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의 정상화
비정상의 정상화
  • 광양뉴스
  • 승인 2014.03.31 09:50
  • 호수 5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영우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전남상담소 소장
김영우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전남상담소 소장
경실련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 박근혜대통령의 공약 이행률은 경제민주화 28%, 행복주거 공약 67%로 꽤나 높게 나타난 편이었다.

하지만 전체공약 이행률은 27%에 그친 것으로 조사되었고 노동 분야인 행복한 일자리 공약 이행률은 13%로 평균보다 낮았다. 더군다나 대선전부터 강조했던 국민대통합 공약 이행률은 0%로 조사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국정원 및 정부기관의 선거개입과 검찰총장의 낙마, 고위공직자 인사파동, 방미과정에서 성추문과 통상임금문제, 종북논란, 전교조의 법외노조통보, 공무원 노조설립신고반려, 12월 경찰의 민주노총 폭격 등으로 대한민국 사회가 사분오열되어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

2014년 정부는 비정상의 정상화란 듣기 좋은 말과 규제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하루 400여명의 국민이 서민경제양극화와 피폐한 삶을 비관하면서 자살하고 있다.

또한 샐러리맨들에게는 1년 고생한 대가의 성과급 노릇을 했던 13월의 월급이 사라지고 13월의 세금만 늘어나는 반면, 재벌과 슈퍼리치들에게 각종 특권과 감세혜택은 계속되고 있으며, 국정원 간첩조작사건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이런 와중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월 기자회견에서 카지노에서나 로또당첨자들에게 들을 수 있는 통일 “대박”이란 화두를 던져 놓자 청와대는 친절하게도 대박 뜻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영어번역어로 보난자(bonanza)와 잭팟(jackpot=)을 내놓기도 했다.

보난자는 노다지라는 뜻이고 잭팟은 카지노용어라는데 흔히 투기판에서나 쓰는 용어를 대통령이 대박으로 표현한 것에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통일은 남북이 변화와 혁신을 통하여 분단체제가 만들어낸 반민주적 억압 질서와 기득권구조를 해체하고 인간다운 삶을 사는 행복한 곳으로 만드는 것이 진정한 통일이지 대박(투기)을 상상하면서 어느 한곳만 이익을 챙기는 것은 통일의 큰 뜻에 반하기 때문이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진돗개는 한번물면 안 놓는다는 진돗개정신, 암 덩어리, 쳐부술 원수, 천추의 한을 남기면 안 된다는 등 같은 표현이라도 어떻게 하면 더 강력한 표현을 찾으려는 모습인데, 공직기강을 바로 잡으면서 국정의 목표를 짧은 기간에 달성하고 싶고 간절한 마음에서 나온 표현으로 보이지만 여성대통령의 표현으로 보기에는 섬뜩하기까지 하다.

적어도 국가원수라면 절제된 표현과 행동으로 국민을 설득하는 좋지 않겠는가 싶다.

50~60년대 여촌(輿村-시골여당) 야도(野都-도시야당)란 말이 있었다. 이후 빨갱이니, 종북이니 하면서 진보, 보수로 나뉘고 그리고 지역으로 찢어진 것을 역대 대통령처럼 박대통령도 국민대통합시대를 열어 치유하겠다고 아픈 손을 내밀며 전국각지를 돌면서 약속을 지킬 수 있게 해달라고 하여 당선되었지만 지난 1년 치적으로 기억되는 것은 정부기관의 각종사건과 더불어 역대 최악의 인사단행(공공기관 고위직 114명)으로 국민대통합은 사라지고 말았다.

문제는 지난 1년을 거론할 것도 없이 지금 진행되는 비정상만도 셀 수 없이 많다는 것이다. 공기업의 철저한 개혁을 주문하면서도 끓임 없이 낙하산 인사를 고집하고, 파벌을 일소해 통합을 이룬다면서도 내편 네 편을 가르고 듣기 좋은 말 외에는 그 어떤 이야기도 듣지 않는 불통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대통령의 화두는 단연 비정상의 정상화다. 이는 수십 년의 관습과 적당주의, 독선으로 사회 각 부문에 착근한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리겠다는 개혁의 의지를 표현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왠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 지난달에도 문제가 있는 인물을 국회선출 몫의 국가인권위원으로 임명을 강행하더니, 민주화운동 기념 사업회  이사장마저 임원추천위원회가 제청한 후보를 끝까지 거부하고 친일교학사 교과서를 지지한 목사를 절차와 반대를 무릅쓰고 임명을 강행하였다.

두 말할 것 없이 인사가 만사란 말이 있다. 제대로 된 인사가 이루어 지지 않는 다면 비정상의 정상화는 허구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