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 백의 마음으로 여기 왔다” “정부, 광양시민 요구에 응답하라”
“일당 백의 마음으로 여기 왔다” “정부, 광양시민 요구에 응답하라”
  • 이성훈
  • 승인 2014.12.08 10:11
  • 호수 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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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산 국립공원 지정추진위, 세종정부종합 청사‘상경집회’

환경부ㆍ기재부ㆍ교육부 방문 … 의견서, 건의서 전달

백운산의 국립공원 지정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백운산국립공원지정추진위원회 40여명은 지난 4일 정부 세종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백운산 서울대 법인소유화 반대 및 조속한 국립공원 지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환경부와 기재부, 교과부 등을 차례로 방문해 각 부서 국장급 공무원에게 국립공원 지정을 촉구하는 의견서와 건의서를 전달했다.

정용성 대표는“지난해 서울대 무상양도는 문제 있다는 기재부의 판단에 따라 좋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며“그러나 1년이 지나도 변화가 없어 서울대 법인소유화를 반대하고 국립공원 지정을 원하는 집회를 정부청사 앞에서 개최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백운산은 멸종위기를 맞은 11종을 비롯해 980여종의 생물군이 서식하고 있는 생태환경의 요람”이라며“백운산 보존을 위해 국립공원 지정이 최우선이다”고 강조했다. 이경재 실무위원장은“일당 백, 아니 일당 천이라는 정신으로 오늘 참석자들이 중무장했다”면서 “15만 시민들의 염원을 기재부ㆍ환경부ㆍ교육부에 전달해 국립공원 지정 의지를 확고히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추진위는 이날 3개 부처 국장급 공무원들에게 건의서와 의견서를 전달했으나 장관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 건의서와 의견서를 전달 받은 공무원들은“잘 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 광양시민들의 의견을 장관께 잘 전달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추진위는 백운산을 서울대에 무상 양도 하는 것 보다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국가 지원 아래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지난해 11월 8만명이 서명한 서명부를 각 부처에 전달하기도 했다.

추진위는 집회를 마치고 귀가하면서 버스 토론회를 통해 이번 상경집회를 평가했다. 위원들은 하나같이 광양시의 소극적인 행보에 서운함을 토로했다. 황상보 추진위 공동대표는“광양시의 미온적 태도에 큰 실망”이라며“우리가 집회를 안했으면 하는 눈치였다”고 비판했다.

황 공동대표는“상경집회 떠날 때 정현복 시장이 격려인사 조차 하지 않고 불참한 것은 큰 유감”이라며“광양시가 정녕 백운산 국립공원 지정 의지를 가지고 있는 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버스 토론회에서 추진위를 해산하고 비대위를 결성해 다시 한 번 국립공원 지정 운동에 좀더 적극적으로 대처하자는 의견이 나와 추진위의 앞으로 행보가 주목된다.  

백운산은 일제 강점기인 1912년 동경 제국대학에서 34년간 연습림으로 관리 및 운영해 오다 해방 후 미 군정청으로부터 서울대가 80년간 대부받아(2026년 종료) 현재까지 서울대 학술림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후 2010년 12월 27일 제정된‘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설립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광양시의 18%(80.11㎢)에 달하는 백운산이 서울대로 무상 양도되자 국립공원 지정 운동이 시민운동으로 전개됐다. 광양 시민사회단체들은 백운산지킴이를 조직하고 목요 집회 등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다가 지난해 광양시와 시의회, 백운산지킴이 등 3개의 단체가 통합해‘백운산국립공원 지정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