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월중 야구부‘전남도대표’확정
진월중 야구부‘전남도대표’확정
  • 이혜선
  • 승인 2014.04.14 09:47
  • 호수 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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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2개월만의 쾌거 … 숙제도 많아
진월중 야구부.

진월중학교 야구부가 전남도대표를 확정했다. 창단 2개월만의 쾌거라 그 기쁨은 배가됐다.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5일까지 열린 전국소년체전 전남도대표 선발전에 출정한 진월중 야구부는 △순천이수중 12:0 콜드게임 △화순중 8:1 콜드게임 △나주세지중 6:3 △여수중 5:1로 4전 전승으로 1위에 올라섰다.

특히 여수중은 지난해 도대표를 했던 팀이어서 그 승리는 더욱 값졌다.

이용기 감독은 “우리는 큰 긴장감 없이 할 수 있다는 믿음만으로 도전을 했다”며 “많은 축하를 받아서 기쁘고 훌륭하게 경기를 펼친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용기 감독.
그는 “연습게임을 통해 팀워크가 살아나는 것을 느꼈다”며 “첫출발을 좋은 성적으로 낸 아이들이 자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야구부는 오는 5월 24일에 열리는 소년체전 본선 진출을 목표로 비지땀을 흘리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한편, 진월중 야구부는 광양 유일의 엘리트 야구단으로 지난 1월 24일 창단식을 가졌다.

경기도 광주, 충청, 울산 등에서 선수들을 영입해 14명의 주전들로 채워진 진월중 야구부는 이용기 감독이 이끌고 있다.

야구부가 만들어진 것은 진기동 교장의 결심에서 출발했다. 진월출신인 진 교장은 진월중이 학생 수가 자꾸만 줄어들어 폐교를 걱정하게 되자 야구부 유치를 선언한 것이다.

그는 “그때는 절박한 마음이 너무 컸다”며 “무모했지만 후회 없는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구부 창단을 선언한 후 40일 만에 창단식이 열렸다. 축하의 인사도 많이 받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컸다. 특히 같은 지역민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진기동 진월중학교장.
제대로 된 야구장 하나 없는 열악한 인프라에서 엘리트 야구를 육성하는 일이 녹록치 않다는 걸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기동 교장과 이용기 감독은 묵묵하게 야구부를 이끌어 나갔다.

야구장도 없었다. 이용기 감독은 사비를 털었고 학부모와 동문회, 지역민들이 십시일반 정성을 모았다.

한국전력의 전봇대 지원을 받아 약 4천만 원으로 진월중 운동장을 야구장으로 만들었다.

이용기 감독은 “야구장이 없으면 선수들을 유치할 수가 없기 때문에 제일 급했던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여전히 진월중 야구부는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

진기동 교장은 “선수들을 육성하기 위한 인프라는 물론 재원도 턱없이 모자란 형편”이라며 “두 팔을 걷고 도움을 요청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진월중 야구부는 진월중 학교 뒤편에 마련된 간이 합숙소에서 지내고 있다. 광양시청 체육진흥과는 선수들이 지낼 곳으로 사평마을에 있는 옛 진월중앙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하고 있는 중이다. 그곳에서 선수들과 코치진이 생활할 예정이며 5월초가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그곳에는 연습공간이 없어 진월중까지 매일 등하교가 이뤄져야하는데 교통편이 마땅치 않다. 선수들을 위한 전용 버스가 없어 현재도 경기가 있으면 감독과 부모, 교사들의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진기동 교장은 “선수들의 숙소문제가 해결된 것은 정말 기쁜 일이지만 당장 이 아이들을 데리고 다닐 차편이 없다”며 “학교 재원으로 마련할 수도 없고 외부 기업이나 단체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용기 감독은 “아이들이 일주일이면 쌀 100kg을 먹는다”며 “진월 사회단체로 구성된 진월중야구부후원회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며 감사의 맘을 전했다.

실제로 안영춘 후원회장을 비롯해 진월면 주민들은 학생들을 위한 쌀, 식자재 등 먹을거리를 후원해오고 있다.

진 교장은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선수들을 서포트 해줄 수 있는 스폰서가 나타나주길 바라고 있다”며 “선수들이 맘껏 훈련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용기 감독은 진월중야구단을 단순히 전남의 엘리트 야구단이 아닌 전국에서 오고 싶어 하는 야구단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는 “내년 입학을 기다리는 대기선수들이 17명 정도 있는데 이중에 오디션을 통해 선수들을 선발할 예정”이라며 “전남 야구의 새로운 도약이 필요한 시점에 우리 선수들이 선도적인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