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님, 적게 말씀하시고 더 많이 들으시면 안될까요?
시장님, 적게 말씀하시고 더 많이 들으시면 안될까요?
  • 이혜선
  • 승인 2013.09.30 10:08
  • 호수 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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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5기 3년차, 임기 1년을 남겨두고 있는 이성웅 시장이 주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다시 한 번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 24일 광양읍을 시작으로 이ㆍ통장 회의를 참관하고 있는데 참관회의 목적은 이ㆍ통장들의 목소리를 통해 행정이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어떤 일을 해야 하는 지를 확인하는데 있다.

하지만 이ㆍ통장 회의 참관이라는 정확한 명제가 있음에도 실상은 시정 홍보를 위한 자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유는 이 시장의 참관 과정 때문이다. 이 시장은 약 한 시간 남짓 되는 이ㆍ통장 회의 시간에 인사말을 시작으로 약 40여 분간 마이크를 놓지 않았다. 광양읍은 물론 골약동, 광영동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내용을 살펴보면 이 지역의 유래와 역사, 행정에서 그 지역 발전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현안 사업과 미진한 부분들에 대한 설명, 그리고 광양시 발전을 위해 우리가 선택하고 집중해야할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고 알찬 내용이긴 하지만 정작 지역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참석한 이ㆍ통장들로서는 의아해 할 수 밖에 없었다. 시정 현안을 듣는 것이 이번 참관회의의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졸기도 했으며 어떤 이들은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며 말씀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기도 했다. 결국 이ㆍ통장들은 시장의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경청해야했다. 그리고 시장님 말씀이 끝나고 나서야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ㆍ통장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너무나 적었다.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다.

회의에 참석한 A통장은 “시장님께 직접 지역이 당면한 문제에 대해 말씀드릴 수 있어서 뜻 깊은 자리이었으나 40여 분간의 인사말이 지루했던 것은 사실”이었다며 “질의 응답할 수 있는 시간이 짧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어서 시장님이 오시기 전에 어떤 이야기를 할지 회의 통해 시장님께 전할 문제를 선별했다”고 말했다.

B통장은 “회의 참관이라 해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정작 의견 수렴은 회의 끝에 가서 몇 명 건의로만 끝났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시민들은 시정 홍보와 언론매체를 통해 시장이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굳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참석한 자리에서 회의시간 절반 이상을 할애하며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다. 목소리를 듣기 위해 참석한 자리라면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는가. 더군다나 시정 현황은 시민보다는 이ㆍ통장들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시정ㆍ읍면동정 소식이 주기적으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자신의 말을 많이 하는 시장보다 시민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듣는 시장을 원할 것이다. 앞으로 남은 지역 이ㆍ통장 회의 참관에서는 이성웅 시장이 시정 현황 설명 보다는 현장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시정 마무리를 잘해주시길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