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논의 전에 사과가 우선이다
통합 논의 전에 사과가 우선이다
  • 이성훈
  • 승인 2013.07.08 10:17
  • 호수 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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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복영 한려대 총장과 노영복 보건대 총장이 두 학교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대학 경쟁력을 갖추고 예산 낭비를 제거, 통합을 통해 특성화 대학을 실현하고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통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통합 논의 전에 서 총장은 사과부터 했어야 한다. 서복영 총장의 남편은 사학비리 주범인 이홍하로 교비 등 909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9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서 총장은 지난 2일 기관장협의회에 참석해 통합 추진을 발표하면서도 남편의 중죄에 대해 단 한마디 유감 표명도 없었다. 참석한 기관장들 표정이 좋을 리 없었다. 비리 주범의 부인이 통합을 추진한다니 그야말로 어처구니없는 노릇이다.

물론 대학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통합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방적인 통합은 반발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광양시민들은 그동안 3개시 통합 논란을 수없이 겪으면서 통합에 대해 얼마나 신중히 다가서야 하는지 학습으로 잘 알고 있다.

대학 통합도 마찬가지다. 보건대 교수회가 요구하는 것은 통합 반대가 아닌 우선 사학비리 주범들의 지역사회에 대한 사과와 통합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다. 교수회는 “설립자의 부인이라 해서 20년의 연륜을 가진 대학의 명운을 마음대로 좌지우지 할 수는 없다. 대학의 주인은 교수와 학생이지 설립자가 아니라는 점을 똑바로 인식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통합을 하려면 좀 더 학생, 교수들과 머리를 맞대고 지역사회에도 다양한 조언을 구해야 할 것이다. 서두른다고 해서 될 일은 전혀 아니라는 사안이다.

그에 앞서 서영복 총장은 지역에 사과하는 것이 우선이다. 남편과 함께 학교를 운영해왔으니 이에 대한 언급은 당연한 것이다. 이홍하 사태로 보건대와 한려대는 사학비리 학교로 전국에 낙인이 찍혔다. 광양의 유일한 대학들이 이렇게 망신살을 뻗치고 있으니 시민들로서도 참담하기 그지없다. ‘진리의 상아탑’이라는 대학이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있는 가운데 보건대와 한려대는 통합 보다는 우선 학교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