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조합장, 대출 알선 명목 ‘고액 그림 수수’ 의혹 받아
농협 조합장, 대출 알선 명목 ‘고액 그림 수수’ 의혹 받아
  • 김보라
  • 승인 2014.06.23 09:26
  • 호수 56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0억대 대출 위해 8600만원 상당 그림 3점 건넸다”
제보자 A씨가 B조합장에 대출 알선을 명목으로 전달한 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감정가 2800만원 상당의 인석 정성태 선생의 한국화 작품.
지역 농협 조합장이 대출 알선을 명목으로 고액의 그림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해당 조합장은 대출이 무산됐음에도 불구하고 대가성으로 받은 그림 3점 중 2점만을 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해당 조합장은 “그림 안받으면 해코지할까 무심결에 받은 것일 뿐, 대출 알선 대가 아니다”며 엇갈린 주장을 펴고 있어 경찰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보자 A씨 등에 따르면 영농조합 법인의 상무였던 A씨는 2012년 평소 알고 지내던 B 조합장에게 30억원대의 대출 알선을 부탁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2012년 6월 한 음식점에서 B조합장을 만나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농협중앙회에 잘 말해달라”며 감정가 4800만원 상당의 인정 함용식 선생 한국화 작품과 2800만원 상당의 인석 정성태 선생의 한국화 작품을 건넸다.

이외에도 A씨는 자신의 집에서 B조합장과 만나 해당 대출 알선을 명목으로 감정가 1000만원 상당의 그림도 전달했다.

하지만 결국 이 대출건은 무산됐다. 이에 그림 반환을 요구하자 B조합장은 4800만원짜리와 1000만원짜리 그림만을 돌려줬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현재 해당 영농조합법인은 부도난 상태다.

A씨는 “음식점에서 그림을 건넬 당시 얼마짜리 그림인지를 밝히며 대출을 부탁했으며 혹시 몰라 증거를 남기기 위해 만나기 직전 그림(4800만원짜리와 2800만원짜리) 2점을 사진으로 찍어 파일로 남겨뒀다”면서 “B 조합장은 처음 건넨 4800만원 짜리와 1000만원짜리 그림, 2점만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럼 2800만원짜리 그림은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이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뇌물공여죄로, 나 역시 처분 받겠지만 B 조합장의 뻔뻔한 태도에 억울하고 화가 치밀어 올라 참을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B 조합장은 “평소에도 포악하기로 유명한 A씨가 성의를 무시한다고 오해해 해코지라도 할까봐 그림 2점을 어쩔 수 없이 들고 나왔을 뿐, 대출 부탁은 받은 적이 없다”면서 “그림이 얼마짜리 인지도 몰랐으며 그렇게 비싼 그림을 나에게 줬으리라 상상도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B씨가 개인적으로 서운한 감정을 쌓아오다 최근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한 것에 거절하자 앙심을 품고, 협박을 하기도 했다”면서 “특히 내년 3월 조합장 선거와 관련해 나를 곤란케 할 악의적인 목적으로, 음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광양 경찰은 이와 관련해 조합장 사무실을 압수수색 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이영섭 수사과장은 “다각적으로 사건을 조사해 빠른 시일내에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