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 스마트폰‘뺏어 말어?’
우리 아이들 스마트폰‘뺏어 말어?’
  • 이혜선
  • 승인 2014.06.16 09:29
  • 호수 5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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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절능력과 자제력을 키우는 것이 먼저
지난 12일, 광양읍 보건소 회의실에서 열린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학부모 공개강좌에 참여한 학부모들.

우리 아이들의 스마트폰 과다사용으로 속병을 앓는 부모들이 점점 더 늘고 있다. 안 사주자니 불안하고 사주자니 중독이 염려되는 스마트폰. 다른 아이들도 다 쓰는데 내 아이만 안사주면 기죽지 않을까하는 염려에 부모들의 지갑은 결국 열리고 만다.

아이들의 부모 맘을 알아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아이들은 스마트폰의 매력에 풍덩 빠지면 헤어나기가 어렵다.

빠른 화면전환 알록달록 형형색색의 화면, 없는 게 없는 게임부터 친구들과의 일상을 공유하려면 스마트폰에 더욱 매달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중독을 함부로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김연주 로뎀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은 “스마트폰을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해야 만족감을 느끼는 내성, 스마트폰이 옆에 없으면 불안하고 초조함을 느끼는 금단현상, 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가정이나 학교, 직장 등에서의 생활에 문제가 생기는 일상생활 장애가 일어나면 중독이라고 판단한다”며 “아이가 자기 할 일을 하면서 스마트폰을 오랜 시간 사용하는 것은 중독이라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연주 원장은 스마트폰에 쉽게 중독되는 아이들의 정신 심리적인 요인과 사회적 요인을 들어 설명했다.

먼저 정신 심리적 요인을 살펴보면 먼저 주의력 결핍-과잉행동장애를 앓고 있는 아이들이 전전두엽 기능 저하고 만족을 지연시키려는 능력이 부족해 인터넷 이용 자기 조절이 어렵다. 즉각적인 보상과 자극을 추구하는 성향 때문에 인터넷과 게임에 더 쉽게 매료되는 것이다.

또 내성적인 성향의 우울한 아이들이 현실적 고통에서 벗어나는 도피처로 스마트폰 안의 사이버 공간을 찾게 되고 자존감이 낮은 아이들은 대인관계와 대면 소통을 어려워해 비언어적인 표현이 불필요한 스마트폰을 더 많이 찾게 된다는 것이다.

그 외에 강박증이 있는 아이들도 무의식적으로 스마트폰을 찾는 등의 중독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사회적인 요인으로는 스마트폰을 너무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우리 사회 환경을 들 수 있다. 유아기부터 쉽게 인터넷, 스마트폰에 노출되고 아이돌 스타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부추긴다.

하지만 이를 법적으로 제한하는 법률이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미비한 실정이다.

가정에서도 아이들의 스마트폰 중독을 부추기는 경우도 많다. 부모-자녀 관계의 갈등이 높을수록, 거절과 비난을 많이 받은 아이들일 수록, 부모의 관심 밖에 있는 아이들일 수록 중독의 위험성은 올라간다.

김연주 원장은 “자녀의 나이가 어릴수록 긍정적인 부모-자녀관계를 통해 인터넷, 스마트폰 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며 “부모가 먼저 문제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처음에는 아이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다가 떼를 쓰면 결국에 들어주는 경우가 흔한데 이것을 간헐적 강화라고 부른다”며 “이 간헐적 강화가 적용된 것은 복권, 도박, 주식, 낚시 등인데 간헐적 강화는 강한 중독을 일으키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무조건 못하게 하거나 마냥 허용해주는 것은 오히려 악순환을 일으킨다”며 “아이 스스로 자제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가 자제력을 기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연주 원장은 “평상시 아이와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데 이때 아이와의 대화에서 지시 없는 대화를 여러번 나누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하루에 몇 시간, 어떤 프로그램을 이용하는지, 스마트폰 이용 전후 생활 규칙, 스마트폰 압수에 관한 규칙들을 명확하게 하고 꼭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 외에 스마트폰은 방 밖에서 사용하기, 와이파이 밤에 끄기, 부모 스마트폰 안하기 동참과 함께 이런 원칙들이 일관적으로 지켜질 수 있도록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김 원장은 “적절한 통제와 허용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 만큼 자녀의 의견을 존중하는 자세도 필요하다”며 “엄마는 한번 말하면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지시켜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