 수확체험 이외에 프로그램 다양화에 실패했고, 도시 방문객들의 발길을 끌어오지 못했다.

인근 금산군도 마찬가지다. 12개의 농촌체험마을에 지원된 보조금만 25억 7800만 원이지만 천편일률적인 체험관과 체험장은 흥미를 끌기에 부족했고 그나마 홍보도 미미했다.

마을 홈페이지나 군청 홈페이지에도 제대로 된 정보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이들 마을의 공통점은 체험마을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을 참여농가가 나눠 갖는 형태지만 저조한 수익률에 그나마 펜션이나 체험장 유지비용으로 충당하고 나면 이익금은 거의 없는 것이다. 아이디어와 추진력, 민관협력의 부족을 그 이유로 보고 있다.

이같은 까닭에 논산시는 신규 녹색농촌체험마을을 지정하는 대신 운영활성화에 역량을 결집한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올해 3월에는 논산체험마을협의회를 구성하고 자체 협의 네트워크 구축에 나섰다.
이들은 농촌관광협회 106개 농가와도 협약을 체결했다. 각 체험마을의 고충을 토의하고 마을 간 협조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꼭 필요한 기구로, 지역 축제에 공동으로 부스를 운영, 특산물판매와 마을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광양의 농촌체험마을 성공 사례와 시사점

도농복합도시인 광양 지역에서 진행되는 농촌 마을 관련 사업은 행안부가 주관하는 정보화 마을이 있으며, 봉강과 옥룡, 진상, 다압, 진월, 옥곡 등 면지역의 경우는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녹색농촌체험마을은 광양시 경우 5개 마을이 운영되고 있다. 봉강 형제의병장 마을과 옥룡 도선국사 마을, 다압 섬진매화 마을과 고사 마을, 진상 신황 마을이 그 곳으로, 형제의병장 마을은 2010년 조성됐으며 도선국사 마을은 2011년, 섬진매화마을과 고사마을, 신황 마을은 올해 조성된 곳이다.

다행인 점은 자립 기반의 토대를 마련해 나가는 마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광양시 농업기술센터 강병길 농정팀장은 “농촌체험관광이 새로운 수익원이며 도농교류를 통해 농촌의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광양지역의 경우 봉강 신촌마을과 양산 도선국사 마을 등의 성공사례를 통해 농촌체험마을 활성화의 길을 살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봉강 형제의병장 마을의 경우 전체 67가구 중 32가구가 녹색농촌마을 사업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결과물을 내놓고 있는데 귀농 귀촌자도 7가구 25명에 달한다.

이 마을의 주요 사업은 농수산식품 분야와 유통ㆍ가공 분야로 나뉜다. 초봄 고로쇠 수액을 시작으로 매실과 복분자, 배와 밤, 감을 시기에 맞춰 생산한다.

김치와 복분자, 배즙의 유통 가공산업도 점차 외지인들의 호평을 받으며 수익을 늘려가고 있다.
마을 관련 사업의 성과를 수치화 하면 온라인 매출의 경우 지난해 6305만 원으로 집계됐으며, 오프라인은 1억 51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체험프로그램 매출 2000만 원도 덤으로 얻었다.

올해의 경우 11월 말 현재 이 마을 방문객 수가 모두 7203명이며 매출액은 2억 4577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1억 원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정부 지원이란 ‘당근’의 효율적 활용법 고민해야

우리 지역의 형제의병장 마을을 나름의 성공한 농촌체험마을로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우리 나라의 농촌체험마을들이 존속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라는 당근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도 과제다. 이런 점은 독일과 프랑스 등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독일의 라우터바흐와 쯔바이텔러란트, 프랑스 릴 북부의 체험농장을 돌아보면서 공통되는 한 가지는 그것은 정부 지원에 기대지 않는 농가의 자발적인 노력이었다. 농가들이 연대해 협회를 만들고 지역을 찾는 관광객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치열한 연구와 공동노력을 경주하는 것이다.

정부가 직접적인 지원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거대한 조직일 필요는 없다. 다만 필요에 의해 연대하고 농가가부담을 달게 지는 것이다.

정부 지원금이 없으면 움직이지 못하는 덩치만 큰 체험마을은 더 이상 농촌발전에 묘약이 될 수 없다. 농업인의 의식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농촌의 미래도 불투명해진다.

체험 프로그램을 다양화ㆍ차별화하고 농가들이 각자의 소스를 공유해 농촌투어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열정적인 리더와 투명한 운영에 대한 약속이 그 무엇보다 우선하며 이를 효과적으로 홍보 할 수도 있어야 한다.


구심점이 되는 단체와 브랜드의 중요성

충남 부여의 기와마을과 충남 논산의 포전마을은 아무런 단체 없이 도시민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코레일 등을 활용할 공격적인 마케팅이 없었다면 도시민이 찾아오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도농교류는 주고받는 것이다.

농민은 도시민들에게 농촌에 찾아온 보람을 안겨주고, 농민은 도시민이 머물고, 먹고, 체험하는 것이 도시와 농촌의 교류다. 기와마을과 포전마을은 이런 점에 있어서는 주고받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유럽은 철저하게 구심점을 만든다. 독일의 쯔바이텔러란트는 주민들이 관광공사를 운영해 생존을 모색했다.

관광공사에서는 이 지역을 찾는 사람들을 각 가정에 소개 해준다. 관광공사를 통해야 숙박도 가능하다. 숙박시설도 관광공사에서 정한다. 별 1개에서부터 별 4개까지 등급을 정해 숙박료를 받는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경쟁력을 구심점으로 만들면서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독일의 흑림은 자연경관과 농촌체험 등 휴양을 결합했다. 벨기에 웨피옹마을은 1차 농산물과 2차 유통 및 가공식품, 3차 교육문화서비스 등 복합산업화로 지역경제를 꾀하고 있다.

벨기에 웨피옹은 최고의 딸기를 자랑하고 있다. 웨피옹은 인구 7천명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이다. 이 작은 마을은 딸기 하나로 네델란드와 프랑스 등 유럽 전역에 알려졌다.

심지어는 웨피옹마을에서 생산된 딸기를 가짜로 포장해 유통할 정도로 유명해 졌다. 웨피옹은 딸기 하나로 생산도 하고, 딸기로 술부터 쨈까지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유통 한다. 그리고 교육과 문화를 위한 딸기박물관과 딸기체험장 등을 마련했다. 웨피옹 하면 누구나 딸기를 연상시키게 만든 것이다. 최고의 브랜드 하나가 지역의 역사를 만들고, 소득을 올리고, 지역을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다.

지정운 기자/지발위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