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화그리기 봉사활동기> 진상면 지랑마을에 꿈을 그리다
<벽화그리기 봉사활동기> 진상면 지랑마을에 꿈을 그리다
  • 임택종
  • 승인 2013.05.20 09:12
  • 호수 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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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진상면 지랑 마을에서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을 했다. 이 봉사활동은 독서모임 ‘동행’에서 지난 2월에 주최한 ‘작은음악회’ 바자회 수익금으로 이루어졌다.

벽화의 주제는 ‘지랑마을의 꿈’으로 정하고 진상과 광양의 자랑인 매실과 매화를 그려 넣기로 했다. 지랑마을에 도착하니 마을 입구에 있는 작은 전광판에 우리를 환영하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쑥스러웠다.

이날 벽화그리기에는 동행 회원들 뿐만 아니라 피플디자인 학원, 라온프리즘 봉사단 등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다. 이번 봉사에서 나의 임무는 벽에 흰 페인트를 입히는 단순 작업이었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벽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아 색이 잘 칠해지지 않았다. 또 날은 얼마나 덥던지 우리 모두는 아스팔트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태양과의 힘든 싸움을 해가며 벽에 색을 칠하던 중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하얗게 칠해진 벽이 태양빛을 반사해 시력과 집중력을 떨어트렸다. 바탕 작업만 하면 되는 거라 색을 정밀하게 맞출 필요는 없었지만 시력과 집중력이 떨어진 탓에 이전에 칠한 부분과 다른 색이 벽에 칠해지고 있었다.

그리는 재미와 오순도순 이야기 해가며 즐겁고 쉬울 줄 알았던 벽화그리기는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먼 산을 보고 시력을 되찾은 다음 다시 색을 맞춰나가는 작업을 수차례 반복했다.

쉬운 작업이라 생각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나뭇가지 하나를 칠하는데도 한 시간이나 걸렸다. 벽화 그리기는 오후 4시에 마무리를 지었다.

마무리를 지은 후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마시는 막걸리 맛은 최고였다. 지랑 마을 주민들은 완성되어가는 벽화를 보고 마을에 자랑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