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 사태가 남긴 것
이천수 사태가 남긴 것
  • 이성훈
  • 승인 2013.02.25 09:52
  • 호수 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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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이런 선수 없어야

 

전남 드래곤즈가 22일자로 이천수에 대한 임의탈퇴를 철회하고 인천 유나이티드로 이적시키기로 결정함에 따라 이천수 파동은 모두 끝났다.

전남은 “09년 항명 및 무단이탈 등 물의를 일으켜 임의 탈퇴 신분이 된 이천수 선수에 대한 임의탈퇴 철회 계획이 없었지만, 한국프로축구연맹을 비롯한 많은 축구관계자들과 축구를 사랑하는 팬분들의 선처를 희망하는 의견을 존중하고 이천수가 그동안 한국축구발전에 기여한 부분을 고려하여 고심 끝에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배경을 밝혔다.

전남은 끝으로 “이천수가 이번 일을 계기로 삼아 좋은 경기력으로 축구팬들에게 보답하고 모든 면에서 동료선수들의 모범이 되는 선수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전남이 임의탈퇴를 결정한 것은 이렇게 다섯줄이 전부다. 하지만 다섯줄 안에는 전남이 그동안 감내해야 했던 부담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무려 2년 가까이 전남은 이천수로 인해 커다란 상처를 입었다. 이천수는 지난 시즌 내내 잊을 만하면 임의탈퇴 요청 건으로 언론에 오르락 내리며 전남 심기를 건들었다.

전남은 지난해 성적 부진으로 정해성 감독이 중도 퇴장하는 등 자칫 강등 위기까지 몰릴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다행히 하석주 감독이 부임하면서 중위권에 도약했지만 성적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이천수는 연일 전남을 흔들었다. 

전남이 결국 임의탈퇴 해제를 최종 확정함에 따라 양 측의 입장은 모두 마무리 됐지만 이제는 두 번 다시 이런 선수는 나오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코치, 선배ㆍ동료들에게 행패를 부리고 손을 내밀어준 구단을 향해서도 배신하는 사람은 프로 자격이 없다.

이천수는 그동안 한국 축구계에 기여한 점도 없지 않지만 그에 못지않게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오갈 곳 없던 그를 품어준 곳은 전남이다.

하지만 이천수는 해외 진출을 명목으로 전남의 은혜를 일방적으로 배신했다. 전남을 떠난 후 여기저기를 방황하다 또다시 갈 곳이 없어진 이천수는 이제 배신의 칼을 꽂았던 전남을 향해 임의탈퇴를 풀어주라며 줄기차게 요구했다.

이천수도 이제는 서른을 넘었다. 이천수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봉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과 같은 선수는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된다는 마음으로 후배들을 보살펴야 할 것이다.

성적보다 인성 교육이 우선인 것을 우리는 이천수 파동을 겪으며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성적이 최고인 세상, 일등 우선주의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는다는 교훈을 이천수를 통해 배울 수 있다. 이천수의 앞날을 기원하며 그동안 이 문제로 고심했던 전남에 심심한 격려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