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불고기, 전국 명품 음식 되려면
광양불고기, 전국 명품 음식 되려면
  • 이성훈
  • 승인 2013.10.28 10:05
  • 호수 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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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전주 한옥마을과 전주비빔밥, 콩나물국밥



글 싣는 순서

1. 광양불고기 유래와 현황  
2. 담양 떡갈비의 전통과 마케팅 기법   
3. 언양불고기의 경쟁력과 스토리텔링의 힘
4. 전주 한옥마을과   전주비빔밥, 콩나물국밥
5. 부산 자갈치 시장의 전국 명소화 비결 
6. 짜장면의 원조, 인천 차이나타운  
7. 광양불고기의 전국 명소화를 위한 과제 '


천년고도의 고장 ‘전주’ 비빔밥, 콩나물국밥이 이뤄낸 ‘조화’
풍부한 식재료, 탄탄한 문화 … 음식 경쟁력 뒷받침

전주음식, 왜 유명한가

맛과 멋의 고장 ‘전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비빔밥’과 ‘콩나물국밥’이다. 그만큼 전주비빔밥과 콩나물국밥은 한정식과 함께 전주를 넘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전주비빔밥의 경우 세계 시장에서도 맛과 음식 색깔 등을 골고루 갖춰 국제적인 음식으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전주음식은 기후와 지리적 조건 등 자연환경과 역사적인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아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며 발전했고, 그러한 과정에서 전주음식의 고유한 식생활 전통이 형성됐다.

전주 음식이 발달에게 된 것은 우선 음식에 쓰이는 식재료가 다양하고 풍부하기 때문이다. 전주는 ‘식재전주’, ‘완산팔미’로 유명한 고장으로 기후와 지형적으로 다양한 식재료가 생산되고 시장이 발달해 물산이 집산된 곳이다.

둘째 쌀과 곡물로 만든 떡과 죽 그리고 전통주가 발달했다. 만경평야를 배경으로 하는 전주는 쌀이 많이 생산돼 철마다 떡을 많이 만든다.

특히 나복병, 감인절미, 차조기떡, 섭전, 부꾸미, 화전 등 손이 많이 가는 떡을 만든다고 한다. 또 보양식이 되는 죽의 종류가 많고, 물이 좋고 쌀이 많이나므로 쌀로 빚은 약주로 송순주, 이강주, 죽력고 등 지방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향토 명주가 있다.

따뜻한 기후 덕분에 음식의 간은 세고 맛이 진한 편이며, 김치, 젓갈, 고추장과 장아찌 등 다양한 발효식품이 잘 발달한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전주음식은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오랜 시간 발효에 의한 단맛, 신맛, 쓴맛, 짠맛의 4가지의 기본 맛이 잘 어우러진 감칠맛과 깊은 맛으로 대표된다. 전주에서는 이런 표현을 ‘개미가 있다’고 하는데 ‘개미’는 음식 맛을 보고 나서 말하는 지역 사투리로 오랜 시간의 공력과 정성, 즐기는 사람의 기쁨 등을 포함한 사람들의 삶에서 자연스레 녹아난 참맛을 이를 때 쓰는 말이다.

음식에 대한 정성이 극진하고, 한 상에 차리는 음식 가짓수가 유난히 많은 것도 전주 음식의 특징. 조선왕조인 전주 이씨의 관향이며, 전라감영이 있던 곳이라 음식을 만드는 부녀자들의 손끝이 야무지고 그 정성이 지극하여 음식은 매우 호사스럽고 상차림은 상 위에 가득 차려진 음식의 가짓수 때문에 외지인을 놀라게 한다.

음식의 맛과 함께 소리와 서화 등 생활의 멋을 즐기는 풍류가 전주 음식을 더욱더 깊게 한다. 역사적으로 지형적 배경으로 쌀과 채소, 수산물 등 물산이 풍부하고 생활의 여유가 있어 소리와 서화를 즐기는 풍류가 있다는 것이다.


조선의 3대 음식인 전주비빔밥

독립운동가인 호암 문일평(1888~193 9) 선생은 전주비빔밥을 평양의 냉면, 개성의 탕반과 함께 조선 3대 음식의 하나라 극찬했다.

비빔밥은 전주만의 고유 음식이라기보다 전국적인 음식이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비빔밥을 꼽으라면 전주비빔밥과 진주비빔밥이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다. 비빔밥의 유래는 궁중 음식설, 의례 음식설, 농번기 음식설, 섣달그믐 음식설, 동학혁명설, 임금 몽진 음식설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나 비빔밥이 어떤 유래를 갖던지 결국 여러 가지 나물을 밥과 함께 비벼 먹는 것으로, 각 지방마다 특산 농산물의 사용을 바탕으로 발전되어 왔다.

전주비빔밥은 200년 전부터 전주에서 비빔밥을 즐겨 먹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주비빔밥이 잘 알려진 원인으로는 풍부한 식재료를 바탕으로 한 부녀자들의 음식 솜씨 등이다. 전주비빔밥의 특징은 사골 곤 물로 밥을 짓고, 밥의 뜸이 들 때 콩나물을 얹어 콩나물밥을 만든다.

