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축제 통폐합 의지 있나?
의원들 축제 통폐합 의지 있나?
  • 이성훈
  • 승인 2008.11.27 08:57
  • 호수 2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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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 지역축제의 지나친 부분까지 건드렸다. 용역내용이 심층적이지 못하고 고객 만족도 조사일 뿐이다”(박필순 의원)  “대부분 축제가 10년 이내에 개최한 것인데 평가가 너무 성급하다”(강정일 의원)

지난 21일 열린 축제 개선 용역 최종보고회에서는 11명의 의원이 참석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보고서를 펼친 순간 의원들의 눈빛은 달라졌다. 지역구에서 개최하는 축제에 대한 결과가 저조하게 나온 의원들의 얼굴은 잔뜩 상기됐다. 특히 소규모 지역축제 대부분은 프로그램이나 취지 등이 부실한 것으로 조사돼 폐지도 검토됐기 때문이다.

보고회가 끝난 후 의원들마다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어느 의원 단 한 명도 “우리 지역 축제 평가가 이렇게 나왔는데 주민들과 상의해보고 축제에 대해 다시 한 번 검토해보겠다”라는 목소리는 들을 수 없었다. 해당 지역의 축제 평가가 저조하게 나온 의원들은 기분 나쁘다는 표정이다. 
박필순 의원은 이번 용역이 심층적이지 못하고 지역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축제경쟁력 비교 및 발전방안’ 설문조사는 공무원, 지역주민, 언론인, 시의원, 축제 관계자 등 75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것이다. 또한 매화ㆍ숯불ㆍ전어축제는 축제 방문객 78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이다. 설문 응답자 분포도를 넓힌 것은 객관성 확보를 위함이다. 축제에 대한 평가를 하려면 설문조사와 방문객 조사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것인데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강정일 의원의 축제 평가가 성급하다는 지적도 동의할 수 없다. 강 의원은 지난 5월 26일부터 20일간 열린 2007년 광양시 일반 및 특별회계 결산검사 대표 위원으로 선임되면서 결산검사 결과를 통해 무분별한 지역축제가 예산 낭비의 하나라고 지적한 바 있다.
<본지 2008년 7월 17일자 1ㆍ4면 참조>

결산검사는 강 의원을 비롯한 시민단체, 회계사 등 5명이 실시한 것이다. 당시 결산검사에는 축제를 예산낭비로 지적했다가 이번 용역결과에서는 축제평가가 너무 성급하고 통폐합에 반대한다는 것은 강 의원이 스스로 모순을 범하고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해당 지역의 축제 평가 결과가 좋게 나왔다면 의원들은 이 같은 비판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해당 지역 축제 평가가 저조해 폐지가 검토된다면 지역구 의원으로서 자존심도 상하고 주민들 보기에도 자칫 무능력하다는 인상을 남길 수 있어 조심스러운 심정은 이해한다. 그러나 지역구 의원으로 선출됐지만 광양시 전체를 대표하는 의원임을 명심해야 한다. ‘축제 개선은 필요하지만 우리지역은 안 돼’라는 인식의 틀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축제 통폐합 등은  집행부에서 절대 해결할 수 없는 과제이다.
의원들이 솔선수범해 집행부와 함께 해결 의지를 보여야 한다. 의원들은 지역구를 떠나 광양시 발전을 위해 좀 더 넓은 시각을 가지고 이번 용역 결과를 심각하게 고민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