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칼럼]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 광양뉴스
  • 승인 2013.02.12 09:21
  • 호수 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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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운 YMCA 사무총장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전국 초·중·고교생648만2,474명을 대상으로 ‘2012년 학생 정서·행동 특성검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검사 결과 무려 16.3%인 105만4,447명이 1차에서 학교에서 상담, 관리 등 지속적 관심이 필요한 '관심군'으로 나타났다고, 이들 중 2차 검사에서 불안, 우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가 심해 집중관리가 필요한 학생도 22만3,989명(4.5%)이나 됐다. 더구나 자살까지 생각하는 심각한 고위험 학생이 9만7,000명(1.5%)이라니 걱정스럽다. 시범, 표본조사가 아닌 전국 모든 학생이 참가(97%)한 전수조사여서 더욱 그렇다. 입시공부 압박과 학교폭력, 빈곤과 가정 붕괴 등으로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이 날로 위협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심각한 줄은 몰랐다.

지난 10년 사이에 청소년 자살률이 2배나 증가해 전체 30% 가까이를 차지하는 것이 결코 우연이나 일시적 현상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얼마 전 끝난 ‘2013학교’라는 드라마는 청소년들과 학부모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으며 학교 현장의 현실과 청소년들의 행동에 대하여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였다. 필자도 학부모로서 관심 있게 시청하였고, 청소년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많은 시청자들이 감동적인 장면이라고 생각한 부분이 선생님이 친구문제, 대학입시 문제, 부모와의 갈등, 성적문제로 힘들어하는 학생들에게 위로하며 들려 주었던 도종환님의 ‘흔들리며 피는 꽃’이라는 시 낭송 장면이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흔들리지 않고, 젖지 않고 피는 꽃은 없듯이 청소년들의 성장도 비와 바람과 뜨거운 태양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분명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관심군으로 나타난 16.3%의 청소년들 또한 온 동네가 함께 키워 가야할  우리의 자식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최근 우리시에서 청소년들에게 불미스러운 일이 몇 가지 발생하였다. 청소년에 대한 투자는 아무리 많아도 지나치지 않다.

결국 그들의 건강이 미래의 건강이며, 그들의 바른 성장이 그 사회의 미래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광양시가 2013년 조직개편을 하면서 ‘교육청소년지원과’를 신설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며, 청소년들의 바른 성장과 광양시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었다고 판단한다.

이번 조직개편이 구성에 머물지 않기를 바라며, 청소년들이 흔들리며 성장해 나갈 때 쓰러지지 않도록 뿌리를 든든히 세우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어느 곳이든 마다하지 않고 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