차경옥 전주시청 문화경제국 한스타일관광과 주무관은 “전주 10미의 하나인 쥐눈이콩으로 키운 콩나물을 주재료로 육회, 황포묵, 순창고추장, 참기름과 계절에 따라 나는 푸성귀와 음식에 들이는 깊은 정성이 어우러진 합작품이 전주비빔밥의 특징이다”고 말했다.

2010년 3월 전주비빔밥은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 등록을 완료해 특화된 지역 특산품으로서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게 됐다. 표준 조리법과 특화된 재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 전국 및 해외에 난립한 전주비빔밥의 품질을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4시간 사랑받는 전주 콩나물국밥

전국의 콩나물 가운데 전주콩나물을 으뜸으로 친다고 한다. 콩나물은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나물로 무쳐 먹거나 구황식품으로 이용했다는 기록밖에 없다. 구체적인 조리법은 1910년부터 나타나는데, 그 원조는 단연 전주다.


초창기 전주콩나물국밥은 콩나물에 소금만으로 간하여 만들었으며, 아침 식전이나 자정 넘어서 이른 새벽에 먹는 국밥이었다. 전주 콩나물은 전주의 물이 좋아 다른 곳과 차별이 날 정도로 품질이 우수했으며, 콩나물국밥집을 탁백이 집이라 하여, 흑갈색으로 잿물을 칠하여 만든 오지그릇(뚝배기)에 담아 먹었다고 한다.

전주시에 따르면 뚝배기에 밥과 콩나물을 넣고 갖은 양념을 곁들여 펄펄 끓여 내는 콩나물국밥이 전통적인 ‘전주콩나물국밥’이라고 하고 펄펄 끓이지 않고 밥을 뜨거운 육수에 말아서 내는 일명 ‘남부시장식 국밥’이 있다.

전주에는 이 두 종류의 국밥이 애주가들의 입맛을 돋우며 자웅을 겨루고 있는데, 가격이 저렴해 술꾼들에게는 속풀이용 해장국으로, 샐러리맨들에게는 점심식사로, 가족단위 즐거운 외식장소로, 365일 24시간 즐겨 애용되고 있다.

전주 음식 중심으로 다양한 테마 프로그램 선보여

전주는 이런 풍부한 음식을 바탕으로 전국에서 최초로 지역을 명칭으로 하는 전주음식홈페이지를 제작, 활용하고 있다.

‘전주음식’ 홈페이지는 전주 음식을 연계해 누구나 직접 관광객들이 자유여행코스로 전주 음식과 전주 여행테마를 즐길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홈페이지를 통해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다는 것이다.


결국 전주는 ‘전주음식’을 한 가운데 두고 관광정보-숙박업소-연계축제-음식여행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것이다.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한옥마을 일대에서 열린 전주비빔밥 축제가 대표적이다. 올해 축제 주제는 ‘한바탕 전주! 세계를 비빈다’로 ‘화이부동’(和而不同-조화를 이루되 개성이 살아있는)의 정신이 스며있는 한국의 대표음식 ‘전주비빔밥’을 중심으로 맛, 멋, 흥 더불어 건강이 어우러진 음식큰잔치다. 

전주비빔밥축제는 비빔을 주제로 조리장원선발대회 ‘나는 쉐프다’를 비롯한 요리경연대회 및 비빔POP Culture, 푸드야!놀자 등 보다 풍성하고 다채로운 먹을거리, 즐길거리, 볼거리, 살거리를 마련했다.

전주는 이런 다양한 음식 문화, 풍류 문화를 배경으로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 선정돼 고즈넉한 한옥집의 향취가 가득한 한옥마을에서 전주와 전주비빔밥의 참 멋과 맛을 듬뿍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자리 잡고 있다.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인터뷰 | 차경옥 전주시 문화경제국 한스타일관광과 주무관

“음식은 지역의 문화와 함께 먹는 것”

한국조리기능장인 차경옥 전주시 문화경제국 한스타일관광과 주무관은 “음식은 지역 문화와 함께 먹는 것”이라며 “전주 비빔밥ㆍ콩나물국밥ㆍ한정식을 다른 지역 음식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고 강조했다.

차경옥 주무관은 지역마다 특성이 있고 자연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음식도 지역 특색에 맞게 발전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차 주무관은 “전주는 곡창지대로 음식 재료가 풍부해 예로부터 손맛이 뛰어난 고장”이라며 “하지만 전주 음식 솜씨가 뛰어난 것은 재료뿐만 아니라 든든한 문화유산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음식 맛과 함께 소리와 서화 등 생활의 멋을 즐기는 풍류가 뒷받침 됐기 때문에 전주 음식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전주가 조선왕조를 일으킨 전주이씨의 관향으로 조선시대에는 전라도 전 지역을 총괄하는 전라감영이 있던 행정 중심지로서 전라도의 행정, 군사, 교통, 산업, 문화의 중심지로 천 년을 내려온 역사적인 도시라는 점도 음식이 발달한 배경이다.

차 주무관은 “이제는 교통, 문화의 발달로 전주 음식을 전국 곳곳에서 맛볼 수 있어 어느 정도 보편화 됐다”며 “하지만 전주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음식 문화는 결국 지역에서 맛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차 주무관은 “전주비빔밥은 지난 2010년 우주에서 먹을 수 있는 기술도 개발됐다”면서 “비빔밥뿐만 아니라 콩나물국밥, 한정식도 더욱더 연구해 전주시가 세계속에 ‘맛과 멋의 도시’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