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시인‘이상’의 이상(理想)인 카페
이상한 시인‘이상’의 이상(理想)인 카페
  • 광양뉴스
  • 승인 2014.12.0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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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 (식음료 아카데미 로스뱅 교육실장)
이종원.

한 편의 시에 한 권의 해설집이 있을 정도로 난해하고 복잡할뿐더러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시를 쓴 시인 이상. 시인이며 건축가이자 화가를 꿈꿨던 이상. 스물일곱의 젊은 나이에 요절 한 이상. 이것이 사람들이 생각 하는 이상 시인의 일반적인 이미지 이다.

필자의 주관적인 이상 시인의 이미지는 국내 근 현대 문학인들 중 가장 커피를 사랑하고, 로멘티스트 였으며 이름처럼 이상을 따라가는 꿈 많은 청년 이다.

커피를 얼마나 좋아 했는지, 본인의 카페를 개업했던 이상은 요양 차 갔던 황해도 백천 온천에서 만난 기생 금홍과 동거하면서‘제비’라는 본인의 첫 번째 카페를 개업하게 된다.

건축가이기도 했던 이상은 직접 본인의 카페를 설계 했는데 이는 현대의 테라스 카페와 유사한, 삼면이 유리로 되어 있는 당시로는 독특한 카페였다고 한다.

그러한 인테리어 때문에 당시의 모더니스트들의 아지트가 되곤 했지만, 경영에는 소질이 없어 경영난에 허덕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년이나‘제비’를 운영하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회생의 가능성이 있어서 운영을 한 것이 아니라 그저 커피가 좋고, 사람이 좋고, 카페라는 공간이 좋아서 지속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그 이유는‘제비’를 정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곧이어 다시 인사동에‘쯔루’라는 카페를 인수하여 운영하게 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또한 얼마 못 가 문을 닫게 되고, 그 후 자신의 친구이자 후원자 였던 화가 구본웅의 후원으로 지금의 종로 1가 부근에서 다시‘69다방’이라는 카페를 문을 열게 되지만 당시 사회 분위기로는 퇴피하고 파격적 이었던 가게이름이 문제가 되어 왜경에 의해 영업허가가 취소되게 된다.

다시금‘무기’라는 카페를 설계하게 되지만 본인의 건강 악화와 더불어 급격히 기울어진 가정형편 때문에 오픈하기도 전에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고 일본 동경으로 건너가 활동을 하게 되지만 결국 지병 이었던 폐병이 악화되어 1937년 4월 17일 스물일곱의 젊은 나이로 영면하게 된다.

커피를 사랑하고, 사람을 좋아하고, 커피가 주는 분위기를 좋아해 한 평생 커피와 함께 보낸 시인 이상. 커피를 사랑한 이상시인이 사랑했던 기생 금홍에게 보낸 연서를 마지막으로 끝맺음을 지어본다.

내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
내 한평생에 차마 그대를 잊을 수 없소이다.
내 차례에 못 올 사랑인줄은 알면서도
나 혼자는 꾸준히 생각 하리라.
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
                  -이상 / 이런 시(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