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하나를 찾아
잃어버린 하나를 찾아
  • 광양뉴스
  • 승인 2013.12.30 10:09
  • 호수 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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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운 광양 YMCA 사무총장
학교에서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이라고 배운 것이 생각난다. 여러 가지 의견 중에 하나를 선택하게 될 때, 많은 사람 중에 한 사람을 택하게 될 때, 많은 사람의 이익과 적은 수의 이익을 생각하게 될 때 우리는 다수의 생각을 따르고 다수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고, 선택하고, 행동해 왔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다수를 위해 소수가 희생을 하는 것을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였다. 이러한 생각은 사회적으로 소수자에 대한 무관심이나 차별로 나타나고 있다.

광양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광양YMCA)와 광양교육지원청이 공동으로 실시한 2013년 광양시청소년생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광양시 관내 초, 중, 고에 재학중인 청소년 1081명 중 가출(청소년들이 부모나 보호자의 허락 없이 혹은 그들의 의지와는 반대로 24시간 이상 가정에서 나와 머무르는 것)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이 4%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숫자는 청소년기본법이 정하는 청소년(9세~24세)인구수로 보면 광양시 청소년인구 35,108명(2012년 기준)중 1,400여명 이고, 중·고 학생인 13세~18세 인구(15,398명)중 615명이 가출 경험이 있다는 통계이다.

가출 원인을 보면 조사 결과마다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지만 최소50%, 많게는 70%까지 가정의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가족의 문제 중 심각한 부분들은 부모의 폭력, 가정불화, 부모간 갈등, 가정 성폭력 등으로 청소년 가출의 원인이 청소년보다 부모의 책임이 더 크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다. ‘나는 가출한게 아니라 탈출한 것입니다’ ‘집에 사는 것보다 교도소에서 사는 것이 맘 편할 거예요’라고 울부짖는 청소년의 목소리에 우리는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가출청소년들의 문제는 가정에서 머물지 않는다. 집나간 딸을 찾기 위해 경제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가족공동체가 깨지는 경우도 많이 있다. 특히 이들로 인한 사회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가출청소녀의 경우 약50%의 청소년이 성관계 경험이 있고, 잘 곳이 없고, 배가 고파서 성매매에 빠지는 경우가 32.6%라는 서울시 조사결과가 있다.

성경에 보면 ‘양 백마리가 있는데 그중에 한 마리가 길을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산에 두고 가서 길 잃은 양을 찾지 않겠느냐? 분명히 말하지만 잃어버린 양을 찾으면 길을 잃지 않는 아흔아홉 마리 양보다 그 한 마리 양 때문에 더 기뻐할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가치로 따지면 찾을 수 있다는 확신도 없는 한 마리 보다 아흔아홉 마리를 잘 돌보는 것이 경제적으로 맞을 것이다. 그러나 잃어버린 한 마리를 불쌍히 여기고 찾아나서는 것 그것이 참된 목자의 모습이 아닐까? 우리는 96% 청소년들이 잘 자라고 있다고 착각해서는 안된다. 잃어버린 하나를 소홀히 여기면 결국 모든 것을 소홀히 여기는 것이다. 가장 안전하게 보호 받아야 할 가정에서 상처 받은 청소년을 위해, 자신의 안전을 위해 가정을 탈출한 청소년을 위해, 잘 곳 없고 배고파 몸을 팔아야 하는 청소년을 찾는 일에 땀과 정성을 쏟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