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을 대표할 만한 것들
광양을 대표할 만한 것들
  • 광양뉴스
  • 승인 2014.08.01 21:30
  • 호수 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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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현 한국해비타트전남동부지회 사무국장
박강현 한국해비타트전남동부지회 사무국장
광양하면 뭐가 떠오를까?
광양시민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질문이다. 아마 누군가 광양을 대표할 만한 것이 뭐야? 라고 물으면 우리는 광양제철소와 광양항 그리고 청매실농원 등을 떠올린다. 그리곤‘또 뭐가 있지?’ 하며 난감한 표정을 짓기 일쑤다. 과연 우리는 다른 지역사람들에게 내세울만한 것이 그렇게 없을까?

국내의 유명관광지나 명승지 또는 사적지를 여행해보면 그곳들의 풍광이나 정취가 별다를 것 없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문화재청에서 지정해 국가지정문화재로 관리하는‘명승’만 보더라도 그렇다.

우리나라의‘명승’은 경치가 뛰어난 지역을 대상으로 지정하는 것으로 문화재보호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유명한 건물이나 꽃ㆍ나무ㆍ새ㆍ짐승ㆍ물고기ㆍ벌레 등 서식지, 유명한 경승지ㆍ산악ㆍ협곡ㆍ해협ㆍ곶ㆍ심연ㆍ폭포ㆍ호수ㆍ급류 등 특색 있는 하천ㆍ고원ㆍ평원ㆍ구릉ㆍ온천지 등으로 규정돼 있다.

명승 1호는 1970년 지정된 강원 강릉시‘명주 청학동 소금강’이다. 이후 71년에는 거제 해금강이 명승2호 지정됐고 72년에는 완도 정도리 구계등이 명승 3호가 됐다. 명승에 대한 관심이나 지정은 별 관심을 받지 못했던 탓에 2000년까지 진도바닷길이 9호로 지정될 만큼 그 수와 지정속도가 매우 늦었다.

그러나 여가생활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고 지역적으로는 외부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정책적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2014년 4월말 현재 명승은 이제 109곳으로 늘었다.

2011년에만 10곳이 지정됐고 12년에는 7곳, 13년에 17곳이 지정되었고 2014년 3월12일 지정된 ‘남양주 운길산 수종사 일원’이 명승 109호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 ‘명승’은 경치나 풍광이 아름답고 보존가치가 있는 곳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에 국가의 지정문화재로 관리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명승을 다녀보면 사진이나 영상을 통해 보던 것과는 괴리가 있어 보인다.

가장 아름다운 구도와 일순간의 자연현상을 담아내는 사진은 하나의 작품이 되고 예술이 되기는 하지만 이것에 매료되어 현장을 찾아드는 여행객에는 실망을 안기기가 다반사다.

어찌보면 ‘명승’으로 지정된 곳들의 풍광이 대단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우리주변에도 그에 버금가는 곳이 많다는 반증일 것이다.

실제로 우리지역 곳곳을 다녀보면 이러한 명승에 결코 뒤지지 않는 곳이 많다.

망덕산에 올라 내려다 보는 섬진강 줄기와 배알도는 한폭의 풍경화를 그려낸다.

지금은 구봉화산으로 불리는 건대산의 전망은 폐부 깊이까지 광양만을 안아들이고 백운산 굽이굽이 계곡과 깃대봉에서 노래이봉까지의 능선은 지리산의 그것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서천과 동천이 만나는 곳의 갈대와 날짐승들의 어우러짐 또한 그렇고 서산 둘레길의 넉넉함과 섬진강을 따라 펼쳐지는 수많은 볼거리와 이야깃거리는 어디에 내놔도 뒤질 것이 없다.

희양8경만이 아니라 서천에 아담하게 꾸며진 음악분수대와 봉강 옥룡계곡을 이어내는 봄길 꽃의 향연도 지나는 나그네의 마음을 한껏 들뜨게 한다.

뿐만아니다. 광양에는 많은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예수도 고향에서는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속설이 있지만 우리의 풍광이 어디에 뒤질 것 없이 대단한 것처럼 우리주변에도 걸출한 인물들이 넘쳐난다.

시기하고 질투할 것이 아니라 그분들로 인해 광양은 그만큼 풍족해지고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켜낼 수 있는 바탕이 된다.

활용하기 나름이다. 우리지역의 아름다운 곳곳을 꾸미고 다듬어 ‘명승’ 하나쯤 만들어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의 이목을 받는 우리 지역사람들을 소중하게 가꾸고 지키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광양하면 이러저런 풍광과 사람과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는 곳이었으면 정말 좋겠다.

광양에는 사람이 산다. 마음 넉넉하고 서로를 챙겨 보듬어 아는 사람들이 스스로 만족하고 즐기며 누리는 곳. 그래서 모두가 광양하면 떠오르는 것이 너무 많아 망설여지는 곳이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