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이념과 사회주의
자본주의 이념과 사회주의
  • 광양뉴스
  • 승인 2013.09.02 10:06
  • 호수 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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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전남노동교육상담소장
촌놈인 필자는 5일장 찾는 것을 좋아한다. 따라서 몇 일전에도 옥곡 5일장을 갔는데 1톤 트럭에서 상인이 쪽파를 한 단에 5천원씩에 팔고 있었고, 이 쪽파를 한 촌로가 5천원에 구입해 바로 옆에서 8천원에 되팔고 계신 모습을 보고 괜히 슬픈 마음이 들었다. 단지 3천원을 더 비싸게 파는 것이 문제이기보다는 우리 모두가 할머니를 그렇게 하지 않고는 자본주의에서는 살수 없다는 것을 가르친 일말의 책임감이 몰려왔기 때문이다.

속담에 콩 한조각도 나눠먹는다는 말이 있고, 시골인심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시골인심이 도시보다 더하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다. 3, 40년 전만해도 조금만 색다른 음식이 있으면 이웃과 나누어먹고, 도회지에서 내려온 자식의 손에 들린 과자부스러기 조차도 혼자 먹는 법이 없었다.

하지만 요즘 가까운 산을 오르다보면 고사리, 밤 농장에 철조망을 치고, 손대면 모두 변상조치 하겠다는 것도 모자라 CCTV촬영 중 이라는 거짓말? 홍보간판까지 쉽게 볼 수 있다. 언제부터 우리네 시골인심이 이처럼 야박해졌을까?

얼마 전 한 여론조사기관의 결과에 의하면 죽을 때까지 자식에게 집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부보님의 대답이 70%가 넘게 나온 것을 본적이 있다. 돈이 되면 물불가리지 않고, 가진 자는 더욱 가지려고 하고, 없는 자의 얼굴에 웃음이 사라진지 오래고 보수는 변화를 두려워하고 진보는 변화와 개혁을 부르짖고, 환경론자들은 환경파괴를 걱정하고 개발론자들은 개발의 당위성에 모두가 한 발짝도 양보하지 않고 양보하는 쪽은 곧바로 바보요 패자가되는 세태가 되어버렸다.

영화속 같은 이야기지만 도시의 78,000개의 건물이 버려져 있고, 경찰, 미화원의 임금이 4개월 채불 상태이며, 문맹자가 47%, 시 전체 가로등 40%가 불이 들어오지 않고, 주민중 대졸자 비율이 1%, 인구 1000명당 강력사건 17건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곳은 미국의 3대(GM, 포드, 크라이슬러)자동차회사 본사가 입주해 있지만 얼마 전 결국파산 신청을 한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시의 현실이다.

처음에 미미했던 일본자동차의 미국진출이 미국자본 심장으로 명성을 떨친 자동차도시 디트로이트시를 파산에 이르게 한 것이다. 이것은 현대자동차 한 개의 회사만으로 우리나라 최고 잘사는 부자도시로 부러움을 사고 있는 울산이 망하는 것보다 더 충격적인 사건이다.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도 탈냉전시대를 맞이하여 자본주의 경제개념을 접목하면서 괄목할만한 경제성장과 함께 국가발전을 이룩했다. 하지만 20여년 만에 경제성장은 한 자릿수에 그치고 매년 오르는 고임금 여파는 외국투자기업을 동남아로 눈을 돌리게 하고 있다. 높은 임금은 내수경제성장에 보탬이 되겠지만 양극화는 풀어야할 과제가 되고 있다.

2010년 베트남 방문때 일이다. 인구 중 약70%가 농업에 종사하지만 기계영농을 정부차원에서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유는 3모작 이상을 하는 베트남의 경우 기계영농을 도입할 경우 수많은 젊은이들이 도시로 유입되어 일대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며 이러한 정책입안의 결론은 한국의 실패를 교훈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더불어 세 나라의 조그만 사례는 지극히 일면에 불과하지만 신자유주의 전도사역할을 자처했던 미국이나 값싼 노동력을 무기로 자본주의 경제개념을 도입한 했던 중국, 베트남정부의 현명한 대처능력 모두가 신자유주의와 더불어 글로벌경쟁시대 자본주의 폐해가 아닐까 싶다.

현재 지구상에는 공산주의(냉전종식과 함께 몰락 : 통치수단으로 명맥만 유지)와 사회주의가 있고 우리나라와 같이 자본주의, 자유주의, 민주주의가 혼용된 국가들이 있다. 노동자는 자본가에게 노동력을 팔고 사유재산을 인정하고,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여 국가의 간섭을 최대한으로 줄여주는 이상이 바로 자본, 민주, 자유주의다.

반면 사회주의(북유럽, 서유럽국가 등)는 사유재산 제도를 폐지하고 생산수단의 사회적 공유를 기본으로 하는 사회제도를 실현하는 것이 사상이다. 즉 사회주의는 개인의 자유보다는 사회(집단)의 이익을 고려하기 때문에 개념상 자유보다는 평등에 가깝고, 자유주의는 개인의 자유가 기본가치가 되는 사회를 지향하기 때문에 평등보다는 자유가 우선시되는 시민사회를 말하고 있다.

그렇다고 지금의 사회주의 나라 중 사유재산을 폐지한 나라는 거의 없다. 단지 이념일 뿐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를 포함 자유, 민주, 자본주의를 표방한 동, 서양나라들 역시 가치는 구호 일뿐이고, 공통점으로 정치가들은 자본을 옹호하고 자본가들은 이들에게 천문학적인 선거자금을 뿌리면서 자본가의 경제력을 보장하는 법을 통과시키면서 공생을 하지만, 가난한 사람과 노동자들은 선거자금을 댈 수 없기 때문에 법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 것이다.

따라서 양극화를 초래하고 실업과 고용의 불안정성, 장시간 노동과 워킹푸어, 학자금 대출과 청년실업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자본주의도 세계자본주의 흐름 안에 있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물론 능력에 따라 일하고 실적(행위)에 따라 분배하는 사회주의 제도도 완벽할 순 없다. 다만, 민주, 자유, 자본에 너무도 길들여진 우리에게 평등 가치실현과 양극화 완화를 위해 최고의 복지를 이룬 사민주의 접목은 어떨까? 때마침 독일 벤치마킹을 시작한 박근혜정부가 성공하길 기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