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학의 대가 정병욱교수 3
그해 아버지 남섭씨는 경남 거제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한 해이기도하다. 그리고 4년 후에 할아버지인 간송(澗松) 상철(相轍)공께서 하동군 금남면 덕천리 1153번지로 옮겨 갈 때까지 문항리에서 자랐다.
이주가 정착되자 남섭씨가 거제도에서 이곳 금남면 진정공립보통학교로 옮겨왔기 때문에 병욱은 만6세 때인 1928년 아버지가 근무하는 4년제 공립보통학교에 입학했고, 졸업할 때 까지 이곳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는 아버지가 근무하는 학교에 드나들며 글자를 일찍 깨우쳤기 때문에 적령 1년 전에 입학했고, 졸업 후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 5ㆍ6학년은 하동읍 공립보통학교에서 졸업을 하게 되었다.
이 때 만 12세였으며 객지생활이 시작되었고 향후 15년간 객지 밥을 먹었다고 그는 회고하는 글을 남겼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동래고보(東萊高普)에 입학했고 그때(1934~39년) 그에게는 제2의 인생이 싹튼 시절이었다는 말을 남겼다.
일제강점기 때 서부 경남의 사회ㆍ문화는 진주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었다. 그런데 가까이 있는 진주를 버리고 하동에서 동래고보로 진학시켰다는 것은 가히 놀랄만한 사건이었다.
당시의 동래고보는 전국을 통해 서울의 경기고보를 제외하고는 그 존재가 높이 평가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1934년 당시 경남에서는 5년제 인문중학은 동래ㆍ부산ㆍ마산ㆍ진주 등 4곳에 있었다. 이중 동래고보만이 전체가 조선백성의 아들이 다니는 학교였다.
부산고보는 일본인학교였으며 마산ㆍ진주는 한국인과 일본인의 공학이었고 시립(市立), 부립(府立)이였으나 동래고보만이 유일하게 도립(道立)이었다.
그 시절 부산 동래는 경남에 있어서의 사회ㆍ문화의 요람이요 중심 지역이었고 한국적 중류사회의 고전적문화가 자리 잡고 있었으며 공립학교로서 명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고 나서 선친 납섭씨는 11년간 역임했던 교직생활을 사임하고 강 건너 망덕리에 양조장을 매입했다.
매입한 건물은 1925년에 신축된 건물이었고 이미 양조업을 하고 있던 상가였다.
병욱이 동래고보에 입학을 계기로 인성이 형성되었다는 것은 주변 지인들의 말이고 이때 병욱의 인생관과 문학관이 확고히 뿌리내린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하고 있다.
아마 훌륭한 스승(최현배ㆍ권중휘ㆍ추월영) 선생과 선배들, 그리고 동래가 지니고 있던 한국적인 전통적인 문화와 예술이 백영의 앞날에 풍요롭고 질 좋은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된다.
남해의 바닷가에서 태어나 하동의 산간마을과 섬진강의 맑은 물에 놀고 자란 어린 꿈이 동래라는 한국적 전통 중류사회의 문화와 부산의 개화문화에 흠뻑 젖어들게 되었으니, 백영은 그때부터 꿈 많고 낭만적인
문학 소년으로 커갔을 것이다.
지금은 찾을 길 없는 백영의 문학일기와 동교(同敎) 문예지의 작품 등에서 당시는 이를 충분히 엿볼 수 있었다.
또한 동생 병완의 말에 의하면 본인은“선친의 뜻에 따라 광양군 진월면소재 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하고 1943년에 백형의 모교인 동래중학에 진학하여 수학하였기에 그 환경과 전통을 짐작할 수 있다”고 술회하고 있다.
또한 동래는 백영에게 있어 학창시절 이후에도 크고 작은 인연을 맺어왔다.
정병욱 박사 학력의 요점은
①1928년 만 6세 때 하동군 금남면 진정공립보통학교(4년제)입학하여 졸업 후, 5ㆍ6년제인 하동읍 공립보통학교를 졸업.
②1934년 부산동래고보(5년제) 입학 하여 1939년 졸업.
③1940년 연희전문학교 입학했으나 전쟁으로 1년간 졸업이 단축되어 1944년 3월에 졸업 예정이었으나 동년 1월 20일 학도병으로 징집되어 일본으로 끌려가 본토에서 병영생활 끝에 해방된 1945년 8월 21일 귀국
④1946년 봄 경성대학 3학년에 편입하여 1948년 8월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교를 졸업.
⑤1948년 9월 국립부산대학교 전임강사로 부임 후 연세대학을 거쳐 1955년 12월 26일 서울대학교문리과 대학전임강사로 부임.
<다음호에 계속> \조동래 시인ㆍ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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