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60세 시행을 앞두고
정년 60세 시행을 앞두고
  • 광양뉴스
  • 승인 2013.07.22 09:12
  • 호수 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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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전남상담소 소장

 

지난 4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년연장법(고용상 연령차별금지, 고령자고용촉진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개정안은 2016년 1월 1일부터 노동자 300인 이상 대기업과 공공기관 등이 정년을 60세로 먼저 시행하고, 300인 미만 지방자치단체와 중소기업은 2017년부터 확대 적용한다는 것이다.

대기업 생산직노동자의 경우 1958년생이 첫 적용대상자가 될 모양이다. 4대그룹, 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 중앙회 등은 임금 피크제를 포함한 고용의 유연화가 반드시 연계될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의 책임 있는 후속조치를 주문하고 나서면서 임금조정부분에 대한 규정이 미약할 경우 정년연장 제도가 실현되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엄포까지 했다.

반면 노동계는 개정안에 임금체계 개편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것에 대해 우려하면서 경영계가 고용안정을 빌미로 임금체계 전반을 손대려 할 것을 걱정하고 있다. 결국 국회에서 통과된 정년연장법이 노사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기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다른 한편으로 위기의 청년실업을 생각할 때 정년연장 법은 세대 간 갈등의 요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보다 앞서 고용연장을 시행한 나라를 보면 부정적인 것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먼저 미국은 아예 정년이 없다.

미국공무원의 경우 부패공직자나 비리공무원이 없고 청렴하기로 정평이 나있는데 이는 정년이 정해져있는 우리나라 공무원의 경우 현직에 있을 때 기반을 잡기위해 부패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또한 제조업의 경우 장년 급여는 청년의 1.5배이고, 반대로 노인의 경우 장년의 1.5배보다 못한 조건이지만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은 올해 4월 1일부터 65세 정년 (계속고용제도)을 도입하여 시행에 들어갔다. 독일정부는 현행 65세를 2029년까지 67세로 점진적으로 늘릴 계획인데 연금을 할인율 없이 수급하려면 45년 일을 해야 하는 연금법이 계속노동을 유인하는결과를 낳고 있으나 독일최대조직인 금속노동자들의 경우 60세 이상의 노동자는 전체노동자비중의 4%에 그치고 63세 이상은 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따라서 2020년까지 완전고용상태가 유지되고 향후 출산율을 제고할 때 67세 이후에도 일하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될 것으로 독일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스웨덴의 공식적인 정년은 65세이지만 62~65세사이 당사자가 계속 노동을 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는 유연성을 주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라인펠트 총리가 현재 65세 정년을 75세로 연장할 것을 제안했는데 여론조사결과 반대 73%, 찬성 20%였는데 반대 이유인즉 죽도록 일했는데 일만하다 죽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더구나 선거를 앞두고 불리한 여론을 뻔히 알면서도 지도자입장에서 표를 의식하지 않고 소신발언을 했다는 점이 우리에게는 신선하게 들릴 뿐이다.

중국은 현재 남자 60세 여자 50세로 되어있는 정년을 남녀모두 65세로 연장할 계획이지만 반대여론이 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영국, 덴마크도 최근 65세로 정년을 연장했다. 이렇듯 이미 많은 나라에서 저 출산 고령화에 대비한 정년연장은 60세를 훨씬 뛰어 넘고 있다.

선거 때만 되면 여야 막론하고 동일노동 동일임금, 비정규직과 정규직 차별금지, 심지어 비정규직 철폐까지 앵무새처럼 외쳐대면서도 이번 정년연장 개정안에 임금체계개편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결국 정년연장에 따른 고용차별금지는 안중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편 정년 60세를 시행중인 30여개의 주요기업에서는 임금 피크제를 도입하였으며, 모범으로 포스코의 정년연장 사례를 추천도 하였다. 하지만 이는 대기업 생산직에 국한된 이야기일 뿐이다.

우리나라 전체노동자중 80%를 차지하고 있는 비정규직, 중소기업 노동자의 경우 지금 받고 있는 임금자체가 생활임금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년연장을 구실로 이들 노동자에게 임금피크제를 강요한다면 이들을 죽음의 나락으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또 다른 피해자는 사무직 노동자와 2016년 이전에 정년이 도래하는 55~58세 노동자다.

2012년 말 전문경영인 경영평가 사이트 시이오(CEO)스코어 근속연수 조사 분석결과를 보면 20년의 준비기간을 보내고 꿈을 안고 대기업취업에 성공하지만 평균근속연수는 고작 9.36년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 13.1, 삼성 8.6, LG 7.7년으로 조사되었다. 이들은 40대 중반이면 일터를 잃게 된다.

55~58세 노동자의 경우 공무원 정년연장 법처럼 경과규정(2009~2010년 58세, 2011~2012년 59세, 2013년 60세)을 두어서 같은 연령대의 노동자를 구제하여 정년연장법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