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시대, 생태관광에서 길을 찾다<2>
웰빙시대, 생태관광에서 길을 찾다<2>
  • 도지은
  • 승인 2014.12.01 10:47
  • 호수 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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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일궈낸 명품마을, 고흥 팔영산‘평촌마을’

벽화 마을ㆍ모시송편ㆍ능가사ㆍ편백숲 관광 코스‘인기’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은 1981년 14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 가장 넓은 면적을 소유하고 있다. 다도해 국립공원은 신안군 홍도에서 여수시 돌산면까지 바닷길로 이어진 40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졌으며 크게 8개 지구로 나눠진다.

이를 살펴보면 홍도ㆍ흑산도지구, 비금ㆍ도초도 지구, 조도 지구, 소안ㆍ청산도 지구, 거문ㆍ백도 지구, 나로도 지구, 금오도 지구, 팔영산 지구다. 이들 8개 지구 중, 8개의 봉우리가 우뚝 솟아오른 팔영산 지구에는 고흥 평촌마을이 있다. 

고흥 평촌마을 뒤를 감싸고 있는 팔영산은 고흥군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높이 608m, 총 면적은 9.881㎢로 2011년 도립공원에서 국립공원으로 승격됐다. 팔영산은 보통 산들과 다르게 중앙의 성주봉을 비롯해 유영봉ㆍ생황봉ㆍ사자봉ㆍ오로봉ㆍ두류봉ㆍ칠성봉ㆍ적취봉으로 8개의 봉우리가 절경을 이루고 있다.

팔영산에 얽힌 전설로 중국 초나라 위왕이 세숫대야에 비친 여덟 봉우리의 그림자를 보고 감탄해 신하에게 찾으라고 지시했다.

이에 신하들은 조선 고흥땅에서 이 산을 발견했고 왕이 직접 찾아와 제를 올리고 그림자 영을 붙여‘팔영산’이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전해진다. 

주민들 합심, 2012년 명품마을 조성

고흥 평촌마을은 2012년 국립공원 명품마을 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국립공원 명품마을 조성사업은 2020년까지 50개 마을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국립공원의 우수한 자연생태와 고유한 문화적 특징을 살릴 수 있는 사업을 시행해 많은 탐방객들에게 사랑받는 마을을 조성하여 주민소득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팔영산 평촌마을은 후보지로 선정되지 못했다가 2012년 고흥군, 마을주민, 국립공원사무소가 합심해 노력한 결과 한려해상 함목마을(경남 거제), 다도해해상서부 영산도(전남 신안), 소백산 버들밭마을(충북 단양) 등 3개 마을과 함께 후보지로 선정됐다.
선정 배경에는 주민들의 참여의지가 높았다.

최원남 다도해해상국립공원사무소 주임은“명품마을로 선정되기까지 주민들의 참여의지가 대단했다”며“다도해해상국립공원사무소는 능가사와 팔영산 야영장, 자연휴양림 등과 연계, 고흥군을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평촌마을 주민들은 국립공원사무소와 공동으로 마을환경개선, 탐방객 편의시설 조성, 마을홍보 및 교육 동참 등 명품마을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벽화, 특산품, 정겨운 풍경…관광객 사로잡아

고흥군 점안면 성기리에 있는 평촌마을은 현재 10가구, 13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작은 시골 마을이다. 아기자기한 마을인 만큼 곳곳의 벽에는 다양한 그림들이 그려져 방문객들을 가장 먼저 사로잡고 있다. 2013년 1월부터 실시한 팔영산 평촌 명품마을의 벽화그리기 사업을 4개월 만에 완료했다고 한다.

