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품질과 맛으로 불고기 경쟁력 갖춘다
최고 품질과 맛으로 불고기 경쟁력 갖춘다
  • 이성훈
  • 승인 2013.10.14 09:41
  • 호수 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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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 언양불고기ㆍ봉계식 불고기 … 전국 최초 먹을거리 특구 지정

광양불고기,  전국 명품 음식 되려면

1. 광양불고기 유래와 현황   

2. 담양 떡갈비의 전통과 마케팅 기법 

3. 언양불고기·봉계불고기의  경쟁력

4. 부산 자갈치 시장의 전국 명소화 비결

5. 전주 한옥마을과 전주비빔밥, 콩나물국밥  

6. 짜장면의 원조, 인천 차이나타운  

7. 광양불고기의 전국 명소화를 위한 과제


언양불고기.

 

60년대 중반부터 대중화 된 ‘언양불고기’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에는 우리나라 10대 음식으로 당당히 등록된 음식이 있다. 언양불고기가 그 주인공이다. 언양읍 바로 옆 지역에는 봉계리라는 곳도 있는데 이곳 봉계식 불고기도 최근 전국적으로 명성을 알리고 있어 두 지역의 불고기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우불고기특구인 울주군 언양ㆍ봉계지역은 1979년부터 한우개량단지로 지정돼 한우의 품질이 탁월할 뿐 아니라, 청보리로 한우를 사육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광양불고기, 서울불고기와 더불어 3대 불고기로 꼽히는 언양불고기는 울주군 언양읍의 향토음식으로, 쇠고기를 얇게 썬 후 양념해 석쇠에서 국물없이 구워먹는 것이 특징이다.

언양불고기는 송아지 2~3마리를 낳은 3~4년생 암소 한우를 잔칼질로 얇게 저며 연하게 만든 후, 설탕ㆍ마늘ㆍ간장ㆍ참기름 등 최소한의 양념에 재워 석쇠에 굽는다. 고기를 구울 동안에는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면서 일산화탄소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숯가마에서 빨갛게 불기가 남은 나무토막을 꺼내 흙을 덮어 만든 백탄을 사용한다.

3일부터 10일간 열린 봉계한우불고기축제


유난히 쇠고기 맛에 까다로웠던 언양에서는 지난 60년대 중반부터 쇠고기를 잘게 다져 석쇠에 굽는 전통의 언양불고기가 등장했다고 한다. 언양불고기는 경부고속도로가 건설된 1960년대에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울산 대표 음식이다. 당시 건설노동자들이 언양 공사장 인근의 푸줏간에서 구입한 소고기를 간장 양념에 버무려 철판에 구워 먹었는데, 고기 맛이 좋아 노동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전국 각지로 퍼지게 됐다고 한다.

언양읍내에 들어서면 2006년 전국 최초로 먹을거리 특구로 지정된 ‘언양한우불고기 특구’가 있다. 이처럼 언양불고기가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된 데는 독특한 맛의 비결이 있다. 첫 번째 비결은 우수한 품종의 한우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다. 도축된 쇠고기를 판매하는 일반 음식점과는 달리 언양에서는 대부분의 불고기집에서 전국 곳곳의 소시장을 다니며 3년생 정도의 혈통 좋은 우량 한우를 사들인 뒤 적당한 육질이 될 때까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3년까지 사육한다.

두 번째 맛의 비결은 최상급의 고기만을 판매하는 것이다. 고기 사이의 지방이 베어있는 정도를 판정해 매기는 쇠고기 등급 가운데 식용으로는 특상급의 품질인 b1플러스나 b플러스 등급만의 고기를 손님들에게 내놓는다고 한다.

세 번째 맛의 비결은 손님들의 취향에 따라 쇠고기를 부위별로 내놓는 부위별 판매다. 양질의 쇠고기를 풍부하게 확보해야만 가능한 부위별 판매는 언양불고기의 이름을 전국에 알리는 결정적인 계기중의 하나가 됐다.

