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관광자원, 남도 손맛이 만들어낸 ‘담양 떡갈비’
풍부한 관광자원, 남도 손맛이 만들어낸 ‘담양 떡갈비’
  • 이성훈
  • 승인 2013.10.07 09:46
  • 호수 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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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관광지와 전통 음식이 자연스럽게 연계돼 명성 알려


광양불고기, 전국 명품 음식 되려면

글 싣는 순서.


1. 광양불고기의 유래와 현황

2. 담양 떡갈비의 전통과 마케팅 기법

3. 언양불고기의 경쟁력과 스토리텔링의 힘
4. 부산 자갈치 시장의 전국 명소화 비결
5. 전주 한옥마을과 전주비빔밥, 콩나물국밥
6. 짜장면의 원조, 인천 차이나타운
7. 광양불고기의 전국 명소화를 위한 과제

 


대나무의 고장 담양군(군수 최형식)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이 ‘떡갈비’와 ‘대통밥’이다. 담양 떡갈비는 조선시대부터 내려왔다는 설이 있는데 떡갈비는 원래 궁중에서 임금이 즐기던 고급요리다. 떡갈비는 전남 지방에서 유래된 음식으로 만드는 방법이 인절미를 만들 때 방법과 유사하다고 해 ‘떡갈비’로 불린다. 먹기 편한 데다 고소한 쇠고기 맛을 즐길 수 있어 어린이나 노인들이 즐긴다. 궁중에서 유래한 떡갈비는 담양을 비롯해 화순과 경기도 광주, 양주 일원에 전해져오고 있다.

담양 떡갈비는 유배 온 양반들에 의해 전해졌다는 설이 있는데 650년전 노송당 송희경 선생에 의해 전해졌다고 한다. 책 ‘천년의 밥상’에 의하면 외교관이었던 노송당이 조정을 떠나 담양에 정착해 궁중에서 맛보았던 진미 중 하나를 담양에 전하는데, 다진 쇠고기를 구워내는 너비아니 형태가 아닌, 떡갈비였다는 것이다.


소갈비에서 살과 뼈를 분리해 갈빗살은 다지고 양념장을 발라 둥글게 만든 뒤, 다시 뼈에 갈빗살을 붙여 석쇠에 구워내는 궁중 방식을 계승한 것이 담양의 떡갈비다.

담양 떡갈비는 조선시대 어르신이 먹기 편하도록 만들었다 하여 ‘효갈비’로 불렸으나, 오늘날 ‘떡갈비’의 이름을 얻게 된 곳이 바로 담양이다. 사시사철 푸른 대나무와 그 사이를 스치는 청량한 바람이 재워낸 담양의 떡갈비는 숙성도가 으뜸이요, 풍미 또한 조선 일품이라고 평가받았을 정도로 떡갈비는 전통이 깊다.

‘떡갈비’라는 이름이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은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담양 떡갈비의 원조 식당으로는 담양에 있는 ‘신식당’을 꼽는다. 신식당은 1대(1909년) 남광주 할머니가 시작해 2대 신금례 할머니의 성을 따 신식당이라 이름을 지었다.

떡갈비란 이름이 생겨난 것은 3대인 이화자 씨 때로 손님들이 ‘갈비 모양이 마치 떡처럼 보인다’해 이름을 붙여준 데서 유래됐다. 이후 지금까지 엄선된 한우만 고집하는 신식당의 떡갈비라는 이름이 다른 지방까지 널리 퍼져 현재는 ‘담양 떡갈비’로 명성을 얻고 있다.


담양 10味가 상승효과 일으켜

담양 떡갈비가 현재 전국적으로 명성을 날리는 것은 비단 떡갈비 때문은 아니다. 다른 음식과 함께 상승효과를 거두고 있는데 더욱더 명분이 있다. 정선미 관광레저과 식품위생담당은 “떡갈비와 함께 ‘담양 10味’라 불리는 음식이 함께 유명세를 타고 있어 담양 떡갈비 가치는 더욱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담양 10味란 떡갈비 외에도 △대통밥 △죽순요리 △돼지숯불갈비 △국수 △창평국밥ㆍ암뽕 △한우생고기 △메기찜ㆍ탕 △한과ㆍ쌀엿 △한정식을 말한다.

정선미 담당은 “이런 음식을 바탕으로 수준 높은 음식문화를 형성해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특히 떡갈비는 전통을 잇는 품격 높은 음식으로 거듭나기 위한 표준화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고 강조했다.

전남도가 지난 7월 실시한 ‘전남지역 음식점 친절서비스 만족도 조사’에서 담양군은 ‘이용한 음식점 소재지’ 항목에서 담양이 8.5%로 22개 시군 중 3위로 나타났다. ‘맛있었던 음식’ 항목에서는 12가지 음식 중 타시도민들이 한정식 다음으로 떡갈비를 선택했다.


풍부한 관광 자원 ‘담양 떡갈비’를 더욱더 빛낸다

 

담양 떡갈비가 유명해진 데는 담양 지역의 풍부한 관광자원과 각종 먹거리 음식이 함께 발달했기 때문이다. 담양하면 먼저 떠올리는 것이 대나무다. 담양에는 죽녹원을 비롯해 도시 전체가 대나무를 중심으로 문화 관광이 이뤄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군 슬로건도 ‘대숲맑은 생태도시 담양’이다.

