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초등축구대회, 미숙한 운영 개선해야
포스코 초등축구대회, 미숙한 운영 개선해야
  • 귀여운짱구
  • 승인 2008.06.05 09:09
  • 호수 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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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제25회 포스코 회장기 초등학교 축구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는 순수 아마추어 축구대회로 축구선수가 아닌 우리지역 초등학생들이 모여 이틀간 경기를 펼치는 축제이다. 그러나 승부가 걸려 있다 보니 각 학교마다 자존심이 걸린 문제여서 치열한 승부를 펼치며 경기장은 열기로 가득 찬다.
포스코 회장기 축구대회는 두 부문으로 나뉘어 경기가 열린다. 지역 내 28개 초등학교가 15학급 이상과 그 미만으로 나뉘어 승부를 펼친다. 이는 도심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도심권 작은 학교와 읍면 지역 초등학교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승팀은 항상 두 팀이 나온다. 올해는 중진초와 옥곡초가 각각 우승을 차지하는 영예를 누렸다. 각 팀마다 희비가 엇갈렸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포스코가 좋은 취지로 개최했던 축구대회가 올해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입장상 시상이 그 중 하나다. 입장상은 출전한 학생들의 다양한 퍼포먼스와 단결력, 대회의 재미를 위해 올해 처음 추진된 것이다. 시상 기준은 퍼포먼스, 동일복장, 각 학교 학생수 비율에 따른 참가 인원수 등이다. 그러나 입장식이 결과적으로 도심권 작은 학교와 읍면지역 초등학교들로부터 소외감을 부추기고 있다며 반발을 사고 있다.
올해 입장상에는 도심권에 위치한 중동초, 백운초, 제철남초가 각각 1,2,3위를 차지했다. 모두 도심지역인 중마동과 금호동에 위치한 학교이다. 입장상 시상금으로는 50만원, 30만원, 20만원이 각각 지급됐다. 문제는 어느 권역에서 입장상을 모두 석권한 것이 아니라 주최 측이 도심권 일부 열악한 학교와 상대적으로 취약한 읍면 지역의 초등학교 사이에 형평을 제대로 맞췄느냐는 것이다.

이번 대회 입장식을 살펴보면 도심권 초등학교는 학부모들이 대거 참가하면서 열기를 북돋웠다. 도심권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입장식에 열성적으로 참여하다보니 해당 학교들의 입장식은 화려하고 꽉 찬 느낌이 들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학생수가 적거나 학부모들의 참여가 저조했던 도심 내 작은 학교와 읍면지역 초등학교들의 입장식은 초라하게 보였다. 누가 보더라도 화려하고 통일되고 구색을 모두 맞춘 도심권 대형 초등학교에게 후한 점수를 주는 것이 당연하다.

과연 이것이 정당한 게임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 포스코와 전남 드래곤즈는 대회 재미와 학교 단결을 위해 추진한 입장식 시상이 참여한 학교들 사이에 소외감을 부추긴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학교는 그렇다고 치자. 참석한 학생들이 상처를 받지 않을지 생각은 해보았는가.
대회 일정 연기도 문제다. 주최 측은 이 대회를 교육청과 협의해 일정을 조율했다. 처음에는 4월말에 개최키로 했으나 도민체전, 아시안컵챔피언스리그(AFC) 등 일정상의 이유로 5월말로 연기됐다.
그러나 일선 학교에서는 이 대회가 왜 연기됐는지 제대로 알 수 없었다. 주최 측과 교육청, 일선 학교 사이에 의사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은 탓이다. 일정 연기는 곧 경제적인 문제로 불거졌다.

포스코는 이 대회 준비를 위해 올해 각 학교마다 50만원을 지급했다. 예산상의 이유로 당초 80만원에서 30만원이 깎인 것이다. 재정이 열악한 작은 학교들은 대회가 한 달 뒤로 연기되자 예산 부족으로 허덕일 수밖에 없었다. 4월말 대회를 준비했던 초등학교들로부터는 빠듯한 예산이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을 터이다. 실제로 일선 학교에서는 이 같은 부작용이 드러나자 내년 대회부터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볼멘소리도 들린다. 

포스코 회장기 축구대회는 지역 초등학생들이 함께 모여 신나게 공차고 즐기는 축제이다. 학부모들도 덩달아 함께 즐기는 대회이기도 하다. 이런 축제 마당에 지역 내 작은 학교들이 소외된다면 포스코의 당초 취지는 빛을 바랠 수밖에 없다. 포스코와 드래곤즈는 이번을 계기로 대회 열기와 홍보, 장학금 지급 등에만 관심 갖지 말고 지역 내 학생들에게 이 대회를 통해 어떤 희망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반성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