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사무감사 뒤로하고 상 받으러 자리비운 의원
행정사무감사 뒤로하고 상 받으러 자리비운 의원
  • 이성훈
  • 승인 2013.12.10 09:52
  • 호수 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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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이맘때다. 광양시의회 정례회 예산안 심사 기간에 일부 의원들이 지역구 행사 참여를 핑계로 자리를 비운 적이 있었다. 그때 기자수첩을 통해 회기 중 자리를 비운 의원들의 이름을 게재하고 호되게 비판한 적 있었다. 기사 영향 때문인지 그후 의원들은 회기 중에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되도록 자제하고 있다.

특히 행정사무감사와 내년도 예산안 심사 기간인 12월 정례회에 의원들은 더욱더 신중하며 일과시간에는 지역구 행사 참여를 피하고 있다. 정례회가 지역구 행사보다 더 중요한 의정활동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4년 후인 2013년 12월. 한 의원이 포스코에서 주는 상을 받으러 가기 위해 3일간의 행정사무감사 정책질의 기간 중 하루를 몽땅 비우는 일이 발생했다. 이 의원은 지난 3일 의회에 출장계를 내고 자리를 비웠다. 상을 받기 위해 포항으로 떠난 것이다. 상 받는 것이야 개인적으로 축하받을 일이지만 행정사무감사라는 중요한 시기에 자리를 비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공사 구분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해당 의원의 부적절한 행보는 비판 받아 마땅하다.

물론 절차상 아무 문제는 없다. 서면질의로 대신 했고 미리 의회에 양해를 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적인 업무도 아니고 개인적인 상을 받기 위해 자리를 비웠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행감기간 동안 의원들은 약속을 잡지 않고 본연의 업무에 충실히 임하는 것이 의무이자 시민에 대한 도리다. 의정모니터링단도 행감 정책질의 기간에는 의원들이 몇 시에 들어오고 중간에 나가는 횟수가 어떻게 되는지, 질문시간과 태도 등을 꼼꼼히 체크할 정도로 일거수일투족을 살펴보고 있다. 집행부도 현장과 모니터를 통해 어떤 의원이 어떤 질문을 하는지, 상황을 살펴본다.

해당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상 받으러 가는 것을 축하해주지는 못할망정 이렇게 흠집을 내도되느냐. 서면질의로 했기 때문에 절차상 아무런 문제는 없다”며 오히려 억울해했다. 절차상 문제없더라도 질서를 지키지 않았다면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번 일은 개인적인 수상과 별개로 공사를 구분했는지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의원의 말대로 한다면 행감을 모두 서면으로 대신하면 된다. 며칠 동안 딱딱한 자리에 앉아서 단내 나도록 질문하고 공무원들과 입씨름할 필요도 없다. 집행부도 서면으로 제출하면 서로가 편하다. 취재하는 기자들도 현장에 가지 않고 자료만 받으면 된다.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는다. 행감이라는 것이 현장에서 의원과 집행부가 서로 얼굴을 맞대며 논쟁하고 진솔한 대화를 나눠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또한 대화를 통해 어느 사업에 대해 오해가 있다면 풀 수 있다. 직접 질문하고 답변하는 것이 서면으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고 서면으로 할 수 없는 사안도 말을 통해서 충분히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회도 국정감사를 현장에서 직접 한다.    

이렇기 때문에 해당 의원의 해명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 출장이 왜 문제가 되는 것인지 아직까지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더 안타까울 뿐이다.

해당 의원의 해명은 의원들이 집행부에 가장 즐겨 묻는 “법적인 절차만 맞다면 추진해도 되느냐”라는 질문과 똑같다. 광양시의회에 앞으로 이렇게 공사 구분을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행감 기간에 개인적인 상을 받으러 자리를 비운 사람은 바로 송재천 의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