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강 저곡마을 뒷산 불법 산림훼손
봉강 저곡마을 뒷산 불법 산림훼손
  • 지정운
  • 승인 2013.01.28 10:27
  • 호수 49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구잡이로 파헤쳐…하절기 산사태 등 우려

대규모로 산림이 훼손된 봉강면 부저리 산1번지의 현재 모습. 광양시는 즉각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양시 봉강면 도솔로 인근 산림이 불법훼손된 채 방치돼 있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불법으로 산림이 훼손된 곳은 광양시 봉강면 부저리 산 1번지 일대로, 봉강면 최산두 선생 묘비에서 옥룡 도선국사 마을로 이어지는 고갯길인 ‘도솔로’의 정상 쯤에 위치한다.

옥룡 쪽에서 보면 서울대 연습림 추산시험장 뒷산이다. 불법훼손된 지역은 도로에서 직선거리로 300m에 불과하지만 현재 농원으로 이용되는 산에 가려 도로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도솔로에서 농원 쪽으로 난 산길 600여 m를 올라가면 좌측으로 산림이 파헤쳐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산길에서 산림훼손 현장으로 진입하기 위해 개설된 3m폭의 임도도 불법이란 것이 광양시의 설명이다.

현장 주변에는 아름드리 소나무 들이 빽빽이 자리를 잡고 있어, 이곳에도 소나무 숲이 있었음을 짐작케했다. 족히 수 천㎡는 되어 보이는 산림훼손 현장을 둘러본 결과, 일부는 건물을 지으려는 듯 편평하게 골라져 있었다.

또 매실나무와 고로쇠 나무 등이 곳곳에 식재돼 있었으며 산 아래에서 가져온 것으로 보이는오래된 돌 절구통 10여개와 옹기, LPG가스통 등도 발견됐다. 더 큰 문제는 현장이 파헤쳐지며 쓰러진 나뭇가지 등이 어지럽게 널려져 있어 우기 집중 호우시 산사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산림 훼손현장 아래에 있는 저곡마을은 도솔로가 개통되면서 매년 침수피해를 보고 있는 지역이다. 주민들은 이 도로가 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의 통로가 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현장을 살펴본 광양시 산림자원과 직원은 “산 1번지 일대 거의 대부분에서 훼손이 발견되고 있다”며 “상단부분 300여 평과 하단부분 2000여 평에서 산림이 불법훼손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나무는 벌채된 것으로 보이고, 산지가 파헤쳐진 것은 그리 오래된 것은 아닌것 같다”며 “이곳에 산지 형질변경을 비롯한 그 어떤 허가신청도 접수된 것이 없는 만큼 불법 산림훼손이 명백해 즉각 검찰에 고발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처럼 대규모의 불법산림훼손에도 불구하고 취재가 시작될 때까지 시 관계부서는 전혀 산림훼손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아쉬움을 더했다. 봉강면에 거주하는 이 모씨(42ㆍ남)는 “도로에 인접한 산지가 이처럼 대규모로 불법훼손 됐는데도 지금까지 관계기관이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없다”며 광양시를 비난했다.

한편 산림훼손 현장 초입의 산 331-1번지는 과수원으로, 94번지 일원은 매실과 복분자 농원이 조성돼 있다. 도로 건너편도 각종 과수가 재배되는 농원으로 조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