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만권 3개시 통합주장은 지방자치 포기
광양만권 3개시 통합주장은 지방자치 포기
  • 귀여운짱구
  • 승인 2007.08.02 10:32
  • 호수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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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먼저 광양만권(여수, 순천, 광양) 3개시를 통합하자는 것은 30년 만에 부활시킨 지방자치를 포기하자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지방자치는 공동생활 영역의 사람들이 일정한 지역에서 단체를 구성하여 국가의 감독(헌법에 보장된 자치)하에 그 지역안의 공동문제를 주민들 책임 하에 스스로 의사를 결정하고, 그 결정된 의사를 집행하며, 또한 그 결과에 대하여 스스로 책임을 지는 것을 기초로 한다.
따라서 여수, 순천, 광양 3개시를 통합해 하나의 지방자치단체로 만들자는 것은 각기 공동생활 영역이 다르고, 유구한 역사와 전통, 문화가 달라 동질성을 찾아 볼 수 없음에도 이를 인위적으로 하나의 자치단체로 묶는다고 해서 동질성의 공동생활 영역으로 바뀔 수 있겠는가? 우리는 지방자치단체의 인위적 통합에 대하여 조선시대 갑오경장의 지방행정구역 개혁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8도를 23부로 인위적으로 세분화함으로써 지방행정의 근대화 과정에서 획기적으로 평가되었고, 이론적으로도 간편하여 합리성을 지닌 바람직한 지방행정구역의 개편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뿌리 깊은 8도제를 무시한 인위적인 지방행정구역 획정이었기에 오랜 전통과 현실사이에 마찰이 일어나 시행 1년 만에 다시 폐지 환원되었다. 여수, 순천, 광양 시는 동질성을 가졌다거나 동일의 공동생활 영역의 흔적을 찾을 수 없어 하나로 묶을 만한 요건을 가졌다고 볼 수 없다.
조선일보가 지방자치 부활기인 1991년 기자, 대학교수 등을 외국 선진 지방자치를 견학토록 하여 쓴 책 ‘지방경영시대’가 있다. 일행으로 견학을 간 중앙 지방공무원 교육원 박호숙 교수는 작은 지방자치단체가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견문을 보고하였다.
작은 지방자치단체는 그 구성원의 통제가 용이할 뿐만 아니라 주민의 행정 참여가 잘 이루어 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일부 학자들이 외국의 지방자치단체 통합 사례를 보고 연구·검토없이 그대로 받아드리면서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의 통합을 주장하고 있으나, 외국은 우리나라 실정과 다르다.
미국, 일본, 독일 등의 통합하는 지방자치단체 사례는 우리나라 읍·면 지방자치다. 그 사례를 보면 작은 지방자치단체는 500명 인구의 지방자치단체도 있다. 지나치게 지방자치단체가 적기 때문에 통합을 시도했으나 아직 성공사례라고 하지 않고 있다.

일본의 경우 1964년에 인구 8천명 미만인 시·정·촌 지방자치단체를 통합하여 1만개의 지방자치단체에서 4천개로 줄인 적은 있다.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앞서 1961.9.1 이전엔 시·읍·면 지방자치였으나 지방자치에 관한 임시조치법(법률 제707호)에 의하여 읍, 면 지방자치를 시·군 지방자치로 지휘 흡수함으로써 우리지역의 경우 8개 지방자치단체를 하나로 묶는 통합을 하였다.

이로 인하여 우리나라 기초자치단체의 평균 규모가 인구는 7만 7천명, 면적은 662㎢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우리나라 지방 자치학의 거두인 석학들은 저서를 통해 기술하고 있다.
그런데도 여기에다 3개시를 인위적으로 통합해 하나의 자치단체로 만든다면 그 자치단체가 온전하게 운영되겠는가? 한가지 예로써 여수시 돌산면 주민과 순천시 황전면 주민 그리고 광양시 다압면 주민이 과연 동질성을 가지고 지방자치 참여가 가능하겠으며, 지역주민의 행정통제 또한 가능하겠는가? 이는 지방자치를 포기하고 행정의 능률성만을 강조하는 신 중앙집권적 관치행정으로 가자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우리는 동일 생활영역과 동일 문화, 동일 역사를 가졌던 동광양시와 광양군이 분리 6년만에 재통합함으로써 생긴 이질적 문제점을 거울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