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인재’는 다양한 교육에서 이뤄진다
‘창조적 인재’는 다양한 교육에서 이뤄진다
  • 광양뉴스
  • 승인 2014.06.30 09:40
  • 호수 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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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섭 광양여중 교장
세계가 경쟁의 무대로 변화하면서 창조, 창의는 이 시대의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창조경제는 산업화 시대와 지식기반 경제를 잇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다. 이같은 변화를 이끄는 창조적 인재는 교육현장에서 다양한 교육을 통하여 길러진다.

한국은 인재 양성과 관련하여 지적 성장이 이루어지는 시기의 대부분을 학교가 담당하고 있다.

가장 창조적인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곳은 대학과 대학원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초등학교 때부터 지나치게 강요된 학습으로 길들여져 성장한 한국의 고등학생들은 암기와 시험 요령에만 익숙해 있기 때문에 대학에 들어와서 창의성을 기르기 위해 상당 수준의 재교육을 받지 않으면 안된다고 지적하는 대학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즉, 규격화돼 있는 지식을 잘 숙지하고 정리해 내는 능력을 넘어서서 나만의 해석과 주장,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교육을 접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의 학계에서는 독창적 학문의 축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나만의 독창적 연구를 바탕으로 한 수업을 대학에서 발견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말하는 어느 교수의 탄식을 그냥 흘러보내도 좋을 것인가?

아직도 미국이나 해외의 학문과 연구동향을 소개하거나 책이나 인터넷에 다 나와 있는 사실들을 친절하게 정리해 주는 수업이 많다는 것이 대학교육 현장의 소리임을 듣는다.

이는 창조성의 세계 분업구조에서 한국이 아직도 의존적 발전의 단계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이러한 수업이 전혀 가치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학의 고학년과 대학원으로 올라가면서 독창적 사고를 중시하는 수업의 비율이 늘어야 한다.

일방적 강의 위주의 수업방식도 창의적 사고를 죽이게 되며 용감하게 질문하는 학생을 찾기도 쉽지 않으며, 대학원에서 세미나 수업을 진행하지만 정교한 논리를 가지고 기존 논리를 비판하고 자기만의 주장을 펼치는 학생은 가뭄에 콩 나듯 매우 드물다는 지적이다.

비판과 질문을 던지는 자세의 측면만 보더라도 선생들에게 감히 대들던 대학생들은 보이지 않는다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규격화된 지식을 숙지시켜 규격화된 인재를 대량생산하는 현재대로의 교육 방식은 창조성의 시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학계나 교육의 문제는 한국 사회의 전반적 지식 생태계와 무관하게 작동하지 않는다.

실험적 사고나 시도를 높이 평가하기보다는 위험하다고 평가하는 보수적 인식, 같은 주장과 분석을 하더라도 한국 학자보다는 해외, 특히 미국의 학자나 전문가에 주로 주목하는 풍토, 지도 교수의 생각을 감히 비판하거나 넘어서려고 하지 못하는 지적 분위기, 다른 생각은 틀린 생각이라는 편 가르기와 이념적 구별 짓기, 걸핏하면 수구꼴통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정치풍토가 젊은이들과 학자의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사고 및 시도를 가로막고 있다.

논리적 논쟁보다는 인신공격이나 이념적 공격을 주로 하는 인터넷 댓글 문화도 창의성을 가로막는 문화적 장벽이다.

통치의 차원에서 보자면 다른 생각과 다른 사고, 그리고 실험적 사고와 시도를 다양한 권력 기구와 기술을 통하여 통제하는 풍토가 지배하고 있다면 한국의 창조성 교육에 역행한 정치가 아닐 수 없다.

창조경제를 한국 경제의 해법으로 제시한 박근혜 정부는 우선 이러한 사회 전반의 지식 생태계를 바르게 구축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고등교육과 연구의 문제 등 창조성 인프라 개혁에 보다 창의적인 해법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