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나리들, 전시행정은 그만 좀!
공무원 나리들, 전시행정은 그만 좀!
  • 김보라
  • 승인 2014.01.20 09:15
  • 호수 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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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장이 왜 이렇게 복잡해? 무슨 날이야? 차 댈 곳이 하나도 없네, 그냥 우리 마트로 가자”
지난 16일 광양읍 5일장에 방문한 주부 A씨와 일행 4명의 이야기다.

광양읍장은 평소에도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복잡하기로 유명한 곳. 하지만 이날은 ‘광양시장님께서 납시는 날’이라 유달리 부산스러웠다.

이날 광양시는 ‘지역실물경제 활성화와 서민생활 안정’을 명목으로 공공기관, 금융기관, 기업체 등 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광양5일장 민생투어’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국내경제와 지역실물경제 회복을 위해 민·관·산이 협력해 실물경제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서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시는 주요시책과 기관·단체 협조사항 등을 보고하고 온누리상품권 구매증서 전달, 기업체와 전통시장 자매결연 협약식을 가졌다. 또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으며, 온누리상품권으로 시장보기를 끝으로 현장 민생투어를 마쳤다.

취지는 좋았다. 하지만 과정이 문제였다.

주차  공간 협소로 인해 광양읍장이 복잡한 것은 광양시민이라면 누구나 다 문제점으로 꼽는다. 이를 공무원들이 모를 리 없을 터.

하지만 이날 행사에 참여한 인사들은 대부분 승용차 혹은 단체버스를 타고 왔다.

그나마 얼마 되지 않는 주차공간이 꽉 차는 것은 물론이요, 들어가려는 차들이 줄을 서면서 인근 교통은 혼잡의 극치를 달렸다.

때문에 평소 때처럼 장을 보러 온 시민들마저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으며 오히려 상인들은 선의의 피해자로 전락했다.

혹자는 우르르 지나가는 공무원 무리(?)의 뒷통수에 따가운 시선을 날리기도 했다. 하지만 당장 행사 진행에 급급한 이들에게는 서민들의 혀 끌는 소리가 느껴지지 않았나보다.

광양시에서 앞장서 행사참여자들에게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였더라면 어땠을까?

정말 서민 경제를 위한다면, 진정으로 서민과 상인들의 입장에 서서 한번만이라도 더 깊게 생각해봤더라면, 이런 웃지 못 할 ‘전시행정’을 강행하지는 않았을 텐데, 라는 생각에 저 위에 계신 공무원 나리들께 이말 한마디 전하고 싶다!

“대목 앞두고 고생하신 시장 상인과 시민 여러분, 본의 아니게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