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홈플러스, 지역 상생 의지 정말로 있는지?
<기자수첩> 홈플러스, 지역 상생 의지 정말로 있는지?
  • 이혜선
  • 승인 2013.10.07 09:27
  • 호수 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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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相生)이란 ‘서로 공존하며 살아감’을 뜻하는 말로 최근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다. 특히 경제ㆍ기업분야에서는 상생은 필수 덕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역과 기업이 상생함으로써 기업은 지역사회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지역도 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힘을 북돋워주는 것이 상생 취지다.

하지만 홈플러스 광양점이 생각하는 상생은 그저 돈으로 생색내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지난달 30일, 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유통기업상생발전협의회에서 보여준 홈플러스 광양점의 태도는 헛웃음만 나오게 했다. 의무휴업일을 기존 평일(수요일)에서 일요일로 변경하는 안이 나오자 홈플러스 측은 강력히 반대했다. 

이유는 역시 매출감소다. 기업 입장에서야 매출 감소를 우려해 반대 의사를 밝힐 수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홈플러스 측의 발언들은 협의회 위원들의 귀를 자극시키기에 충분했다.

홈플러스 측은 이날 “일요일에 발생하는 매출 수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할 계획을 회사가 갖고 있다”며 “회사가 주려고 할 때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이윤을 추구하면서 발생하는 수익금 일부를 예산으로 편성하겠다는 것은 해마다 지원 받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만약 일요일로 휴업일이 지정된다면 홈플러스의 사회 환원은 지금과 달라질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결국 뭔가를 받으려면 자신들이 원하는 무엇을 내놓으라는 얘기다. 이는 지원금을 볼모로 상생이라는 본연의 취지를 왜곡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난 2005년 개장한 홈플러스는 지금까지 지역 환원에 인색하다 못해 한심한 수준의 지원으로 빈축을 샀다. 홈플러스가 개장 때부터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지역과 함께 움직였다면 시와 협의회에서도 홈플러스의 이번 입장에 수긍 했을 것이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그렇지 않았다. 해마다 수백억원씩 매출을 올리면서도 지역 환원에는 관심이 없었다.

시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해도 “본사 입장이다. 우리는 지원할 권한이 없다”며 버텼다. 시민들이 일 년 동안 홈플러스에서 지출한 돈은 고스란히 본사로 들어갔다.홈플러스와 지역경제 활성화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뜻이다. 지난해 홈플러스는 지역신문과 참여연대로부터 지역 환원에 대해 강력한 비판을 받고 나서야 조금씩 개선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 지역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에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하다.

이번에 휴무를 일요일로 변경하는 바람에 홈플러스가 이 핑계를 대고 앞으로 지역사회를 외면할 수도 있다. 홈플러스 입장이 그렇다면 할 수 없다. 그동안 홈플러스 없이도 광양시는 각종 기업과 사회단체, 개인들이 지역사회에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대신 홈플러스에 대한 지역정서는 얼마나 악화될지 두고 볼 일이다. 홈플러스는 보여주기 식으로 마지못해 하고 있는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는 지 되돌아봐야 한다. 

상권의 우위에 있는 대형마트는 지역 소규모 점포들과 전통 재래시장과의 조화를 반드시 고민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아직까지 그런 의지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홈플러스의 행보에 안타까운 마음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