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힘내라 전남, ‘팍팍!’
[기자수첩] 힘내라 전남, ‘팍팍!’
  • 귀여운짱구
  • 승인 2008.04.09 22:42
  • 호수 2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전 1승 1무 5패. 전남 드래곤즈의 올 시즌 개막이래 지금까지 성적이다. ‘용광로 축구’를 내세웠던 전남은 K리그 1무3패로 꼴찌다. AFC 챔피언스리그는 1승 2패. 박항서 감독은 부임 후, 9일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태국 촌부리 FC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이겨 단 1승만을 거두고 있다.  아직 K리그에서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한 박 감독으로서는 가슴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간다.

지난 6일 성남전에서는 0-4로 대패하며 최악의 수모를 겪었다. 전남은 95년 창단 후 4골 이상을 내준 적이 더러 있었지만 4점차 패배는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이번 경기는 충격이 더했다. 과연 FA컵 2년 연속 우승을 했던 팀이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올 시즌 전남은 창단 이래 최악의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전남이 올 시즌 무기력한 가장 큰 원인은 선수들 줄 부상에 있다. 산드로, 슈바 등 공격수와 곽태휘, 백승민 등 수비수와 미드필더까지 줄줄이 부상으로 빠져 전력이 흔들렸다. 지난주 김선규 스포츠 칼럼니스트가 본지 기고를 통해 지적했던 것처럼 마무리 부실, 1ㆍ2진 선수들의 실력 차도 부진의 원인일 것이다.
<본지 4월 2일자 8면 참조>

이래저래 안팎에서 흔들리고 있는 전남은 팬들의 성화에 이중, 삼중으로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 드래곤즈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연일 팬들이 나름대로 최근 부진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전남에 대한 비아냥이 됐든 정당한 비판이 됐든 팬들의 의견 모두는 전남을 사랑하기 때문에 나오는 애정 어린 비판이다. 그러나 비판의 정도가 지나치면 독이 되고 만다.
일부 팬들은 읽기가 민망할 정도로 거친 말을 사용하면서 감독 퇴진, 코치진 불신, 선수들에 대한 인신공격을 하고 있다. 과연 이런 비난이 팀 전력향상에 도움이 될까. 가뜩이나 연패로 인해 사기가 꺾인 전남 선수들이 힘이 빠졌으면 빠졌지 인신공격성 글을 읽고 힘낼 선수들은 하나도 없다.

전남은 올 시즌 K리그 26경기, AFC 6경기 등 최소 32경기를 치른다. FA컵이 5월부터 시작되는 것을 감안하면 전남이 올 시즌 치러야하는 게임은 총 40경기 안팎이다. 특히 K리그의 경우 이제 겨우 4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시즌 초부터 부진하다고 해서 팬들이 인신 공격성 뭇매를 가한다면 상처 난 곳을 굵은 소금으로 비벼대는 것처럼 역효과만 날 뿐이다.
비판은 하되, 비난은 하지 말자. 오히려 현재로서는 팬들이 경기장을 더 찾아 목청껏 응원하고 힘을 북돋워야 할 시기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전남이 지금 부진한 까닭에 칭찬은 못할망정 선수들의 가슴에 대못질을 하는 모습은 보이지 말자.

그리고 박항서 감독은 월드컵 대표 수석 코치 시절 히딩크 감독과 함께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다. 지난 시즌에는 경남 FC를 상위권으로 도약시키는 등 충분한 자질을 가지고 있다. 다행히 9일 첫 승을 올려 자신감을 회복한 전남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조금만 더 기다려 주자. 오는 13일 드래곤즈 전용구장에서는 경남과 홈경기 2차전이 열린다. 이날 경기장을 가득 메워 선수들에게 힘을 가득 실어줬으면 한다. 무릎팍 도사처럼 말이다.
“전남, 힘내라 팍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