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불립(武信不立)
무신불립(武信不立)
  • 광양뉴스
  • 승인 2014.09.11 09:51
  • 호수 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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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전남상담소 소장
김영우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전남상담소 소장
지난해 덴마크에 사는 동포가 2011년에 비해 83.6%가 늘었다는 뉴스다. 더욱이 세월호사건 이후에는 한국사회에 대한 실망감으로 이민 상담건수가 무려 2배 이상 늘었다는 소식도 있다.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은 무엇보다 진상규명에 유족여러분의 여한이 없도록 하는 것 거기서부터 깊은 상처가 치유되지 않겠냐면서 유가족들이 찾아오면 언제든지 만나겠다. 라고 약속했다. 그리고 국민과 유가족의 뜻에 반하지 않게 철저한 조사와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약속도 했다.

5개월 후 유가족은 광화문에서 청운동 사무소 앞에서 단식을 하고, 공무원은 유가족을 미행하고, 야당은 무능하고 여당은 청와대와 자신들까지 조사를 하겠다고하느냐고 윽박지르고 ,480여만 명의 국민서명을 청와대에 전달하고자했으나  경찰의 철저한 유가족 보호(?) 조치로 가로막히는데도 대통령은 보이지 않는다.

영화(명량)를 보았으면‘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고, 나라가 있어야 임금이 있는 법이다’라는 대사를 기억할 것이다. 선거에서 이겼다고, 지지율에 변화가 있다고 해서 약속을 저버리면 민심은 이반하기 마련이다.

백성이 나라가 싫다며 이민을 가는데 한 마리의 잃어버린 양을 찾는 심정으로 임금은 국민을 섬겨야 한다. 인사청문회에서 무신불립(無信不立)의 뜻도 몰라 교육부공무원의 도움으로 겨우 답변한 김명수 교육부장관후보자가 숱한 문제점으로 인사청문회에서 혼쭐이 나고 낙마한 적이 얼마 전이다.

직역하자면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는 의미의 이 말은 논어가운데서도 유명한 구절로 알려져 있다. 제자 자공이 공자에게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이냐고 묻자 식량을 풍족하게 하고, 국방을 튼튼히 하며, 백성의 믿음을 얻는 일인데 이중에 하나를 버리라하면 군대이고, 다음으로 식량이라고 답했을 만큼  백성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가 바로 서지 못한다고 했다.

거짓말, 조작, 말 바꾸기, 진실을 감추면서 백성의 믿음을 기대할 수는 없다. 백성의 믿음이 없는 임금의 권력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도 선거 때만 되면 그놈의 입으로 세비를 내리고, 기초의원공천을 폐지하고, 서민의 아픔을 함께하면서 지역의 발전을 위한답시고 표를 구걸하지만, 종국에는 각종 부패 혐의로 잡혀가는 모습들은 믿음으로 찍어준 유권자를 우롱하고 위선의 끝을 보는 기분이다.

정치 불신의 원인으로 작용했던 다수의 횡포를 막고자 만들었던 국회선진화 법을 헌법소원을 내서라도 없는 것으로 하겠다는 말을 다음선거기간에도 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대한민국 임금노동자 약 절반이 기간제이고 노동자는 일을 하지 않으면 당연히 임금도 받지 않는다. 똑같은 기간제(4년임기)이면서도 임금노동자와 달리 노는 기간까지 세비는 꼬박 챙겨가는 국회의원들 세비도 당연히 지급하지 말아야 한다.

국회의원 스스로 만든 비정규직보호법에는 차별적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되어있는데도 불구하고 자신들만의 특권을 이용하여 임금노동자와 달리 일하지 않은 기간 세비를 가져가는 것은 법 위반이다.

과거 어느 정부 보다 박근혜정부의 인사는 실패다. 문창극 총리후보자가 낙마하자 세월호 여파로 자의반 타의반으로 물러난 총리를 다시 유임 시키고, 최근에는 공영방송 KBS이사장내정이 또 논란이다.

김영삼 정부와 김대중 정부에서 대사를 지냈던 본인의 소신도 문제지만 백범 김구선생을 대한민국체제에 반대한 사람으로, 광복절을 건국절로, 문창극 후보자의 교회강연 내용을 보고 감동을 받았으며, 친일독제를 미화한 교학사 교과서포럼에서 고문으로 활동한 경력의 해바라기 서울대 이인호 명예교수가 그 인물이다.

애초 KBS의 편파 왜곡방송의 논란으로 전임사장(길환영)이 물러나고, 방송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던 이길영 이사장이 임기 1년여를 앞두고 갑자기 사퇴하자 취해진 인사다. 인사는 인사권자의 고유권한이다. 하지만 인사가 만사라 했다.

많은 국민이 지난 대선 때 어머니 육영수여사와 같은 섬세함과 서민들의 고통을 안아주는 믿음 있는 대통령을 기대하면서 선택 했을 것이다.

백성(서민)들은 경제사정이 좋아야 살 수 있다. 그러나 경제보다 급한 것은 울고 있는 자들의 울음을 멈추게 하고, 배고픈 백성들에게 음식을 골고루 나누어 주면서 불신과 반목의 벽을 허물어 믿음(武信不立)을 주는 것이 지금 혼란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에게 임금이 할 일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