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도서관, ‘책보고 공부만 하는 곳?’
시립도서관, ‘책보고 공부만 하는 곳?’
  • 이성훈
  • 승인 2014.07.28 10:03
  • 호수 5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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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강연·독서모임·책읽기 운동 … 각종 프로그램으로 독서 문화 확장

도서관이 변하고 있다. 단순하게 책만 읽고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인문학 강좌, 아이들을 위한 각종 놀이, 북스타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조명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대규모 도서관보다는 생활밀착형 동네 도서관이 지역 곳곳에 자리 잡아 독서 인프라 확충에 기여하고 있다.

광양은 현재 시립중앙도서관과 중마도서관이 있는데 문예도서관사업소(소장 정기)에서 운영 및 관리를 하고 있다. 

문예사업소가 최근 5년간 추진한 도서관 정책을 살펴보면 도서관 발전 현황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먼저 독서 인프라 확충으로 도서관 접근성이 대폭 향상됐다.

생활밀착형 작은도서관은 현재 6개가 있는데 광양읍 2개, 중마동 2개, 금호동 1개, 태인동 1개가 있다. 마을도서관도 옥곡, 진월, 다압에 한 곳씩 설치해 시민들에게 독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림책버스, 아이들에게 큰 인기

지난 2011년 9월부터는 원거리 지역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그림책버스 운영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문예사업소는 1995년 7월부터 도서관 원거리지역 주민들의 독서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해오던 이동도서관을 중마도서관 개관과 작은도서관 조성 등 도서관 이용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2011년 9월부터 그림책버스로 새롭게 운영했다.

그림책버스는 도서관 접근성이 취약한 오지마을 어린이들을 순회 방문해 그림책을 활용한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독서의 즐거움을 경험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버스 전체는 온통 예쁜 그림으로 가득 채워져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그림책버스 안에는 온갖 동화책이 버스 안에 가득 찼다. 버스에서 친구들과 이야기 하며 동화책 보는 재미는 또 다른 이야깃거리다.

그림책버스는 특히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주 1회 찾아가는 그림책버스 프로그램은 전문 독서 강사의 지도 아래 그림책 읽기, 독후활동, 멀티동화 상영, 자유 독서 등으로 다양하게 짜져 있으며, 기관별로 각각 20권씩 도서 대출서비스도 해준다.

양질의 장서 확보로 시민 지식경쟁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양지역 도서관에 있는 장서수는 총 30만4154권(중앙 21만5465권, 중마 8만7689권)으로 시민 1인당 장서수는 2권에 달한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장서수는 2012년 기준으로 1.53권임에 비하면 월등히 높다.

정기 소장은 “도서구입 방식 개선으로 도서 대출량이 크게 증가했다”며“신간도서를 월 1회 구입하던 것을 주1회로 구입해 하루 평균 대출권수가 1082권 정도 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루 평균 994권에 비해 8.6% 증가한 것이다.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콘텐츠를 구축한 것도 대출량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전자책, 사이버강좌, 국내 학술지 원문정보 DB, 오디오북 서비스가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용자 중심의 독서ㆍ문화프로그램 운영은 도서관 친해지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문예사업소는 현재 도서관아카데미ㆍ계층별 독서프로그램ㆍ시민 독서 진흥 행사ㆍ범시민 한 책 읽기ㆍ독서공동체 육성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도서관아카데미는 인문학ㆍ자녀 진로지도ㆍ가족 소통 특강ㆍ도서관학교 등 교양강좌를 말한다. 인문학 강좌는 지역사회에서 접하기 어려운 인사를 초청, 인문 강좌를 열어 시민들의 삶과 지식에 대한 욕구를 충족하고,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계기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국비 지원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박원순 서울시장, 김영하 작가, 박재동 화백, 강수돌 교수, 철학자 고병권 등 유명 인사들이 시민들에게 다양한 인문학 강의를 펼쳐 호응을 얻었다.

계층별 독서프로그램은 생애 단계별 맞춤형 독서프로그램 개발ㆍ지원하는 것으로 영유아기, 아동기, 청소년기, 청장년기, 노년기로 나눠 북스타트, 어린이 독서교실, 독서토론, 독서치료, 자서전 쓰기 등을 실시하고 있다. 각 연령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이 책과 더욱더 친해지도록 하기 위함이다.

