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잃기 전 외양간 고치자!
소 잃기 전 외양간 고치자!
  • 김보라
  • 승인 2014.04.07 09:21
  • 호수 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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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목포에서 주차장이 폭삭 내려앉아 주민 800여명이 불안에 떨며 대피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대형 참사는 피했지만,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며칠째 바깥 생활을 해야 하는 주민들의 불편과 공포감은 그 어떤 물질적인 보상으로도 되갚지 못할 상처가 될 것이다.

사고 원인은 경찰 조사로 발표될 일이지만 주민들에 따르면 신안건설이 주차장 바로 옆에 아파트를 지으면서 신축 터파기 공사로 수개월 전부터 주차장과 도로 균열이 생기고 일부는 내려앉았지만 제대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아 결국 무너졌다고 한다.

문제는 이런 사고가 광양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지역 곳곳에서는 아파트를 짓고 있고 산업단지, 공원용지 등을 조성하기 위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인구 5만이 넘는 중마동의 경우 산업도로 아래 지역은  바다를 매립한 땅으로 연약지반이 많은 탓에 지반 공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어떤 불상사가 벌어질 지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다. 더군다나 연약지반이 많은 매립지에는 성호, 태영, 호반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을 뿐만 아니라 중마동 번화가가 형성돼 인구 밀도도 상당히 높다.

홈플러스 광양점은 해마다 주차장 보수로 몸살을 앓고 있다. 홈플러스 주차장은 파일을 박은 부분 외에 지대가 울퉁불퉁하게 변형되고 있어 해마다 보수공사를 하고 있는데 보수공사가 언제 끝날지는 불투명하다. 이곳 매립지 아래는 뻘로 되어 있어 시간이 지나면 뻘이 움직여 땅 형태가 변형될 수밖에 없는 구조기 때문이다.

불편과 불안함은 고스란히 고객 몫이다. 주차장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건물이 튼튼하다 할지라도 불안감을 사라질 수밖에 없다. 건물과 주차장 사이가 균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뿐만 아니다. 2007년 10월에는 광양항 컨테이너부두에서 크레인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사고 원인은 장비 결함으로 밝혀졌는데 사고 당시 크레인을 지탱하던 와이어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끊어지고 추락방지장치도 제 기능을 상실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100억원 이상 막대한 재산 피해를 보면서 광양항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2009년에는 동호안 제방이 무너져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자연환경을 살펴봐도 광양은 ‘안전’이라는 단어를 절대 쉽게 볼 형편이 안된다. 해마다 장마철 집중 호우가 몰아치면 도심 침수가 곳곳에서 일어난다. 광양시는 강남병원 아래 저지대 교차로와 홈플러스 사거리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도깨비 도로 입구 등 취약지 2곳에 우수관거 공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올해 장마철에는 그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산으로 둘러싸인 광양시는 산사태 위험이 전남도에서 가장 많은 지역이다. 장마철이면 곳곳이 산사태로 도로와 건물이 무너진다. 지난해 전남도 조사에 따르면 광양은 산사태 취약지역이 142곳에 25ha이며 붕괴우려 지역도 38곳이나 된다.

한창 성장하는 도시의 가장 큰 맹점이 바로 ‘안전’이다. ‘개발, 성장’이라는 목표에 집중한 나머지 자칫하다가 안전이 뒤쳐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해빙기를 지난 지금은 지반 동결과 융해현상이 반복되면서 지반침하에 따른 건축물의 구조 약화로 인한 균열 및 붕괴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높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려 하지 말고 소 잃기 전에 외양간이 튼튼한지 돌다리도 두드려보는 심정으로 자세히 살필 시점이다.

15만 광양시민은 안전한 도시에 살아야할 권리가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