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좋은 나물
봄에 좋은 나물
  • 귀여운짱구
  • 승인 2007.03.08 12:28
  • 호수 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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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삼월 초면 꽃샘추위가 찾아와 봄을 시샘하는 마지막 기승을 부립니다. 지난 겨울은 여느 겨울과 달리 유난히 따뜻했던 탓에 올 꽃샘추위는 그 기세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이 때 추위는 영하까지 내려가지만 옷은 봄옷으로 입는 경우가 많아 감기에 잘 걸리게 됩니다. 목을 따뜻하게 하고 손을 잘 씻도록 해서 감기예방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오늘은 우리 몸에 좋은 봄나물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합니다. 봄철에 나는 나물은 봄철에 먹어야 좋습니다. 이는 자연과 사람은 서로 순응한다는 ‘천인상응론(天人相應論)’의 한방이론에도 부합하는 것으로 자연에 따른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식습관임은 두 말할 나위 없습니다.

봄나물하면 우선 쑥이 떠오릅니다. 쑥은 음식이면서 ‘애엽(艾葉)’이라는 한방 약재이기도 합니다. 또 뜸의 재료이기도 하여 그 쓰임이 다양합니다. 쑥에는 사람의 피를 맑게 만들어 주는 정혈 작용을 하는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몸이 기름지고 피가 탁해지기 쉬운 현대인들에게 알맞은 음식이라 하겠습니다.
특히 여성에게 많이 쓰이는 바, 쑥차를 만들어서 꾸준히 복용하거나 쑥을 끓여 그 증기를 아랫배나 회음부에 쏘이면 생리통이나 불임 냉증 자궁 출혈 등 자궁과 관련된 질환에 많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냉이는 그 독특한 향으로 입맛을 돋우는 봄철 식탁에 제격입니다. 채소이지만 단백질이 풍부하고 칼슘과 철분도 많습니다. 비타민 A, C 함유량이 높아 피로회복에 효과가 뛰어나 춘곤증이 일어나기 쉬운 지금시기에 알맞은 시의적절한 맞춤형 봄나물이라 하겠습니다. ‘본초강목’이라는 한방의서에서는 냉이가 간 기능을 도와 눈을 밝게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 조상들도 자녀들이 이른 봄에 냉이 된장국을 먹지 않으면 큰 눈병에 걸리는 것으로 믿었을 정도입니다. 달래는 칼륨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몸속의 나트륨과 결합해 밖으로 배출되므로 음식을 짜게 먹는 한국사람들의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항스트레스 작용이 있어 부신피질호르몬의 분비와 조절을 돕고 결과적으로 노화방지에도 좋습니다. 달래를 요리하는 방법은 무쳐서 먹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무칠 때 들어가는 식초가 비타민C가 파괴되는 시간을 늦춰 주기 때문입니다.

한방에서 봤을 때 달래는 성질이 따뜻하고 매운맛이 강하기 때문에 체질적으로 열이 많거나 위장이 약한 사람은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반대로 손발이 차거나 피부색이 하얀 사람 등 몸이 냉한 체질의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쌉싸름한 맛이 특징인 고들빼기(씀바귀)는 봄철 입맛이 없을 때 미각을 돋우는 데 도움을 줍니다. 씀바귀는 위액 분비를 적당히 조절하여 소화기능을 원활히 하고, 심신을 안정시키고 잠을 몰아내는 효과가 있어 춘곤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라면 씀바귀를 충분히 섭취해 보시길 바랍니다.

두릅나무의 어린 순인 두릅은 단백질을 비롯해 비타민 A, C, 칼슘, 섬유질이 풍부합니다. 한방에서는 신장 기능을 돕는 약으로 쓰기도 하여 허리와 무릎이 시리고 아프거나 소변이 잦은 사람에게 사용합니다. 특히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시키는 효능이 있어 당뇨를 앓는 사람이라면 더욱 추천해 드릴만 합니다.

돌나물은 돈나물, 돗나물 또는 석상채라고도 부릅니다. 특유의 향기를 담고 있는 돌나물은 연한 것은 날로 무쳐서 먹고, 물김치를 담궈 먹기도 합니다. 간염이나 황달, 간경변증 같은 간질환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비타민 C와 인산이 풍부하고 신맛이 있어 식욕증진에 도움이 되며, 칼슘 함량이 우유보다 두 배 가량 많아 갱년기 여성의 골다공증 예방에도 좋습니다. 또 청혈(淸血)작용이 있어 여성의 대하증에 효험이 있습니다.

인스턴트 음식과 가공식품이 만연한 요즘시대, 이러한 나물들이 더욱 그리워지는 것은 우리 몸도 마음만큼이나 자연을 향한 향수를 느끼고 있는 탓인지 모르겠습니다.
등산이나 나들이를 통해 이런 나물을 캐 본다면 운동과 함께 좋은 음식을 같이 만나는 일거양득의 기쁨이 아닐까요? 더불어 마음의 즐거움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