네 번째는 언양불고기와 곁들여 먹는 언양 미나리와의 조화다. 언양 미나리불고기는 불고기 양념을 넣고 간이 배게 한 후 석쇠에 올려 숯불에 노릇노릇하게 구워낸 다음 미나리에 불고기를 얹어 먹는 것이다. 고기를 먹고 난 뒤 텁텁한 입안을 언양미나리 특유의 향긋함으로 깨끗하게 지워준다.


왕소금으로만 간을 하는 ‘봉계식 불고기’

봉계식 불고기는 언양불고기 보다 역사가 짧다. 봉계는 일제강점기 이전부터 유명한 우시장이 있던 곳이다. 그 우시장이 사라지고 지금의 불고기 단지가 형성된 것은 80년대 중반쯤이다. 봉계리 주민들의 말에 의하면 봉계식불고기 역사는 30년이 채 안된다고 한다.

봉계 불고기 손질 장면


30여년 전 김하두 씨가 수석을 채취하러 왔다가 요기할 만한 식당이 없자 근처 정육점에 들러서는 즉석에서 썰어주는 싱싱한 고기를 연탄불에 얹어 소금을 뿌려 구워먹은 것이 입소문을 타고 전국으로 퍼진 것이다.

봉계식 불고기는 새끼 생산을 막 시작한 3~4년생 암소를 체내 영양이 충분한 상태에서 도축하여 사후강직이 일어나기 전 3시간 안에 공급된 신선한 생고기를 사용한다. 언양불고기가 다져서 양념을 가미한 음식인 반면 봉계식불고기는 생고기에 소금만 간을 해서 굽는 것이 특징이다. 소금은 1년 동안 저장해서 간수를 뺀 깨끗한 소금을 사용한다.

봉계에서는 생고기를 그대로 참숯불에 얹어 왕소금을 뿌려서 먹는 것 이 일반화 되어있다.이렇게 먹는 불고기 맛이 가장 좋다고 하여 ‘봉계식 불고기’가 명성을 알리고 있다. 봉계식 불고기가 맛이 좋은 이유는 첫째, 냉장육이 아닌 생고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신선하고 영양가가 높다. 둘째로는, 참숯불의 열이 사방팔방으로 퍼져나가 고기의 속까지 열을 전 달, 골고루 익혀주기 때문에 고기가 부드럽고 맛있게 구워질 뿐 아니 라 참숯 특유의 향까지 베어 고기맛이 배로 좋다고 한다. 

셋째, 여타의 양념을 사용하지 않고 오직 왕소금만으로 간을 맞추기 때문에 그 맛이 거의 자연에 가깝다는데에 있다. 특히 봉계식 불고기의 특징은 형산강 상류에 위치한 물 맑고 공기 좋은 봉계의 자연속에서 자라는 볏짚과 잡초를 먹고 자란 무공해 순수혈통의 한우를 재료로 한다는 것이다.

두동면 두서면을 중심으로 100여개의 목장에서 주민들이 직접 질좋은 한우를 사육하고 있으며 도축과 가공 소비 등 전 과정이 일괄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봉계주민들은 봉계한우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언양ㆍ봉계, 격년제로 한우불고기 축제 개최

언양과 봉계는 격년제로 불고기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한우불고기축제는 1999년부터 두동면 봉계리와 언양읍 한우불고기 특구에서 격년제로 열리고 있다. 올해는 봉계에서 열렸는데 지난 3일부터 13일까지 ‘봉계한우불고기축제’가 울주군 두동면 봉계리 한우불고기특구 일원에서 열렸다.

울주군이 주최하고 봉계한우불고기축제 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축제는 6일까지 본 축제가 진행되고 7~13일까지는 연장 축제로 이어졌다. 

축제 행사장 인근 봉계경관단지에는 코스모스와 메밀 등 가을꽃들이 꽃망울을 터트려 볼거리를 제공했다. 23만㎡의 경관단지에는 국내 유명 시인의 시가 있는 꽃길, 바람소리길, 워낭소리길 등이 마련돼 먹거리를 넘어 볼거리의 재미를 더했다.

