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사랑한 작곡가 바흐, 베토벤, 브람스
커피를 사랑한 작곡가 바흐, 베토벤, 브람스
  • 광양뉴스
  • 승인 2014.09.29 10:19
  • 호수 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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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종 원 <식음료 아카데미 로스뱅 교육실장>
‘커피 마시기 좋은 날’ 이라고 하면 흔히들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이 있을까? 비 내리는 가을날, 집 안의 안락한 의자에 앉아 잔잔한 음악을 들으면서 한권의 책을 들고 음악소리와 빗소리는 귀를 간질이고, 향긋한 커피 향은 코에 머무르며, 눈으로는 책의 글자들을 쫓아가며 마시는 한 잔의 커피.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꿈꿔본 로망이지 않을까?

이때 듣는 음악은 브람스의 피아노 소나타와, 읽고 있는 책은 헤밍웨이의‘노인과 바다’정도가 아닐까 싶다.

브람스의 음악은 많은 음악평론가와 클래식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커피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읽다보면 산티아고 노인이 커피를 마시는 구절이 여러 번 나오는데, 그 이유가 브람스와 헤밍웨이가 커피마니아 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많은 역사속의 인물들이 커피를 좋아하고 즐겨 마셨는데 오늘은 그 중에서도 세 명의 작곡가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클래식 음악의 작곡가를 이야기 하다보면 반드시 빠지지 않는 Bach(바흐), Beethoven(베토벤), Brahms(브람스) 이 세 명은 작곡가라는 것 외에도, 독일인 이라는 것과 이니셜이 알파벳 B로 시작한다는 공통점 때문에 클래식 음악계 에서는 3B 라고 이야기 하곤 한다.

또한 이 세 명은 커피마니아 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바흐 같은 경우는 ‘커피 칸타타’를 통해 이렇게 말한다.
“아! 맛있는 커피~ 1,000번의 키스보다 황홀하고, 무스카텔 포도주보다 달콤하죠. 커피가 없으면 나를 기쁘게 할 방법이 없지요.” 이 아리아만 보아도 바흐의 커피 애착이 느껴지는 데 이 곡은 지금으로 치면 광고의 CM송 같은 곡 이었다고 한다.

브람스는 아무도 자신이 마실 커피를 끓이지 못하게 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그 누구도 자신만큼 향기가 짙은 커피를 끓일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그런 자신감이 브람스를 있게 한 원동력 이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베토벤의 커피 사랑은 아래에 베토벤이 남긴 말만 보고도 잘 알 수 있는데,“ 나는 아침식사에 나의 벗을 한 번도 빠뜨린 적이 없다. 나의 벗인 커피를 빼놓고서는 어떠한 것도 좋을 수가 없다. 한잔의 커피를 만드는 원두는 나에게 60가지의 영감을 준다. ”

커피를 60가지의 영감이라고 표현했던 베토벤은 아침마다 커피를 즐겼는데 커피 끓이는 데에 매우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직접 원두를 고르며 한잔에 원두 60알을 한 알 한 알씩 세어서 직접 만들었고, 손님이 방문할 경우 한 사람당 60알씩 꼭 맞추어 두 명이면 120알, 세 명이면 180알을 맞추어 커피를 만들어 냈다고 한다. 한 잔의 커피와 커피향이 주는 감성의 자극은 이처럼 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기도 했다.

카페인의 성분 때문에 때로는 정렬적인 작품 활동을 도와주고, 때로는 커피향이 영감을 더해주는 촉매제가 되어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오늘 하루는 브람스의 음악과 한 잔의 커피로 바흐와 브람스와 베토벤이 되어 잠시 즐거움을 누려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