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5주년,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창간 15주년,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 이성훈
  • 승인 2014.11.17 09:45
  • 호수 5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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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자라나는 청소년답게 더욱더 열심히 뛰겠습니다.
이성훈 편집국장
2005년 1월. 광양신문에 입사해서 처음 썼던 기사를 아직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여수광양항만공사의 전신인 컨테이너부두공단 광양 이전을 놓고 공단의 확실한 입장을 묻는 기사였습니다. 당시 이 기사는 1면에 나갔는데 기자수첩도 함께 나갔습니다. 기자수첩은 공단을 확실히 광양으로 이전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지금 와서 고백하지만 저는 당시 기사를 쓰면서도 컨테이너부두공단이 도대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전혀 몰랐습니다. 광양항도, TEU라는 단어도 광양에 와서 처음 들어봤습니다.

광양항에 학다리처럼 줄줄이 길게 서 있는 저 큰 기계는 도대체 무엇일까? 아무것도 모른 상황에서 1면 기사를 쓰고 거기에다 기자수첩도 썼으니 지금 생각해보니 웃음만 나옵니다.

그리고 이제 십년이 흘렀습니다. 이제 눈만 감아도 광양이 다 들어옵니다. 가면 갈수록 매력 있는 백운산, 각 면사무소, 농협, 문화원, 경찰서, 시청, 주요기관이 어디에 있는지, 마을은 어디에 있는지 눈에 훤합니다.

식당을 가도, 저녁에 술을 한잔 마시러 가도 제법 아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매월 어느 행사가 어떻게 열리는지 간단한 행사개요만 봐도 사진을 어떻게 찍고, 기사는 어떻게 써야할지 감이 옵니다. 쉽게 말하면‘짬밥’이 가득 찬 셈이지요. 저에게 10년 동안 각별한 애정과 격려를 해주신 모든 분들께 지면을 빌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취재현장에서 반갑게 맞아주시는 관계자 분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저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평기자로 들어와 이제는 광양신문을 책임지는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니 개인적으로 더없는 영광입니다. 낯설었던 광양이 이제는 제 고향보다 더 애정이 가고 사람들도 정겹습니다. 모두 다 저를 따뜻이 반겨주신 15만 시민들 덕택입니다.

사실 광양신문은 몇 년 전부터 취재 인력이 많이 부족해졌습니다. 현재 수습기자와 제가 근근이 16면을 만듭니다. 돌아서고 나면 마감이듯이 마감날짜가 얼마나 빨리 오는지 모릅니다.‘하루는 길어도 일주일은 짧다’는 말은 지역신문 기자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입니다.

인력은 부족하지만 많은 분들이 신문을 알차게 채워줘 저의 수고를 덜어주고 있습니다. 매주 탄탄한 칼럼진들은 격조 높은 글을 보내줍니다. 특히 김영우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전남상담소장님과 김량진 의사 선생님은 수년째 매달 글을 꼬박꼬박 보내주고 있습니다. 고정적으로 글 쓰는 일이 쉽지 않은데도 두 분은 기꺼이 광양신문에 열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민기자들도 열심히 활동합니다. 지난 8월 시민기자를 하고 싶다며 직접 사무실을 찾아온 후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조성태 시민기자님은 매주 우리 동네 자그마한 이야기라도 사진과 함께 글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사진을 유난히 잘 찍는 강병주 시민기자님은 좋은 사진으로 신문의 품질을 높여줍니다. 진상 지랑마을 이장이신 이근휘 시민기자님도 수년째 광양신문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시민기자님들이 각종 제보와 글로 왕성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광양문화연구회’는 매주 우리지역 다양한 인물을 취재해 한 면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내용도 알차서 기사가 나가면 신문을 더 보내달라는 독자들이 많습니다. 방과후논술교사인 박옥경 문인협회 사무국장은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의 예쁜 글을 매주 보내주고 있습니다.

시인이자 수필가인 조동래 선생도 우리지역 마을기행부터‘정병욱 교수와 윤동주 시인의 만남’이라는 연재물을 비롯해 다양한 글을 보내주고 계십니다. 글로 다 나열하지 못하지만 많은 분들이 지면을 알차게 채워주고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그동안 광양신문에서 활동했던 기자ㆍ직원, 시민기자, 칼럼진, 독자위원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이제 광양신문은 열다섯 살을 넘기고 스무 살을 향해 전진합니다. 아직까지 많이 부족하고 열악합니다. 하지만 매월 5000원을 기꺼이 내주시며 신문을 구독해주시는 독자들, 그리고 신문이 나오면 신랄하게 비판하고 격려하는 열혈 독자들이 있기에 광양신문은 굳건히 지역 역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광양신문이 15만 시민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길은 더욱더 튼튼하고 좋은 신문을 만들어 광양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 발전에 힘을 보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창 자라나는 청소년답게 더욱더 열심히 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