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문화연구회가 만난 사람 <2> 역주행 인생 딛고 ‘봉사’로 새 삶 펼친다
광양문화연구회가 만난 사람 <2> 역주행 인생 딛고 ‘봉사’로 새 삶 펼친다
  • 광양뉴스
  • 승인 2014.06.23 09:46
  • 호수 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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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균(스마트 미디어 문화 전도사)

 


시민의 대부분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단순한 휴대 전화 기능을 넘어 소셜미디어 총아로서 사회적 의미가 크다.

스마트폰은 휴대 전화기로 개인 간의 통화뿐만 아니라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텍스트, 영상, 음향 등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멀티미디어 기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용자들은 정보의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 역할까지 하며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한다.

새로운 사회적 관계망을 구축해 주는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들은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를 기반으로 하여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소셜미디어라 한다.

이른바 SNS(Social Networking Service)는‘사회 연결망 서비스’이며, 이것을 우리식으로 말하면‘인맥 구축’ 활동이다. 이러한 소셜미디어의 주요한 도구인 스마트폰을 통화하는 데만 사용하고 마는 사람들이 많다.


교통사고, 인생의 전환점이 되다

(사)스마트소셜연구회 김영균(49) 회장은 최근 SNS 활동으로 알려졌고, 광양신문에‘스마트폰 즐기기’를 2년째 연재하고 있다. 포스코에 납품하는 승리상사 임원으로 일하는 것을 아는 사람들의 일부는 김영균 씨가 직업을 바꾼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사람이 달라지고 직업이 바뀐 것으로 오해할 만한 까닭은 무엇일까?

김영균 씨는 2009년 3월 29일, 자신의 승용차를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역주행을 해 덤프트럭과 충돌하는 사고를 겪었다. 그는 그대로 의식불명 상태가 되었다.

경찰이 와서 시체인 줄 알았으나 숨을 쉬고 있어서 성가롤로병원으로 옮겼다. 병원에서 장을 2m나 자르고 발목도 자르는 수술을 2차례 하고 1년 동안 병원 중심의 생활을 하게 됐다.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고 고립된 상태에서 새롭게 나온 스마트폰을 손에 넣고 빠져들었다. 그 전에는 인터넷으로 전자우편(E-mail)을 확인하는 정도였는데, 스마트폰에 심취하고 보니 세상과 소통하기에 이보다 좋은 것이 있겠는가 하며 감탄했다. 치료를 마치고는 서울로 SNS 활용 강좌를 들으러 토요일마다 6개월을 다녔다.

김영균 씨는 광주에서 성장하여 대학을 마치고, 혼인한 다음 96년부터 광양으로 왔다. 처가와 직장이 있는 곳이지만 광양에 적응하기가 어려웠다. 토박이들은 이권이 생기면 뭉쳐서 외부인을 배척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라이온스클럽을 비롯하여 단체 활동을 하며 지역민과 어울리려고 노력했다. 또한 운동 중독에 빠져서 사고 전까지 철인 3종(마라톤, 수영, 자전거) 경기를 6회 완주했다. 3~4개월 동안 준비하고 단련한 몸으로 경기를 마친 다음에는 술 마시고 어울리며 놀았다. 그렇게 어울리니 토박이처럼 알아주었다.


목숨을 잃을 뻔했던 교통사고의 충격은 삶을 돌이켜 보게 했다. 자신 위주로 살던 길에서 남을 돌아보는 삶으로 전환한 것이다. 생일도 교통사고에서 살아난 날인 3월 29일로 삼았다. 그러한 삶의 전환점에서 만난 스마트폰은 봉사의 내용이 되었다.

 

 

 


새로운 소셜미디어로서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나오고 구글 등이 이어지며 어마어마한 정보와 지식이 쏟아졌다. 이러한 기기를 주변 사람들이 잘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들었다. 스마트폰 시대의 ‘개방, 공유, 협업’의 정신은 새롭게 봉사하며 살아갈 방향이었다.

 

 

 


스마트폰,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다

스마트폰 활용을 보급하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찾았다. 광양에서 신장환, 윤경배, 이완재 등이 연결되었고, 광주에서 4명, 구례와 화순에서 1명씩 참여하였다.

