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만성질환자 대책 방안
복합만성질환자 대책 방안
  • 광양뉴스
  • 승인 2014.08.18 10:33
  • 호수 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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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성 근 광양보건대학교 보건행정과 교수
지난 50년 동안 대부분의 사람이 의료기관을 찾는 주요 이유는 급성질환이었고, 대부분 국가의 보건의료체계는 감염병의 치료에 초점을 두어 왔다. 그러나 의료기술의 발달과 국민들의 경제수준 향상으로 건강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제는 감염병과 같은 급성질환의 치료에서 만성질환의 치료로 의료기관의 서비스 체계 및 보건의료체계가 변화되어 가는 과정에 있다.

만성질환자라 함은 고혈압, 당뇨병, 관절염, 치매, 만성폐쇄성폐질환, 심장병과 같은 질환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물론 아직도 AIDS와 요즈음 유행하는 에볼라 바이러스처럼 급성질환이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이런 급성질환은 사전에 보건교육을 통한 예방과 대체 치료제의 개발로 어느 정도 극복 가능한 질병이다. 문제는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대부분의 국가가 마주하게 될 새로운 과제인 복합만성질환자를 치료하는 것이다.

따라서 보건의료체계는 이미 만성질환자의 수와 그 비용이 늘어나는 문제에 직면해 왔다.

그리고 각국의 인구가 고령화됨에 따라 복합만성질환자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많은 국가에서 복합만성질환자의 유병률이나 의료비 지출을 보여주는 적절한 자료가 없는 상황이지만, 인구의 1/4 정도가 여러 가지 만성질환을 보유 하고 있으며 그들이 전체 보건의료서비스의 절반 이상을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한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보유한 사람이 전체 보건의료 이용의 85%를 차지하며, 복합만성질환자가 65%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메디케어(65세 이상 혹은 장애인을 위한 보험) 프로그램의 전체 지출 중 2/3가 5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진 사람을 위한 서비스에 지출되었다는 통계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만성질환을 1가지 이상 보유하고 있는 65세 이상 고령자들은 평균 5.1가지의 만성질환을, 만성질환 보유자 중에서 70.9%가 복합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다.

복합만성질환자의 복합만성질환 구성을 보면 고혈압·만성요통·관절증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7.3%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상위 10위의 복합만성질환 구성을 보면 만성요통이 상위 10개 조합 중에 8개에, 관절증은 상위 10개 조합내에 7개, 고혈압은 상위 10개 조합내에 5개가 포함됐다. 이들 복합만성질환자 그룹은 그 반대 경우보다 외래이용 의료비 지출이 1.6배나 높았다. 또한 보험자 부담금에서도 복합만성질환자 그룹이 상대적으로 환자당 연간 29만2,373원 재정소요 부담이 더 컸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개최된 보건정책연구본부의‘복합만성질환 현황과 만성질환 관리 방안’에 대한 연구 발표회가 있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여명은 80세인데 반해 건강수명은 71세로 기대여명과 건강수명 차이가 약 9세인데 이는 삶의 기간 중 9년 동안은 질병으로 고통 받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일생의 약 10%에 해당한다.

따라서 복합만성질환자가 다수를 차지하고 이들 의료비 부담이 높은 상황에서 고령자의 질병 관리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포괄적이고도 다차원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보사연 연구진의 주장이다.

복합만성질환자에서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으며, 여러 가지 만성질환과 장애가 겹치는 경우는 그들의 만성질환과 장애를 진료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해서 보건의료서비스와 사회복지서비스는 만성질환자에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러한 서비스를 통합시키는 일이 앞으로 국가가 직면할 주된 과제이다.

또한 복합만성질환자의 치료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에 대한 임상적 근거를 제공하는 일이 앞으로 10여 년 동안 풀어야 할 과제이다. 복합만성질환자의 치료 효과를 측정하는 연구에 연구비를 중점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