봉계한우먹거리 광장에서는 120g당 1만8000원인 한우불고기가 1만6000원에 판매돼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외에도 전국 인디밴드들의 수준 높은 경연대회인 그룹사운드경연대회, 향토 전통 창작요리 경연대회인 울주특산물 요리 경연대회, 전국 봉계한우 요리 경연대회 등이 잇따라 열렸다.

부대ㆍ체험행사로 행사장 일원에서는 전통민속놀이마당, 칠보만들기체험, 소망의 연날리기 체험 등이 펼쳐져 재미를 더했다. 

지난 2011년 봉계한우불고기축제에는 70만명 다녀갈 정도로 유명세를 떨쳤다. 당시 축제 기간에 한우가 무려 300마리나 소비됐으며 총 매출액도 30억원이 넘었다. 울주군은 올해 축제가 2011년 기록보다 앞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봉계한우축제가 성공을 거두는 것은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지역 농ㆍ축ㆍ수산물이 어우러진 종합축제로 승화시켰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울주군은 “한우불고기축제와 더불어 가을을 느낄 수 있는 꽃축제까지 동시에 진행하는 등 다른 축제와는 차별화를 꾀했다”며 “올해도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찾아 전통 봉계한우의 맛을 즐겼다”고 밝혔다. 

 

인터뷰 | 한길식 봉계 한우불고기 축제 추진위원회 재무

“봉계 한우, 최상급 품질로  경쟁력 높여”

한우불고기 특구인 울산광역시 울주군 두동면 봉계리. 지난 2일 봉계 한우불고기 축제 현장을 방문해보니 축제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봉계 한우불고기 축제는 3일부터 13일까지 열렸다. 한길식 추진위 재무는 “이번 축제에서도 관광객들에게 최고의 한우맛을 선사하기 위해 주민들이 모든 정성을 쏟았다”고 말했다.

한길식 재무는 “평일에는 수백명, 주말에는 수천여명이 이곳을 찾아 전국 최고의 한우맛을 즐긴다”며 “요즘에는 봉계 한우도 언양불고기 못지않게 튼튼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봉계 한우가 유명해진 데는 수석 전문가들도 한몫을 했다고 한다. 봉계지역은 예로부터 질좋고 희귀한 수석이 많이 발견되는 곳이다. 1980년대 중반 수석 전문가들이 봉계 지역을 찾았다가 숯불에 구운 고기맛을 봤다.

그전에 한우는 주로 연탄불이나 프라이팬에 구워 먹었는데 수석 전문가들은 훌륭한 육질에 참숯의 향이 가미된 고기맛에 푹 빠지고 말았다는 것. 한 재무는 “수석 전문가들이 입소문을 내며 봉계 한우가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참숯 위에다 석쇠를 올려놓고, 여기에다 등심과 갈빗살을 올린 뒤 왕소금을 뿌려 생고기를 굽는 봉계식 숯불구이가 한우의 육질을 가장 맛있게 하는 조리법”이라며 “봉계 상인들은 이 부분에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봉계한우불고기번영회에 등록한 50여개 업소는 한결같이 30~50개월된 암소만을 도축, 판매한다. 이때쯤 잡은 암소 한우의 고기질이 쫄깃하면서도 가장 담백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이곳 상인들은 가장 좋은 육질의 고기를 판매하기 위해 지역의 ‘혈통한우작목반’에서 기르고 있는 우수 암소만을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 혈통 한우는 육질 DNA가 우수한 어미소가 낳은 송아지를 직접 구입해 기르는 것으로, 이로 인해 우수한 혈통의 한우가 안정적으로 봉계마을에 공급된다.

한길식 재무는 “언양불고기와 봉계식 불고기가 각각의 특성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서로 윈윈하고 있다”면서 “봉계한우불고기단지에서는 전국에서 가장 질 좋고 맛있는 한우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재무는 “올해 축제에도 많은 관광객들이 우리 지역을 찾아 맛있고 질좋은 봉계 한우의 매력에 빠졌다”며 “봉계 한우가 전국 최고의 음식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주민들과 함께 더욱더 연구하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