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80% 여성대통령을 바란다
지지율 80% 여성대통령을 바란다
  • 광양뉴스
  • 승인 2013.06.24 09:38
  • 호수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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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한국노총중앙법률원 전남지역 노동상담소장

재임 12년(2000~2012)동안 국가 청렴도 1위, 국가경쟁력 1위, 학업성취도(PISA)1위, 환경지수 1위의 성과를 일궈내고 임기 중 88%에 달하는 국민지지율과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역사상 가장 위대한 핀란드인 10인’으로 선정된 그는 다름 아닌 핀란드 제11대 대통령 타르야할로넨 여성대통령이다.

핀란드 노동조합 변호사, 6선의 국회의원, 법무장관, 외무장관 출신으로 재봉사인 어머니와 용접공출신의 아버지사이에 태어난 타르야할로넨의 별명이 ‘무민마마’(善ㆍ正義대명사)였으며 집권 중 소통이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고 회상했다.

세계최고 리더들을 현지 인터뷰하여 책으로 엮은 행복의 리더십에서는 타르야할로넨의 리더십을 ‘사우나 리더십’으로 표현한 바 있는데 이는 주말이면 사우나를 즐기며 일반시민들과 어울리며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풍경을 빗댄 것이었다고 한다.

2000년 최초의 여성대통령으로 당선되었을 때 “나는 모든 사람의 대통령이 되고 싶고 그러기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했던 그는 2006년 대선에서는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인가 보다 할로넨 대통령이 어느 정도 표를 얻을 것인가가 관심사였으며, 차기가장 강력한 유엔사무총장 후보로 꼽히고 있다.

다음으로 2010년 3월 11일 칠레수도 산티아고 대통령궁 발코니에서 작별을 고하는 대통령에게 국민들은 “대통령 고마웠어요. 2014년에 다시 만나요” 하며 환호했다는데 이는 임기 말 85%의 지지율을 기록하고도 단임제에 묶여 퇴임하는 미첼바첼레트 대통령에게 5년 뒤 다시 출마해달라고 요청하는 아름다운 장면이 자연스럽게 연출된 것이었다.

공군소장이었던 아버지는 피노체트 군사정권 치하에서 처형당하고 바첼레트자신도 어머니와 함께 고문을 당하고 풀려나 호주로 탈출했다가 독일로 넘어가 공부하고 귀국 후 군사정권 희생자 자녀를 지원하는 NGO등에서 활동했던 바첼레트는 취임사에서 “나는 증오의 희생자였다. 나는 평생 증오를 이해와 관용과 사랑으로 승화시키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동독 출신으로 이혼경력이 있으며 보수주의나라에서 주류가 아니면서 재임에 성공한 메르켈 독일총리, 그는 하노버 박람회에 참석한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천연자원에 의존하는 러시아 경제의 약점을 지적하며 개혁에 성공하려면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활동이 보장돼야 한다며 러시아 비정부기구(NGO)탄압을 비판하고 독일은 NGO가 혁신의 동력임을 천명한다.

반면 재임 11년 기간 자본주의 모델인 ‘케인스주의’와 결별을 선언하고 신자유주의 정책을 과감하게 밀어붙이며 시장주의 효시를 자처한 영국의 마거릿 대처 총리는 취학아동 무상우유지급을 유상으로 전환하면서 ‘우유도둑’이라고 비난받았다.

대처 총리는 금리규제 중단, 주택구입보조폐지, 고등교육지원 폐지, 2만 여명의 탄광노동자 해고, 청소노동자 시체영안실노동자 등의 파업 등으로 몸살을 앓으면서도 구소련의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여 “철의 여인”이란 별명을 얻었다. 고인이 되었지만 영국병을 고쳤다는 등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소신이 확고했고 인기에 영합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통은 당연했다.

우리나라도 여성대통령이 탄생한지 100일이 지났다. 그리고 취임초기부터총리후보자, 장관후보자들이 낙마하자 인사청문회 제도 때문에 되는 일이 없다고 푸념했다. 내각 구성말미에는 여야 수뇌부와 만찬 회동을 하는 등 소통하는 줄 알았는데 끝내 윤진숙 장관후보자를 임명하면서 불통과 오만의 본질적 알맹이는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오죽하면 집권여당 대변인 논평조차 “방대한 해양수산부 조직을 잘 통솔할 수 있을지, 대한민국을 해양강국으로 도약시키는 토대를 만들 수 있을지 국민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했을까?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2007년 한나라당 워크숍에서 가장 존경한 정치인으로 마거릿대처를 꼽았다는 점이다. 취임 100일이 지난 지금 벌써 이미지는 불통, 밀봉, 권위, 고집이 수식어다.

노자의 제자가 엮은 항창자군도에는 ‘용천하인애자 즉천하안-용주독애자 즉천하위’란 말이 있는데 세상 사람들 모두가 사랑하는 사람을 임용하면 세상이 평안해지고, 군주가 홀로 사랑하는 사람을 임용하면 세상이 위태로워진다는 뜻이다.

나는 성공한 여성대통령을 기대하는 마음이기에 마거릿 대처보다는 소통과 신뢰로 성공한 세분 여성대통령의 장점을 본받아 임기 말 80%의 지지율에 행복해 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진정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