명품마을 벽화그리기 사업은 고흥군 점암면 성기리에 있는 평촌마을 안 길과 주변 시멘트 및 콘크리트 구조물 벽면에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그리는 프로젝트다. 이 작업은 10명의 화가로부터 재능기부를 받아 진행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사무소 측은 지난해 1월  마을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 재능기부 화가들의 붓을 통해 형형색색 화사한 모습으로 마을을 바꿨다. 최원남 사무소 주임은“평촌 명품마을 벽화그리기 사업은 재능기부자들과 마을주민들이 합심해 이뤄낸 아름다운 농촌마을 가꾸기의 결실이다”고 강조했다. 

돌을 쌓아 만든 담벼락 너머를 따라 걷는 마을길은‘정담길’로 불린다. 정담길을 천천히 걷다보면 마을 우물도 만날 수 있다. 몇 안 되는 마을 집 앞 대문에는 ‘우물 앞집’,‘담쟁이 넝쿨집’이나 ‘단밤이 맛있는 집’과 같이 고유한 문화적 특징을 새긴 나무 명패와 함께 우수한 자연생태 모습이 남아있다.

고흥 평촌마을에선 마을 주민들이 오래전부터 즐겨 먹던 모시송편을 직접 만들어 보고 맛볼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모시송편을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프로그램.
평촌 문화어울터 앞마당에서 둘러 앉아 모시송편을 만든 후, 마을 한 바퀴 구경하고 돌아오면 어느새 맛깔스런 모시송편이 완성돼 있다. 모시송편은 전라도에서 주로 먹는 별미떡으로 모시잎을 삶아 빚어 쫄깃한 맛은 물론 오래 두어도 쉽게 굳지 않는다.

평촌마을을 나서 서쪽으로 조금만 걸으면 능가사가 보인다. 이 절은 신라 눌지왕 3년에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한때 신라 10대 사찰로 꼽힐 만큼 규모가 컸던 능가사(창건 당시‘보현사’)는 임진왜란 당시 불타고 말았다. 현재 건물은 대부분 근래 복원작업을 거쳐 새로 지은 것들로 웅장한 보물 1307호 능가사대웅전과 보물 제1557호인 능가사 동종 등을 볼 수 있다.

능가사를 나와 길을 따라 가다보면 우리의 폐를 정화시켜줄‘편백숲’이 기다리고 있다. 편백숲 코스는 3.5km 정도며 시간은 1시간 정도 걸린다. 관광객들은 편백나무가 가득한 편백숲에서 하루 종일 스트레스를 풀며 여유와 힐링을 만끽할 수 있다. 편백나무에서 내뿜는 피톤치드라는 성분은 사람에게 스트레스 해소와 심폐기능 강화, 아토피 완화 등에 효과 만점이다. 

인터뷰

최원남(다도해해상국립공원사무소 주임)
“고흥 평촌마을, 관광 잠재력 높아”

최원남 다도해해상국립공원사무소 주임

고흥 평촌마을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구역 안의 명품마을로써 정부의 지원으로 시작해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최원남 다도해해상국립공원사무소 주임은 “건물을 새로 짓는 등의 개발 행위는 배제하는 대신, 마을의 빈집이나 헌 건물을 리모델링하거나 벽화를 꾸미는 등 마을을 가꿨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흥평촌마을은 화가들의 재능기부로 시작, 4개월에 걸쳐 마을의 딱딱한 시멘트 벽면을 따뜻한 그림들로 마을을 가득 채운 것이 특징이다. 또 명품마을은 팔영산과 같은 천혜의 관광 자원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 지역에서 나는 특산품이나 전통 문화를 체험하며 농업 마을에서 벗어나 관광산업까지 끌어들이는 6차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고흥 평촌마을에 지원한 예산은 2012년 58억 원이었으며 정부는 오는 2017년 1200억 원까지 예산을 늘려 전폭 지원할 계획이다. 최원남 주임은 “고흥 평촌마을은 명품마을 관광산업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면서 “2012년 마을 주민의 전체 관광 소득이 200만 원에 불과했지만, 2017년 예상 관광 소득은 10배 수준인 2000만 원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