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92.8%가 공정하지 않은 것으로 본 대한민국
20대 92.8%가 공정하지 않은 것으로 본 대한민국
  • 광양뉴스
  • 승인 2014.05.19 09:54
  • 호수 56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영우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전남지역 상담소장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연고주의에 의한 인식도’를 설문조사한 결과 20대 청년 10명중 9명이 “우리 사회는 학연ㆍ지연ㆍ혈연ㆍ인맥에 좌우되고 있으며,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응답률은 기성세대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공정사회 확립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연고주의와 관련해 우리사회의 공정성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전체응답자의 78.5%가‘공정하지 않다’(별로 50.0%, 전혀 28.5%)고 답했으며, 공정하다(대체로 16.0%, 매우 2.0%)의 답변은 18.0%에 그쳤다.

불공정하다는 응답률은 연령이 낮아질수록 높았는데, 20대가 92.8%로, 60대 이상의 52.7%보다 무려 40.1%나 높은 수치였으며, 30대와 40대는 각각 86.7%와 83.4%였고, 50대는 76.9%로 나타나면서 20대 이상들이 바라보는 대한민국은 결국 사회전반이 공정하지 않다는 결론이었다.

미래를 짊어질 젊은 세대가 공정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한 것은 그만큼 대한민국의 미래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최악의 취업난등에 따른 미래불안감과 더불어 개인의 노력이나 능력이 있어도 공정하지 못한 사회 때문에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청년층과 더불어 국민대다수가 불공정한 사회라고 판단한데는 ‘본인이나 지인이 최근 1년간 취업이나 승진, 업무 등 취업 처에서 파벌로 인해

불이익을 당한 적이 있다’는 응답률이 36.9%에 달한 것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다. 불이익의 원인으로는 학연(본인 52.0%, 지인 55.9%)이 단연 앞서고 지연, 혈연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세월호 참사도 후진적 안전문화와 더불어 부패한 관료 등 우리사회의 적폐를 단적으로 입증한 셈이다.

공직사회의 뿌리 깊은 연고주의는 해수부의 선박안전 담당부서 공무원과 해운업계의 항해사ㆍ기관사 등 상당수가 특정대학 출신으로 되어있어 감시와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세월호 사태도 불공정의 결과인 셈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정치, 경제, 법조, 체육계 등 사회전반에 걸쳐 연고에 따라 밀어주고 끌어주고 눈감아주는 관행으로 ‘불공정국가’‘파벌공화국’의 굿판으로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세월호 15명의 선원 중 2/3에 해당하는 9명이 비정규직 저임금 노동자로 밝혀졌다. 전체 선원들의 월평균 급여가 200만원도 안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세월호 사태에서 그들에게 목숨을 걸고 인명을 구조해야 할 본분을 다하지 않았다고, 직업윤리를 앞세워 장렬히 죽음을 맞았어야 한다고 말 하고 있다.

물론 직업윤리를 따랐어야 했고 그들이 취한 행태는 무책임했으며, 보도를 통해 읽혀지는 그들의 표정은 수많은 목숨들을 수장시킨 장본인들치고는 너무나 뻔뻔해서 국민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IMF로 국가부도사태를 맞이하면서 비정규직노동자 집단이 본격화되면서 현재 전체노동자의 절반에 가까운 1000만 명의 비정규임시직이 있다. 이는 OECD평균의 두 배가 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OECD국가 중 장시간 노동시간도 단연 1위다. 더 굳은 일과 장시간 일을 하면서도 대우는 정규직 절반수준이다. 제가 만나는 사람 중 모 기업에 다니는 비정규직 노동자는 언제 잘릴지도 모른다며 다니는 회사를 저주한다고 서슴없이 말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도 경영자는 이윤극대화라는 경제논리를 앞세우며 비정규노동자를 비용절감의 도구로 전락해놓고 충성심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도 하청을 다니면서 자존심 때문에 원청회사직원이라고 말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세월호에서도 보았듯이 멋진 마도로스의 복장을 벗어던지고 싶겠는가? 유니폼이 실질이 없는 허울이고 죽음의사지로 내 몰기위한 미끼라면 해법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국가 안전처 같은 것이 백 개가 만들어지고 제도적으로 부패의 고리를 차단했다고 해도 현장을 지키는 노동자들이 몸을 던져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의 모든 것이 허사일 것이다.

제2의 세월호 사건은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다. 불행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공정한 대우를 받고 꿈과 희망의 보상을 누릴 수 있을 때만이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