다양한 책 관련 프로그램

책 문화 축제, 문학기행, 북 콘서트, 책 낭독회, 독서골든북 등 시민 독서 진흥 행사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조정래 선생의 대하소설「태백산맥」의 흔적을 찾아 문학기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범시민 한 책 읽기 추진을 통해 ‘올해의 책’을 선정, 작가 초청강좌를 펼치고 있는 것도 큰 수확이다. 지난 2010년부터 시작한 시민 한 책읽기 추진은 해마다 올해의 책을 선정해 책 읽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그동안‘아파서 우는 게 아닙니다’(박영희 작가)‘서찰을 전하는 아이’(한윤섭 작가) ‘푸른 개 장발’(황선미 작가)이 선정됐다.
올해는‘소희의 방’(이금희 작가)이 선정돼 시민들에게 골고루 배부, 책읽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밖에 책사랑, 책마루, 반딧불이, 줌마바이러스 등 독서동아리 9곳의 독서 진흥회도 지원하고 있다. 이같은 결과 지난해 각종 프로그램 참가자수는 7만2095명(중앙 3만2475명, 중마 3만9620명)으로 2012년 전국 공공도서관 1관 당 프로그램 참가자수 2만3235명보다 두 배 이상 뛰어 넘은 실적을 올렸다.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도서관 서비스 확대도 소외 계층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문예사업소는 장애인에 대해 책 배달 서비스, 장애인복지관 그림책버스 방문을 실시하고 있으며 독서 확대기 설치, 점자ㆍ큰 활자ㆍ녹음도서 등 대체도서를 제공해 시각장애인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11년에는 다문화자료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저소득계층을 대상으로 지역아동센터 연계 책읽기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U-도서관 시스템은 전자 도서관 구축에 큰 틀을 담당하고 있다. 중앙도서관은 2011년 RFID 도서관리시스템을 구축했으며 2012년에는 시립도서관과 작은도서관의 도서통합시스템을 구축했다.

시립도서관 2곳과 작은도서관 6곳은 독서편의를 위한 책두레 서비스를 실시, 다른 도서관 책을 가까운 도서관에서 빌리거나 반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했다. 지난해부터는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서비스를 시행, 자료검색ㆍ대출현황 조회ㆍ책두레 신청ㆍ전자책 및 원문 DB 열람 등을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게 됐다.

이밖에 전국 공공도서관 통합도서서비스 도 구축해 1개 회원증으로 전국의 공공도서관 자료 대출 반납을 가능토록 했다.

정기 소장은 “올해부터 2018년까지 제2차 광양시 도서관 발전 종합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라며 “도서관 기반 강화는 물론, 복합문화공간으로 도서관이 활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 소장은“도서관의 지역 공동체 구심점 역할을 강화해 범시민 독서운동, 독서동아리 활성화에도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기 문예도서관사업소장
[인터뷰]“시립도서관 확충, 개관시간 연장 추진”

정기 문예도서관사업소장

정기 문예도서관사업소장은 “황재우 ㈜광양기업 대표께서 광양희망도서관 건립에 30억원을 기탁해준 덕택에 광양읍사무소 주변에 어린이ㆍ청소년 전문 도서관을 건립할 수 있게 됐다”며 “시립도서관 확충에 큰 힘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내년부터 시립도서관 개관시간 연장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라며 “주간에 도서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시민들을 위해 야간에도 자료실을 개방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럴 경우 시립도서관은 인력 충원이 필요한데 국비 공모사업으로 신청해 예산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정 소장은 “도서관은 이제 시민의 삶과 함께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면서“사람 중심‘인문학 도시’조성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인문학 프로그램 확대, 책 읽는 지역사회 조성, 인문학과 지역문화의 접목을 통한 새로운 문화콘텐츠 발굴로 도서관의 역할이 더 확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기 소장은 “임산부와 영유아를 위한 도서 배달 서비스도 운영할 방침”이라며 “민선6기 공약사항인‘자녀 양육하기 가장 좋은 도시 만들기’에 도서관이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