우선 담양군에 있는 관광지를 보면 ‘죽녹원’이 있다. 죽녹원은 2003년 5월에 조성한 31만㎡의 울창한 대나무 숲을 말한다. 죽녹원은 죽림욕을 즐길 수 있는 총 2.4km의 산책로가 있으며 운수대통길ㆍ죽마고우길ㆍ철학자의 길 등 8가지 주제의 길로 구성됐다.


죽녹원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산책로가 메타세콰이아 가로수길이다. 담양군은 1970년대 초반 전국적인 가로수 조성사업 당시 내무부의 시범가로로 지정되면서 메타세콰이아 3~4년짜리 묘목을 심은 것이 지금은 하늘을 덮고 있는 울창한 가로수로 자라났다. 2002년 산림청과 생명의 숲 가꾸기 국민운동본부가 ‘가장 아름다운 거리 숲’으로 선정한 곳이기도 하다.

메타세콰이아길은 8.5km에 이르는 국도변 양쪽에 자리 잡은 10~20m에 이르는 아름드리나무들이 저마다 짙푸른 가지를 뻗치고 있어 지나는 이들의 눈길을 묶어둔다.

이 길은 한때 정부의 고속도로 개발계획이 발표됐을 때 사라질 위험에 처한 적이 있지만 많은 지역 주민들 반대로 도로가 비켜날 만큼 중요한 곳으로 인식된 곳이다. 최근에는 광고, 영화, 드라마 제작 등의 촬영을 메타세콰이아길에서 하고 있어서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다.  

담양하면 또 하나 유명한 곳이 소쇄원이다. 소쇄원은 양산보(山甫, 1503〜1557)가 은사인 정암 조광조(1482〜1519)가 기묘사화로 능주로 유배돼 세상을 떠나게 되자 출세의 뜻을 버리고 자연 속에서 숨어 살기 위해 꾸민 별서정원(別墅庭園)이다.



소쇄원은 1530년(중종 25년)에 양산보가 꾸민 조선시대 대표적 정원의 하나로 제월당(霽月堂), 광풍각(光風閣), 애양단(愛陽壇), 대봉대(待鳳臺) 등 10여 개의 건물로 이루어졌으나 지금은 몇 남아 있지 않다.

이진우 관광레저과장은 “담양은 예로부터 가사문학과 죽제품의 명산지로서 조선중기 국문학사를 찬란하게 꽃피웠던 송순을 비롯한 송강 정철, 석천 임억령 선생 등 수많은 문인들이 원림과 누정을 가꿔 주옥같은 작품을 남긴 유서깊은 곳이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담양은 전국 유일의 한국대나무박물관이 있으며 죽향문화체험마을, 관방제림 등 각종 관광 자원을 바탕으로 연간 600만명 가까운 관광객이 찾을 정도로 사시사철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과장은 “담양은 관광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관광객이 들르면 자연스럽게 이곳에서 담양의 유명 음식을 먹고 갈 수 있도록 시스템이 정착되어 있다”며 “떡갈비를 비롯해 담양 음식 또한 전국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어서 인기가 높다”고 덧붙였다.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인터뷰 | 이진우 담양군청 관광레저과장

“떡갈비, 품격높이기 위해 표준화사업 추진”

“남도 맛의 고장 담양의 음식문화 개선을 위해 팔 걷고 나서고 있습니다. 늘어나는 관광객들의 음식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 나가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중입니다.”

이진우 담양군청 관광레저과장은 “담양의 대표음식으로 자리를 잡은 떡갈비와 대통밥에 대한 표준화와 함께 지리적 표시제 및 상표 등록이 필요하다”면서 “올해 안에 어느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대통밥의 경우 원래대로 음식을 내놓으려면 두 시간 이상 쪄야 제대로 된 대통밥이 나온다고 한다. 하지만 관광객들의 입장을 고려하면 대통밥을 기다리기에는 두 시간이 너무 길다는 것이다. 담양군 농업기술센터는 이에 대통밥 고유의 맛은 그대로 살리고 시간을 단축해 40분 정도 되면 완성될 수 잇도록 표준화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담양 떡갈비의 경우도 맛과 친절, 위생 면에서 엄격하게 관리하고 전통 맛을 제대로 계승할 수 있도록 컨설팅을 진행중이다. 이 과장은 “한해 담양군을 오는 관광객이 약 600만명 정도 된다”면서 “특히 휴가철에는 공무원들이 쉴 틈이 없을 정도로 관광객이 많이 몰려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광객들이 담양의 전통 음식은 떡갈비를 비롯해 각종 먹을거리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것이다.

이진우 과장은 “외국인들도 담양 떡갈비와 대통밥의 맛을 보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 정도로 세계적으로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음식”이라며 “앞으로 가격을 좀 더 낮추고 현대화에 맞춰 업그레이드한다면 더욱더 명품 음식으로 이름을 드높일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