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부실했던 문화재단 토론회
준비 부실했던 문화재단 토론회
  • 이성훈
  • 승인 2013.04.01 09:34
  • 호수 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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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9일 문화재단 설립 시민 토론회가 열렸던 광양시청 대회의실에는 약 200여명이 참석해 표면적으로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그 안을 살펴보면 진행과정에서 이게 과연 시민토론회가 맞는지 의문일 정도로 아쉬움이 남았다.

우선 토론회 대부분 자리를 참석한 공무원들의 태도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공무원들은 회의장에 들어서자마자 출석부에 사인하기에 바빴다. 출석부에 사인을 해야 공무원들의 교육시간이 인정되기 때문이다.

여기까지야 교육이수 때문에  그렇다고 치자. 이왕 교육받기로 마음먹었으면 진득하게 앉아 어떤 이야기가 오가는지 주의 깊게 들어봐야 하는 것이 도리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자 풍선에 바람 빠지듯 공무원들은 하나둘씩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어떤 공무원들은 시작한 지 10분도 안 돼 자리를 뜨는 경우도 있었다. 

토론회 시작한지 한 시간 반이 지나자 자리 곳곳이 비어 볼품없었다. 물론 공무원 외 다른 사람들도 중간에 빠져 나가기도 했다. 시에서 공무원들에게 교육이수를 배려했으면 그만큼 의무가 있어야 한다.

공무원들끼리 이런 약속을 지키지 않으니 행사가 있을 때 마다 참석하면 동원 논란이 있지 않은가. 사인만 덜렁 하고 자기 잇속만 챙기는 공무원들은 철저히 반성하길 바란다.

운영 미숙은 또 하나 드러났다. 문화재단 설립 배경과 추진 계획에 대해 설명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자료도 없었다는 것이다. 회의에 앞서 문화재단 설립에 대해 간단한 설명이 있었지만 참석자들이 제대로 기억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질의응답 시간에 한 참석자는 “토론회를 준비했으면 문화재단의 설립 배경과 추진계획 등 기본적인 현황을 알려줘야 하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행정 미숙을 직접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번 문화재단 토론회는 전체적인 공감을 이뤘을지 모르지만 운영면에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먼저 자리를 뜨는 공무원들을 막기 위해 시는 제도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시작과 끝나는 시간에 사인을 각각 받는 식으로 말이다. 문화재단 설립이라는 중요한 사안을 두고 기본 자료조차 갖추지 못한 것에 대해 문화홍보담당관실은 반성해야 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광양시의 각성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