이렇게 모인 10명은‘스마트 소셜연구회’를 결성하여 정보격차를 해소시키기 위한 SNS 활용 교육을 하기로 뜻을 모으고, 재능 기부 방식으로 매주 화요일 강좌를 열었다. 특히 정보 소외층인 농어촌 고령자들에게 교육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을 받을 수 있도록 2011년 말에 법인을 만들었다.

2012년 한국정보화진흥원 정보격차 실태조사를 보면 모바일 정보화 수준이 소외계층에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국민과 대비하여 장노년층 22.2%, 농어민 25.3%, 장애인 30.2%, 저소득층 46.1%로서 격차가 컸다. 다양한‘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이용하는 단말기인 스마트폰 세상이 열렸지만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문제인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해소하려고 2012년 한국농어촌공사의 프로젝트 공모에 ‘찾아가는 농어촌 SNS’를 제출했다.

시대의 흐름에 맞는 사업이라서 올해까지 3년 연속 선정되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0여 명의 회원들이‘스마일 재능 뱅크’로서 본격적으로 농어촌을 다니면서 생산한 농수산물을 SNS를 활용하여 직거래 유통을 하도록 이끌었다.

강의는 지역 제한 없이 요청하는 곳이면 어디나 간다. 농촌 지역에서 스마트폰 활용의 파급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신안군 팸 투어 때 가서 교육하자마나 사진과 동영상이 바로 올라오니 담당 공무원이 놀라며 계속 교육 요청을 했다.

담양 대나무축제 때도 그랬으며 제주도도 갔었으니, 울릉도에도 가서 독도가 우리 땅임을 알리고 싶다. 농어촌 지역에서 부르면 무료로도 가는 것은, 모바일 활용으로 감격하는 사람들을 대하는 보람이 크기 때문이다.



각각의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라서 혼자였으면 하지 못할 일을 서로 나누어서 할 수 있었다.

대표적 성공 사례인 구례의 고영문 씨 경우에는 스마트폰이‘소셜 농기구’라는 말을 처음 쓰게 되는 계기였다. 올해엔 광양에서도 성공 사례를 만들려고 농촌 특화 쇼핑몰을 짜 놓았다.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고도 팔 수 없는 이들이 플랫폼을 활용하여 주문, 연락처, 결재까지 처리하는 프로그램이다. SNS의 여러 가지 중에서 자기 생산품에 적합한 도구(tool)를 선택하여 적응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억지로 시키면 못 할 일 재미로 한다

가정과 신앙생활에 착실하지 못했는데도 교통사고에서 살아나고 2013년 11월 대광교회 장로로 임직 받았다.

하나님께서 재능을 살려서 봉사하라는 명령으로 여기고, 교회 목회자들이 SNS로 교인들과 소통하는 법을 토요일마다 2시간씩 강의를 했더니 교회 안에서 소통이 활발해졌다.

청소년들은 SNS에 적응을 잘 하지만 혹시라도 안내자가 필요하다면 그들에게 찾아가려 한다. 그래서 봉사단체 활동들은 그만 두었지만 YMCA 활동은 기회가 되면 하고 싶다.

광양신문에 매주 연재하는 글쓰기가 참으로 힘들다. 100회까지 연재하고 마치려고 한다. 교통사고 이후 일상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감격이다. 하루하루를 감사하게 산다.

SNS 강사를 하고, 교회와 기독교방송에서 강의를 하는 사람이 될 줄을 어찌 알았던가. 강철처럼 단련하던 몸은 겨우 수영을 하며 건강을 유지하는 처지지만.

“억지로 시켰다면 못했을 것이다. 스스로 재미를 찾았고 의미를 가졌으니까 하지.”

소셜미디어, SNS는 무조건 어렵다며 손가락 까딱 못하는 초보자를 친절하게 인도하여 행복한 활용자로 진화시켜 주는 김영균과‘스마트 소셜 연구회’는 소셜 미디어 시대를 열어주는 등대다. 스마트폰 숲 속을 밝히 열어주는 스마트 미디어 문화의 전도사들이다.


광양문화연구회 박두규
(전라남도청소년미래재단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