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새해 첫 버스를 타며 ‘2013년, 희망을 꿈꾸자’
광양시, 새해 첫 버스를 타며 ‘2013년, 희망을 꿈꾸자’
  • 정아람
  • 승인 2013.01.07 09:30
  • 호수 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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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람 기자
새해 첫 날인 2013년 1월 1일 새벽 6시.

올해 처음으로 버스에 타는 승객을 취재하기 위해 광양농협 맞은편에서 하동까지 가는 34번 버스를 기다렸다.

‘올해 처음으로 버스 타는 시민들은 어떤 꿈을 갖고 있을까’ 

마침 광양읍 5일장이다. 새롭게 단장한 5일장에는 일찍부터 상인들이 장사할 준비를 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너무 이른 시간이고 추운 날씨 때문인지 아직 개장한 곳은 없었다.

고요한 적막만이 흐르고 있는 새해 첫 풍경이다. 

30분 정도를 더 기다리다 드디어 34번 버스에 올랐다. 냉기로 가득한 버스 안. 버스 첫 손님은 바로 내 자신이 되고 말았다.

진상을 지나칠때까지도 손님은 나 혼자였다. 적막한 버스 안. 차가운 공기는 진상을 거쳐도 사라질 줄 모른다. 그렇게 버스기사와 30여 분간을 함께 타고가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공휴일이고 이른 시간인데다가 읍에서 하동 까지 가는 승객이 탈 일이 얼마나 있겠어요? 승객이 많은 날도 있고 적은 날도 있지요. 다 그런 것 아닙니까?” 버스기사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문을 열었다. 

날씨도 추운데 히터를 틀면 운전하는데도 좋으련만 버스기사는 “손님이 타면 히터를 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승객 중에 어르신들이 많은데 이렇게 추우면 버스를 자주 타는 어르신들 걱정이 가장 많이 된다”며 “추운날 다리고 허리고 안쑤시는 곳이 없으실텐데…”라며 날이 어서 풀리기를 기원했다.

올해는 경기가 좀 나아지고 단란한 가정을 꾸렸으면 더 이상 바랄게 없다는 버스기사의 소망.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가장 절실한 시민들을 대표한 소망이었다. 

덜커덩덜커덩 거리는 버스 안 창밖 너머로 계사년이 어둠을 걷어내며 조금씩 밝아온다. 올 상반기는 지난해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좌절은 금지다.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캐내야 하는 게 사람 아니던가.

이제 2월이면 여수와 광양을 10분 거리로 단축시키는 이순신대교가 정식 개통한다.

새로운 정부도 출범한다. 4월에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린다. 취항 1년 만에 중단된 카페리 역시 상반기 안에는 재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여러 가지 힘든 나날을 이겨내 보고자 오늘도 웃는 시민들에게 행복한 2013년이 되기를 첫 버스를 타면서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