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포기하는 것이 인생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학교를 포기하는 것이 인생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 광양뉴스
  • 승인 2013.04.29 09:17
  • 호수 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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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운 광양 YMCA 사무총장

김정운 광양 YMCA 사무총장
지난달 경북 포항의 자율형사립고등학교에 재학중인 16살의 꽃다운 학생이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고가 있었다.

이 학생은 전교 1·2등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우등생이었지만 “제 머리가 심장을 갉아먹는데 이제 더 이상 못 버티겠어요. 안녕히 계세요. 죄송해요”라는 메시지를 어머니에게 전송하고 안타까운 생을 스스로 마감했다.

권군의 사고 후 일주일 만인 4월 1일에는 대한민국의 교육 1번지라고 불리는 서울 강남의 대치동에서 고3 김모군이 아파트에서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리고 12일에는 또 다시 강남의 명문고에 다니는 고3 학생이 목숨을 끊었으며, 15일에도 현직 국회의원의 아들 중학생이 경기도 일산의 한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 했다.이 모든 자살의 원인 뒤에는 학업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와 성적비관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15세~19세가 자살충동을 느끼는 이유로 성적과 진학문제가 53.4%, 가정불화 12.6% 그리고 외로운과 고독이 11.2%로 나타나 청소년들의 자살원인은 성적과 진학문제임을 잘 말해주고 있다.

안타깝게 자살이라는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학생들이 만약 공부를 잘 못하는 학생이었거나, 학업에 대하여 포기 상태에 있었다면 최소한 생을 마감하는 방법 중 가장 비참한 자살이라는 피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부모님 가슴에 못을 박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수 도 있었을텐데…

전문가들은 ‘학생들의 잇따른 자살은 우리사회의 입시위주 교육과 서열화가 만들어낸 사실상 타살’ 이라고 말한다.

어떤 부모가 공부 못하는 자식을 원하겠는가? 어떤 교사가 공부 못하는 학생을 예뻐 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공부를 포기하는 것(성적)이 더 행복 할 수 있고, 나아가 학업(학교)을 포기하는 것이 인생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는 생각을 한번쯤 해봐야 하지 않을까? 최소한 자살이라는 극단적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 말이다.

기부천사로 잘 알려진 가수 김장훈씨가 검정고시 출신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이밖의 연예인 중에도 검정고시 출신이 의외로 많다.
‘뚝딱이 아빠’로 유명한 개그맨 김종석씨는 가정 형편 때문에 상고에 진학했지만 대학 진학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자퇴, 스스로 돈을 벌며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진학했다.

방송인 정재환 씨는 중학교 때부터 기계 조립하는 재미에 빠져 공고에 진학했지만, 학교에서 배우는 게 생각했던 것과 달라 실망하고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진학했다.

피아니스트 진보라, 가수 보아, 홍경민과 탤런트 서민서, 개그맨 김형인도 검정고시 출신이며 지난해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도전한 가수 김창렬 등이 있다.

학교를 포기하는 것은 학업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입시위주의 교육 과정을 중단하는 것이며, 학업의 또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고, 다수의 학생들과 다른 인생의 길을 찾아 가는 것이다.

부모들과 기성세대는 성적과 입시의 스트레스에서 해방시켜 달라는 청소년들의 고함 소리를 조용히 들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