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스펙이 되나요?
사랑도 스펙이 되나요?
  • 이지훈
  • 승인 2013.05.13 09:12
  • 호수 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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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순천대학교 학생지원과 조교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걷는 것도 사치라니 욕망이 거세당한 시대다. 요즘 청년 세대는 자신을 연애포기, 결혼포기, 출산포기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부딪혀 자신들을 삼포세대로 인식하고 있다.

최근 취업포털 사람인은 최근 20, 30대 성인 2,192명을 대상으로 경제적 이유 때문에 연애, 결혼, 출산 중 포기한 것이 있는가 라고 물은 결과 42.3%가 “있다”고 답했다.

이들이 포기한 것으로는 ‘결혼’이 51.5%(복수응답)로 가장 많았고 ‘연애’ (49.1%) ‘출산 ’(39.6%) 순이었다. 삼포 세대가 된 이유로는 ‘모아놓은 돈이 없어서’(53.5%·복수응답)가 1위를 차지했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사랑이라는 행위를 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10년 새 국립대학 등록금93%, 사립대학 등록금 68% 인상(이명박 정부의 등록금 정책 진단, 김상희)” 대학 및 대학원생의 가장 커다란 짐은 등록금이다.

우리가 그토록 찬양하는 OECD 국가에서 최고를 자랑하는 등록금은 학생을 죄인으로 만든다. 학생들에게 부담 할 수 없는 짐이기에 대다수 학생은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가계 부담이 크기에 단순히 손을 벌릴 수만은 없다. 결국 대학생들은 수업시간을 쪼개서 아르바이트를 나가야 한다.

아르바이트를 나가도 그들에게 돌아오는 돈은 겨우 5000원 남짓의 최저임금 수준이다. 보통 일주일에 하루 네댓 시간씩 일하고 그렇게 한 달이면 70만 원 정도 번다고 치자. 집세30만원에, 식비, 생활비를 제외하고 나면  데이트는 사치다.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더라도 그 시간에 더 좋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하루 대부분 시간을 들여 스펙 쌓기를 해야기 때문이다. 봉사활동, 학점관리, 자격증, 영어 등 이런 기본적인 스펙을 채웠다 해도 끝은 아니다. 요즘 기업들이 신입에 원하는 바로 현장에 투입할 만한 자격을 얻기 위해 인턴으로 일하려고 한다면 시간은 더욱 부족하다. 

 그렇게 열심히 스펙을 쌓아서 졸업해도 졸업증서는  빚더미 증서일 뿐이다. 한국 장학재단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 정책이 처음 시행된 2005년 2학기의 정부보증학자금 대출액은 5223억이었으나 지난해 상반기 1조3205억으로 152.8% 증가했다.

또한 대학 졸업 후에도 대출금 상환을 위해 쉴 새 없이 일해야 하지만 비정규직 증가와 저임금이라는 열악한 고용환경이 기다리고 있다.

5세 이상 29세 이하의 청년 비정규직은 모두 124만 3000명으로 전체 비정규직 숫자의 2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또 15세 이상 29세 이하에서 전체 임금 근로자 대비 비정규직 비율은 50.5%로 2명 중 1명은 비정규직 신세다.

특히 한국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지역불균형은 지역 청춘에게 더욱 가혹한 추가 조건이다. 

스펙경쟁에 밀린 청춘들의 낭만이여, 예수도, 마르크스도, 그리고 시인 김수영도 한결같이 사랑이 충만한 사회를 꿈꾸었다.

사랑이 인간의 본질이라면 우리는 현재 이 악화일로의 상황에 대한 철저한 인식이 필요하다. 사랑을, 연애를 방해하는 현재의 상황을 인식하고 우리는 그에 대응할 전략을 강구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