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을 바로 알자
호남을 바로 알자
  • 귀여운짱구
  • 승인 2007.05.10 09:57
  • 호수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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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을 바로알기 위해서는 역사적인 사실들을 제대로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역사적인 사실들 중에서 호남을 가장 잘 표현한 글이 있다면 바로 성웅 이순신 장군이 말씀한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 ” 로 "만약 호남이 없었다면 나라도 없었을 것"이 그것이다.

이 말은 이충무공 전서의 끝 부분 부록 서한문(書翰文)편에 있는 것으로 사헌부 지평 현덕승(玄德升)에게 편지 답장을 쓰는  중에 언급된 내용이다.
이 편지는 김천일 의병장과 호남의 제장졸(諸將卒)들이 진주성 제2차 혈전에서 모두 순절했던 6월29일을 약 보름 지난 시기, 즉 임진왜란이 발발한 이듬해인 1593년 7월16일자에 쓴 것이다.

왜 성웅 이순신 장군은 “만약 호남이 없었다면 국가도 없다.” 라는 엄청난 표현을 했을까? 많은 학자들은 다음 두 가지 이유 때문에 그러한 표현을 했을 거라고 분석하고 있다.
첫째로는 목숨을 걸고 왜군들과 싸운 호남 출신 의병들의 역할과 해전을 승리로 이끈 용맹한 휘하 장병이 모두 호남출신이라는 이유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임진왜란 때 대부분의 의병들은 자신들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을 방위하는 활동에 국한 되었지만 호남 지역의 의병들은 지역 방위 활동뿐만 아니라 서울과 진주성 등 국토 전반을 지키기 위한 전투에 참가하여 혁혁한 공을 세웠던 점을 이순신께서는 몸소 체험하셨기 때문일 것이다. 1591년 오늘날 여수 땅인 전라좌수영에 부임해온 이순신은 1592년 임진란이 발발하자 국가가 위급 상황임을 고려하여 관할구역 밖인 경상도 해전에 출전하였다. 그리하여 5월7일 제1차 해전인 옥포 해전, 5월29일 제2차 해전인 당포해전, 7월8일 한산도 앞바다에서의 제3차 한산도 대첩, 9월1일 부산포 해전에서의 승리 등 연전연승을 거두었다.

그러나 이순신이 투옥당한 후 원군이 지휘한 칠천량 해전에서 우리 수군은 대패하여 13척만 남게 되었다. 출옥 후 다시 전라좌수영에 임명된 이순신은 이 13척밖에 되지 않는 전력으로 133척의 왜선을 해남과 진도사이의 울돌목(명량 대첩)에서 대파했다.

13대 133의 싸움, 세계 역사에서 그 유래를 찾아 볼 수가 없는 명량대첩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것과 수많은 해전에서 연전연승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거북선을 만들고 남해안의 물때를 정확히 알고 있는 호남 어부 출신 제 장졸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순신 장군은 정확히 간파하고 있었던게 아닐까.
특히 수군장 초임으로서 연전연승의 승리를 이끌어낸 호남 제장졸의 해전 능력에 감탄한 것도 하나의 요인이 됐을 것이다.

둘째로는 김제평야와 호남평야에서 나오는 호남곡창이 우리 수군들의 군량미 보급 역할을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군 3천명 대 적군 10만 명의 중과부적의 진주성 전투를 죽음으로 사수했던 나주 출신의 김천일 의병장이 “진주성이 무너지면 호남 곡창이 무너지고, 호남 곡창이 무너지면 나라가 무너진다.” 라고 최후 결전의 일성(一聲)을 할 만큼 식량 즉 군량미는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그 당시 호남 곡창에서의 군량미 보급이 이순신의 해전 승리를 이끈 커다란 이유가 되었기에 그러한 표현을 했을 것이다.

만약 임진왜란 당시 왜군들이 호남을 먼저 공격하여 함락되었더라면  임진왜란은 왜군의 승리로 끝나고 말았을 것이다. 어떻든 임진왜란에서 조선이 승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모두가 호남 땅, 호남사람, 오늘날 전라남도에 기인한 것이다.
임진왜란 때 뿐만 아니라 한민족 역사의 기나긴 과정에서 우리 호남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임진왜란 때의 의병활동, 13대 133의 명량대첩 승리, 일제시대  때의 광주학생 독립운동, 현대사의 4. 19 과 5. 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이르기까지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나라를  위하여 의향과 예향의 도시에서 자라난 애국심과 정의로움을 가진 호남인들은 분연히 앞장서 왔다.
 
위와 같이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분연히 일어나 나라를 구한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 로 표현되는 호남에 대한 오늘날의 위상은 수많은 편견과 냉대, 소외 속에서 너무나 왜곡되어 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이 지역대결 구도라는 정치적인 계산속에 약 50여년 동안이나 왜곡되고 희생되어 왔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최첨단을 달리는 21세기에 조차 지역구도의 정치는 아직도 우리 곁에서 지겹도록 살아 숨 쉬고 있다. 이제는 21세기의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야만 하는 시점에 와있다. 성웅 이순신 장군으로부터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 라고 불리워진 호남인들이여!!! 우리 모두 21세기의 창조적인 새로운 역사를 쓰는데 분연히 앞장서야 할 것이다. 사소한 일에 억매이지 말고 애국심과 정의로움을 갖춘 의향과 예향민 다운 역할을 오늘에도 미래에도 계속해야 할 것이다.

조선시대의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 에만 안주하지 말고 21세기의 호남과 호남인에 걸맞은 새로운 표현어를 우리 모두가 만들어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자. 몇 100년이 흐른 후 미래의 우리 후손들이 이 새로운 표현어에 자부심을 가지고, 우리들을 자랑스럽게 생각 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