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빛그린 광양매실’ 타 지역산 공세에 ‘가격 뚝’
위기의 ‘빛그린 광양매실’ 타 지역산 공세에 ‘가격 뚝’
  • 김보라
  • 승인 2014.06.16 09:40
  • 호수 5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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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매가 작년에 ‘절반’…재배지역 확산 및 수확량 증가·내수 부진 요인
농민과 농협직원들이 지난 9일 오전 동광양농협 성황지점 매실 수매장에서 매실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
광양의 특목 작목인 매실 가격이 올해 크게 떨어져 재배 농민들이 시름을 앓고 있다. 이에 농민들은 직거래에 나서는 등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 주문량에 매일 울상을 짓고 있다.

지역 농협 등에 따르면 올 매실가격이 지난해의 40~5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양에서 재배되는 매실은 광양농협, 진상농협, 동부농협, 동광양농협, 다압농협 등 5개 지역 농협에서 전량 수매해 전국에 유통된다.

이들 농협은 5월 하순부터 6월 하순까지, 길게는 7월까지를 매실 수매기간으로 정하고 씨알을 크기별로 선별해 그날그날 시세를 매기고 있다.

매실은 크기에 따라 5개 등급으로 나눠지는 데, 실제 지난 13일 기준 다압 농협의 크기별 매실 수매 가격은 XXL 3만원선, L 2만원선, M 1만2000원선, S 6000원선, 2S 2~3000원선이었다.

지난해 왕특등급(XXL)의 경우 4만5000원을 훌쩍 넘기기도 했던 것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금액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매실값이 폭락한 원인을 수확량 증가와 내수부진에 있다고 분석한다.

올해는 서리가 없고 기후 조건이 좋아 예년에 비해 수확량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세월호 사건과 내수경기 침체 등으로 구매가 줄면서 한마디로 말해 매실이 남아돌게 됐다.

특히 매실은 과일이 아니기 때문에 저장이 안 돼 가공 외에는 다른 방법으로 사용될 길이 없어 가정이나 업소 등의 선주문으로 대부분 유통된다.

하지만 인터넷 판매자와 택배 기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매실값이 폭락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지난해의 2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매실 수매가가 폭락하자 일부 매실 농가는 직거래를 통해 조금이나마 더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꽁꽁 닫힌 소비심리에 그마저도 여의치 않아 발만 동동 굴리고 있다.

골약동에서 매실 농사를 짓고 있는 선순규(67)씨는 “‘흉년에 떡도 많으면 싸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셈”이라면서 “인건비도 못 건지게 될 판이어서 내년 농사는 어찌 지어야 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이같은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농민과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지역 농협 관계자는 “전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앞으로 광양 매실이 살기 위해서는 타 지역 매실과는 다른 차별점을 강조해 홍보하고 마케팅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송재부 광양시 매실특작과장은 “생매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현재의 유통구조에서 가공품 판매로 판로를 확대해 소득 증대를 꾀해야 하며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수출시장 개척 등의 소비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면서 “농가에서도 나무 식재 기준 거리를 준수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 최고 품질의 매실을 생산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광양지역 매실재배 면적은 지난해 기준 1321ha규모를 자랑하며, 3244농가가 지난해 9770톤을 생산, 248억 원의 소득을 올렸다. 시는 올해 수확량이 약 2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