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날씨가 ‘반’대책 미리 세웠다면
축제, 날씨가 ‘반’대책 미리 세웠다면
  • 이혜선
  • 승인 2013.05.06 09:29
  • 호수 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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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레 내린 비로 텅 빈 객석.


제9회 백운산 국사봉철쭉축제가 지난달 27일부터 이틀간 옥곡면민광장과 국사봉 일원에서 열렸다. 벌써 9번째 열리는 행사라서 이제는 제법 축제의 기틀이 잡혀 축제다운 모양새를 갖추었다. 하지만 올해는 안타깝게도 축제 개막일에 내린 때 아닌 비에 축제를 준비한 사람들이나 축제장을 찾은 사람들의 수고를 아깝게 했다.

미리 날씨를 파악하고 적절한 대처를 했더라면 비록 비가 왔더라도 개막식이 약식으로 진행된다든지 준비된 공연이 취소되는 등의 파행은 없었을 것이다.

개막식은 27일 오후 6시에 진행됐다. 식전 행사로 경로위안잔치와, 어린이 재롱잔치 등이 펼쳐졌다.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윤인휴 부시장, 이정문 의장과 정현완 부의장, 장명완 의원, 각계 기관단체장들이 속속 행사장을 찾았다.

하지만 5시 반부터 빗방울이 하나둘씩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개막식에 가까워지자 굵은 빗줄기로 변했다. 갑작스러운 비에 축제장을 찾은 사람들은 모두 천막 아래로 비를 피했다. 덕분에 관객석은 텅 비고 무대 위도 내리는 비에 속수무책이었다.

여기저기서 아쉬움이 소리가 들려왔다. 개막행사를 제대로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 추위까지 더해 행사장을 떠나는 이들도 보였다.

하지만 한울회와 옥곡사랑청년회 회원들이 천막을 구해 무대 위에 설치하고 비에 젖으면 안되는 전기 제품들을 비닐로 감싸는 등 기지를 발휘해 개막식이 약식으로나마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이윤재 옥곡면장의 개막 선언과 함께 제9회 국사봉 철쭉축제의 막이 올랐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북적북적 사람들이 몰려야 축제의 제 맛을 느낄 수 있는 것 아닌가.

아쉬움이 남는 것은 비단 날씨 탓만은 아니다. 축제 날짜는 홍보와 준비를 해야 하는 이유로 연초에 정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날씨는 한 달 전부터, 일주일 전부터 또 하루 전이라도 일기예보 확인이 가능하다. 요즘 일기예보는 지역별로, 시간대별로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날씨를 미리 파악하고 그에 대한 대처를 준비했더라면 이런 안타까운 상황은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축제준비위원회는 일기예보를 주시하면서 비가 예상되는 날씨라면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과 내빈들을 위한 비상용 우의를 준비하고 행사장과 무대는 미리 천막 등 비가림 시설을 준비해 설치해야 했다. 설사 오지 않더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최소한의 준비를 해야하는 것이 옳다.

면민들만의 축제가 아닌 광양의 축제로, 타 시군에서 철쭉을 보기 위해 옥곡을 찾는 행사로 키우려면 사소한 것 하나까지 신경 써서 준비해야 한다.

이것은 국사봉 철쭉 축제뿐만 아니라 광양의 다른 축제, 다양하게 펼쳐지는 행사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